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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빈집살래-흥미롭고 매력적이었던 빈집 개조 프로젝트

by 자이미 2021.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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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에서 방송된 <빈집살래>는 지난해 <다큐 플렉스>에서 방송된 것을 확장판 이름으로 건축가와 MC가 스튜디오에서 세 번의 프로젝트를 되돌아보는 형식으로 방송되었다. 가족과 신혼부부, 그리고 젊은이들의 셰어 하우스로 담긴 <빈집살래>는 많은 의미와 가치를 담았다.

 

서울에는 버려진 집들이 많다. 물론 전국 어디서나 버려진 건물들은 존재한다. 다만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들이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을 뿐이다. 주인은 존재하지만 그곳에서 더는 거주하지 않고 있는 공간은 도시 전체에 문제를 야기한다.

버려진 집은 일단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지역 전체의 건강을 해칠 수밖에 없다. 내가 사는 동네에 버려진 집이 있고, 시간이 지날때마다 황폐화되고 있음을 바라보는 것은 거북한 일이다. 그 동네 전체의 이미지를 퇴보시킨다는 점에서 버려진 집이나 건물은 문제가 크다. 여기에 범죄까지 일어나는 공간이기도 하다.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도 버려진 건물들이 많다. 더는 거주하지 않는 그 집들은 그 지역을 흉물스럽게 만들 뿐이다. 주인이 더는 거주하지 않고, 이를 변화시키려 노력하지 않는 폐건물들은 시가 구입하고, 재건축을 통해 주거를 원하는 이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프로젝트는 그래서 흥미롭고 매력적이다.

 

투기꾼들로 인해 서울의 집값은 섬뜩할 정도다. 그리고 이를 부추기며 집값 올리기에 여념이 없는 언론과 업자, 그리고 일부 정치 집단까지 부동산을 앞세워 시민들을 현혹하고 이를 통해 엄청난 차익을 보는 사기꾼에 가까운 이들로 인해 부동산 안정은 여전히 힘겹기만 하다.

 

서울시가 진행하고 이를 MBC에서 참여하며 홍보하는 방식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이를 알고 참가한 신청자들과 함께 서울의 버려진 집들을 살피고, 건축가와 함께 자신이 원하는 집으로 재건축하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딸 둘과 함께 살아가는 서울의 평범한 가정을 사는 첫 가족은 처음으로 자신들의 집을 가질 수 있었다. 6억이라는 돈이 누군가에게는 커 보이지 않았겠지만, 이들에게는 자신들의 모든 것을 내걸어야 할 정도로 절대적인 돈이다.

 

그 돈으로 서울에서 자가를 갖는단 사실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이런 꿈을 빈집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면 수많은 빈집들이 누군가에는 꿈의 공간이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재건축하는 과정에서 많은 고민과 고통도 수반될 수밖에 없지만, 그 과정을 넘어서면 만족스러운 내 집이 만들어진다.

 

좁은 부엌에서 벗어나 넓은 공간에서 가족을 위해 요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가족. 그렇게 평생 꿈꾸기도 힘겨웠던, 자연을 바라볼 수 있는 반쪽 3층집에 대한 이 가족의 만족도는 클 수밖에 없었다. 신혼부부의 도전기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남편의 로망과 아내의 서로 다른 로망을 실현시키면서도 만족스러운 자신의 집을 서울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도는 높아진다. 만들어진 집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거주자의 편리성에 집중한 재건축의 매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마지막 수혜자는 청춘이었다. 가족과 신혼부부, 그리고 청년 주거로 나뉜 이 세 번의 파트는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었다. 우리 사회의 표본이 될 수 있는 이들에게 빈집 개조를 통해 충분히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한옥을 새롭게 셰어하우스로 만드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무한 재활용이 가능한 한옥. 못하나 없이 집을 완성하는 방식. 그리고 해체된 한옥에서 가져온 자재로 다시 집을 완성하는 이 마법과 같은 한옥은 현대적인 편리성까지 더해지니 최고의 집이 되었다.

 

동양화를 하는 네 명의 여성들이 함께 거주할 수 있도록 재건축된 그들의 꿈의 하우스는 모두가 탐낼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함께 작업을 하면서도 따로 또 같이 생활이 가능한 이 곳은 어쩌면 서울에서 거주하는 모든 청년 세대들의 로망일지도 모르겠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거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대안은 없다. 그런 점에서 서울시가 추진한 이 프로젝트가 보다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기를 바란다. 빈집은 많다. 다만 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없었을 뿐이다.

탈서울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답이 되겠지만, 모든 것이 서울에 집중된 상황에서 이를 물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땅과 집을 가지고 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자들로 인해 도무지 가질 수 없는 꿈이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빈집 재건축은 새로운 대안이다. 이제 이마저도 투기꾼이 먹잇감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

 

먹방에 이어 이제는 하우스 예능 시대다. 많은 이들이 원하고, 그렇게 방송도 이에 발맞춰 나아가고 있다. 부동산 방송과 자신이 꿈꾸던 집에서 하루 살아보기, 서울 이외의 멋집 집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하우스 예능 전성시대에 <빈집살래>는 모든 것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최상위 하우스 예능이다.

 

방송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으로 작업들이 이뤄져야 한다. 최소 6~8개월은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다. 빈집 개조를 원하는 이들과 만나고, 실제 빈집을 찾아 그곳을 재건축하는 과정과 실제 거주하는 과정까지 모두 담아내는 것은 정규 편성을 어렵게 만든다.

 

예능으로 편성되어 매번 방송이 되지 않더라도 최소한 1년에 한 번이라도 이런 프로젝트가 방송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는 주거 공포에 휩싸인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해법을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찾으면 방법과 해법은 나온다. 그런 점에서 <빈집살래>가 가지고 있는 가치는 무한대로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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