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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Shot Drama 단막극

백진희의 헤어쇼가 관심을 받는 이유는 뭘까?

by 자이미 2011.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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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막극의 연장이라 할 수 있는 4부작 드라마 <헤어쇼>가 잔잔하지만 의미 있는 성과들을 얻고 있습니다. 절반을 넘긴 이 드라마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단편이 주는 군더더기 없음과 새로운 시도들이 좋은 평가를 얻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백진희라는 배우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백진희 그녀는 헤어쇼를 통해 날개를 달까?




백진희라는 존재는 아직도 낯설게 느껴집니다. 일일극에 출연하기도 했지만 비중이 낮았고 영화에도 출연했지만 독립영화라는 한계는 그녀를 대중적인 인지도를 가진 배우로 각인시키지는 못했습니다. 그나마 <반두비>라는 영화는 그녀를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린 작품으로 꼽을 수 있을 듯합니다. 

<반두비>에서 백진희를 눈여겨봤던 이들이라면 지난해 KBS 단막극 <비밀의 화원(관련 리뷰)>은 행복한 재발견이었을 듯합니다. 절친한 친구였던 여고생들이 오해로 인해 서로를 멀리 하게 되고 오해가 만들어낸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야 만 하는 그녀들은 살아서 끝내 그 오해를 풀어내지 못한 채 회한의 눈물을 흘리고 맙니다.

<비밀의 화원>에서 보여준 백진희의 매력적인 연기는 압권이었습니다. 외모에서 주는 여림이 섬세함과 만나며 작은 감정 변화들을 그녀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소화해내며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던 그녀가 이번에는 4부작 <헤어쇼>에서 발랄한 말괄량이 역할을 해내며 색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채 빚쟁이인 친구 집에서 커야만 했던 영원은 타고난 친화력으로 위기를 극복해 갑니다. 어머니 친구가 미용실을 해서 미용에 관심을 가졌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녀는 탁월한 능력으로 동네 미용실계의 전설이 되어 최소한 자신의 밥벌이는 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도 꿈이 생겼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제이헤어라는 곳에서 우연히 마주하게 된 헤어 디자이너와의 만남은 그녀의 운명을 완벽하게 바꿔 놓았습니다. 헤어스타일 하나만으로 사람을 완벽하게 달라 보이게 만드는 마법 같은 능력에 매혹된 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명확하게 하고 우여곡절 끝에 제이헤어에 들어서게 됩니다. 

당연히 이런 과정에서 불협화음은 일어나게 마련이고 오해는 새로운 오해를 만들고 그렇게 쌓인 오해들은 위기를 만들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오해들마저 기회로 만드는 것 역시 그녀가 가지고 있는 매력 때문이겠지요. 드라마는 단순합니다. 한 소녀의 성장기를 통해 역경을 딛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간다는 성장 드라마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드라마가 언제나 그러하듯 주인공 주변에는 그녀만을 바라보는 존재가 있어 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하고 정작 그녀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그 사람은 과거의 연인을 잊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한계의 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드라마가 그렇지는 않지만 대체적으로 이런 스토리라인이 한국 드라마의 특징이라면 <헤어쇼> 역시 이 범주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드라마임은 분명합니다. 

4부작 드라마가 주는 매력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형식의 파괴와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데 매력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이라는 측면에서 <헤어쇼>는 다분히 진부한 방식을 쫓고 있는 게 사실이고 이런 진부함을 실험적 작품을 기대하는 이들에게는 아쉬움으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헤어 디자이너의 삶을 그린다는 점이 색다르게 다가오기는 하지만 진부한 형식은 아쉽기만 합니다. 뭔가 획기적인 방식으로 실험극을 주도하고 이를 통해 색다른 드라마의 가치를 시청자들에게 알리는 장이 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 한계 속에서 담백한 이야기를 펼치는데 만족하는 듯한 제작진에게는 아쉬운 질책을 하고 싶습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을 맡은 백진희는 여전히 매력적인 존재입니다. 엉뚱하면서도 도발적이고 그래서 자신의 감정 표현에 가감이 없는 그녀는 한 편으로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힘겹고 어려운 삶을 살았기에 자신과 비슷한 비주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그런 그녀의 장점은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헤어숍에는 적격이기도 합니다. 

가장 유명한 헤어클럽에서 외인구단처럼 구성된 정은수 헤어디자이너 팀에 소속된 그들만의 도전이 재미있게 펼쳐지는 상황들은 여전히 흥미롭기는 합니다. 다각 관계들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호하기는 하지만 그들만의 도전과 사랑은 딱딱함과 막장을 건너 그들만의 담백함으로 다가오기에 진부한 듯한 진행 방식에서도 재미를 찾을 수 있는 듯합니다.   

지루할 수도 있는 이야기 구조 속에서 돋보이는 백진희의 모습은 그녀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듯합니다. 단막극에서 4부작으로 확장된 그녀의 인지도가 다음 작품에서는 좀 더 큰 작품에서 만나볼 수 있기를 바라게 합니다.

완성된 외인구단들이 과연 제이헤어 회장 딸이자 정은수의 옛 애인이기도 한 김민희와의 대결에서 승리를 할 수 있을까요? 예고된 의기 속에서 과연 영연은 어떤 역할로 자신의 존재감을 극대화할 수 있을까요? 익숙하지만 은근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헤어쇼>는 백진희의 색다른 매력을 엿볼 수 있어 즐겁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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