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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비밀의 문 의궤 살인사건 2회-신흥복의 죽음과 세월호 참사 정국, 드라마 사회를 품다

by 자이미 2014.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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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인 대립 구도는 과거나 현재는 크게 다를 수 없습니다. 오늘 방송에서 현실 정치를 적나라하게 꼬집는 대목이 등장하며 <비밀의 문-의궤 살인사건>이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드러냈습니다. 세월호 정국에서 드러난 대한민국 정치의 한심함은 드라마 속에서는 신흥복의 죽음을 둘러싼 노론과 소론의 대립으로 표현되었습니다. 

 

현실 정치를 품은 사극이 주는 재미;

신흥복 정국에 복잡하게 얽힌 정치판 노론과 소론을 통해 현실을 이야기 하다



사도세자 이선의 유일한 벗이었던 도화서 화원이었던 신흥복이 처참한 죽음으로 어정에서 등장했습니다. 누군가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된 채 영조의 친형 묘지에서 발견된 것은 철저한 정치적 의도였습니다. 영조와 세자 그리고 모든 대신들이 보는 앞에서 처참한 사체로 등장한 신흥복은 비밀의 문으로 들어서는 단초가 되었습니다.  

 

 


신흥복의 죽음이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가 세자의 벗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세자를 음해하기 위한 악의적인 시도로 벗인 신흥복을 죽였다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노론과 소론, 그리고 세자의 아버지인 영조와 부인인 혜경궁 홍씨까지 연결되며 복잡한 정치의 수들이 놓이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색깔을 가진 그들의 수는 결국 놓이는 순간 시뻘건 핏빛을 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신흥복의 죽음은 이 잔인한 의궤 살인사건의 시작이었습니다. 

 

의릉의 능을 찾아 손을 깨끗이 씻겠다는 영조의 발언에 어정에서 물을 길던 장내관은 힘을 제대로 쓰지도 못합니다. 수명의 장정들이 나서서 끌어올린 그곳에는 사라진 신흥복의 사체가 있었습니다. 역모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의릉의 어정에 시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현 왕조를 능멸하겠다는 신호라는 점에서 중요한 사고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영조에게는 없애버리고 싶은 맹의, 그런 맹의를 가진 김탁에 의해 항상 마음이 불안하기만 했던 영조는 신흥복이 숨지기 8시간 전 김탁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김탁은 영조에게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던 맹의를 내보이며 협박을 일삼았습니다. 권좌도 흔들 수 있다는 압박을 하던 김탁은 절묘하게 이간질을 시작합니다.

 

신흥복을 살해한 김탁이 자신에게 맹의를 전달한 자라고 이야기를 하며, 그가 예진화사라는 점에서 그 모든 것의 뒤에는 왕세자가 존재한다는 언질을 합니다. 자신에게 더욱 두려운 존재인 왕세자를 무기력하게 만들기 위한 시도를 위해서 김탁은 영조에게 협박이라는 틀을 통해 강력한 주문을 외운 셈입니다.

 

 

 

이 부분이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이유는 맹의의 정체는 밝혀질 수밖에 없고, 그 상황은 영조도 이야기를 했지만 왕세자와 적이 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신흥복이 남긴 세책에 담긴 내용은 결과적으로 우여곡절 끝에 왕세자에게 전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렇게 전해진 그곳에 담긴 맹의의 내용을 알게 된 사도세자와 영조는 대립각을 세울 수밖에 없고 의궤 살인사건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신흥복 사건을 은폐하라는 노론의 김탁과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소론의 입장은 강렬한 대립각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철저하게 노론에 의해 조종당하는 조정은 신흥복 사건을 제대로 밝힐 수는 없었습니다. 그의 죽음이 제대로 밝혀진다면 맹의의 출처에 대한 자연스러운 궁금증이 이어지고, 이는 곧 영조나 노론이 그토록 중요하게 여기는 진실이 알려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유일한 벗인 신흥복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대신들을 불러 모았지만 그들은 수사권을 두고 대립을 할 뿐이었습니다. 의금부와 한성부를 두고 노론과 소론의 수사권을 두고 다투는 이들의 행태에 분노한 사도세자는 황당하기만 합니다. 노론의 역도 발언에 뭐든 몰리기만 하면 '역도' 발언을 하느냐고 타박하는 장면에서 시청자들은 현실 정치를 떠올리기도 했을 듯합니다.

 

 

 

"힘없는 백성 하나가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는 겁니다"라는 세자의 발언 속에 현재의 세월호 정국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었습니다. 억울하게 죽은 이의 진실을 밝히기보다는 당리당략에 치우쳐 자신들의 정치적인 목적에만 집착하는 행위는 현실 정치의 그것과 너무나 닮아 있었습니다. 죽음에 대한 진실은 필요 없고 오직 진실을 은폐하고 정략적 결과만 추구하는 그들에게는 국민들을 위한 정치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영조까지 나서서 신흥복 살해사건을 역모를 담당하는 의금부에서 하도록 요구한 것은 맹의의 진실이 세자에게 알려져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소론이 잡고 있는 한성부에서 사건을 담당하게 된다면 신흥복 사건은 결과적으로 영조와 노론이 숨기고 싶은 맹의가 밝혀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됩니다.

 

세자가 영조의 바람처럼 의금부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려 하자, 세자의 스승인 박문수는 분노합니다. 자신이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는 말로 세자의 마음을 돌려놓은 '신흥복 사건'은 좌포청의 홍계희에게 맡깁니다. 그 누구보다 철저한 수사를 하기로 유명한 그라면 그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수사를 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세자의 선택에도 진실은 밝힐 수 없었습니다.

 

 

 

강직하다고 소문만 홍계희이지만 그에게도 숨기고 싶은 과거는 존재했고, 이를 통해 압박한 영상으로 인해 홍계희는 사건을 은폐하게 됩니다. 물론 영상이 가진 증거들 역시 영조가 건넨 것이라는 점에서 '신흥복 사건'은 철저하게 정치적으로 은폐된 사건이 되었습니다.

 

목격자까지 있는 살인사건이 자살로 은폐되고 그렇게 감춰진 진실은 많은 이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듭니다. 신흥복의 죽음을 목격한 서지담은 결과적으로 이번 사건을 풀어낼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강직한 포도대장마저 자신의 과거 잘못을 덮기 위해 거짓을 고하는 상황에서 민초의 진실이 세자에게 전해질 수 있을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진실은 언젠가 어떤 방법으로든 밝혀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지담을 압박했던 자들이 요즘 시대로 말하면 정치 깡패라 불릴 수 있는 검계 서방이라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그들이 '신흥복 사건'에 개입한 이유는 그들을 지시하는 강력한 힘이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이 사건은 단순한 살인사건 그 이상의 가치를 담고 있다는 의미라는 점에서도 흥미롭습니다. 

 

여기서 지담이 사건의 목격자였다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그녀는 세자가 흥미로워 하는 살인사건을 쓴 소설가이기도 합니다. 그런 그녀가 사건을 목격하고 신흥복의 사체를 발견한 인물이라는 점은 중요합니다. 소설을 쓸 수 있는 그녀가 사건의 전말을 밝히기 위해 자신의 상상력을 동원해 글을 쓰게 된다면 이는 세책으로 발간되어 모든 이들이 궁금해 하는 사건이 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400년 동안 막아왔던 언론의 자유. 그 언론 통제는 왕권을 강화하기 위한 절대적인 가치였습니다. 백성들의 입을 막고 그들이 진실을 알려고 하는 노력 자체를 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 곧 왕권을 강화하고 유지할 수 있는 절대적인 가치였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이명박 시절부터 노골적으로 언론을 통제하고 장악한 정권의 행태가 조선시대와 너무나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언론을 통제하고 이를 통해 권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은 이제는 인터넷을 억압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권력에 대한 비방은 모두 적으로 간주하겠다는 누군가의 발언은 즉시 사이버 수사단을 만들어내게 했고, 현 정권을 비판하는 이들은 모두 범죄자로 잡아들이겠다는 생각은 유신시절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당혹스럽게 다가옵니다.

 

'신흥복 살인사건'과 '세책 통제'라는 드라마 속 이야기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대한민국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합니다. '세월호 정국'과 '언론 통제'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비밀의 문-의궤 살인사건>은 절묘하게도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를 품고 있는 드라마는 강렬할 수밖에 없습니다. 드라마에서 제기하는 이 사건의 진실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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