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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뿅뿅 지구오락실 5회-전통의 나영석 사단 흔든 새로운 전사들이 반갑다

by 자이미 2022.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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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제작진들의 완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합니다. 그만큼 과거의 방식과 달라진 출연진들의 존재감은 '뿅뿅 지구오락실(이하 지락실)'을 흥미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제작진 vs 출연진이라는 고전적 방식의 대립 구도는 언제나 제작진이 우위에 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려운 구도를 깨고 출연진이 이기는 과정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니 말이죠. 그럼에도 언제나 절대 권력자로 제작진이 남는 것이 기존의 예능 방식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지락실의 변화는 반갑습니다. 나영석 사단을 몰아붙이며, 몇 년 차냐고 당돌하게 물을 정도의 분위기는 압도적 재미를 선사합니다.

방콕에서 회심의 카드였던 옥토끼가 추격전을 시작했지만, 100분 안에 붙잡히며 제작진을 당황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촬영 내내 등장해 이들과 추격전을 펼쳐야 하는 지구로 도망온 토끼가 등장하자마자 막내에게 잡히며, 옥황상제에게 소환되어버렸으니 제작진이 당황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허탈하게 떠나 도착한 꼬 사무이라고 다르지 않았습니다. 뜨거운 더위 속에 벌칙이 될 수밖에 없는 뜨거운 차를 마시는 게임을 꺼내든 제작진이었지만, 하늘은 용사들을 향했습니다. 꼬 사무이에 태풍이 몰려와 시원해졌으니 말이죠. 

 

'뜨거운 차 vs 시원한 음료'를 걸고 시작한 '절대음감' 게임은 극강의 단어들로 용사들을 몰아붙이기 시작했죠. 더는 당할 수 없다는 제작진들의 확신이 담긴 단어들이었지만, 그곳에도 함정이 있었습니다. 초반 제작진들이 우월적 지위를 누렸지만, '알짝딱깍센'이라는 단어로 무너지고 말았죠.

 

단어가 등장하자마자 막내 유진은 제작진의 오타를 지적했고, 예능 베테랑에 크게 성공한 드라마 작가이기도 한 이우정 작가가 머쓱해질 수밖에 없었죠. 신세대들의 말줄임의 극한을 보여주는 단어에 베테랑도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고전하던 용사들에게 '땡모반'이 주어졌고, 이를 즐기는 막내 유진의 예능감은 점점 좋아지는 모습이었습니다. 문제는 제작진이 준비한 벌칙인 뜨거운 차를 오히려 반겼다는 겁니다. 뜨거운 아메리카노는 힘겨워했지만, 곰탕과 육개장 등이 나오자 배를 채우는 상황이 만들어지며, 제작진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습니다. 

 

꼬 사무이에 오자마자 당황스러움의 연속이었던 제작진은 저녁 지역 해산물로 한 상 차림을 하고 '인물퀴즈'에 나섰습니다. 이전 나영석 사단 예능에서 자주 사용했고, 우월적 승자였던 제작진은 이번에도 용사들을 괴롭힐 것이라 확신했지만, 막내의 웃음 하나에 당황하기 시작했습니다.

성공할 것 같다는 막내 유진의 담담하지만 강한 자신감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제작진들이 준비한 회심의 카드들은 용사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음식 2개를 빼기는 했지만, 단 10분 만에 용사들의 승리로 끝난 영지의 '포스트 말론'은 제작진들에게는 벽처럼 다가왔습니다.

 

자신들이 잘 모른다고 용사들도 모를 것이라는 생각이 만든 결과였죠. 이런 제작진들이 반격에 나섰고, '인물퀴즈' 2차전이 진행되었고, 용사들의 순서를 바꾸는 것을 보며 인물 사진을 변경하는 꼼수까지 부렸습니다. 그렇게 찾은 용사들의 약점은 배우들을 잘 모른다는 것이었죠.

 

국내나 해외 배우들의 이름을 맞추지 못한 용사들은 2차전에서 제작진들에게 완패하고 말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영지는 시즌 2에서는 출연하기 어렵겠다는 이야기까지 들었죠. 이우정 작가의 드라마를 단 한 편도 보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이들의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그리고 용사들까지 기다렸던 '기상미션'은 제작진의 회심의 일격이었지만, 용사들에게는 재미있는 게임이었습니다. 비를 피하라고 우산을 줬는데 펴지지 않는다며 들고 오는 영지는 눈이 반짝거렸습니다. 나영석 사단 게임들을 잘 알고 있는 그들에게는 추격전이나 기상 미션들은 반가움이었습니다.

 

영지는 페니큐어를 미미는 다 함께 10초간 춤추기, 유진은 마늘 다지기, 은지는 풍선 다섯 개 불기라는 미션지를 받았습니다. 아침까지 이를 완수하면 꼬 사무이 최고 요리사가 준비한 아침을 먹을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집니다. 과연 두 명의 용사는 누가 될지 궁금해지죠.

 

미션을 받자마자 서로를 의심하고 경계하기 시작하는 과정이 '기상미션'의 핵심이죠. 이 전까지 용사들과 제작진들의 대결 구도였다면, '기상미션'이 주어지는 순간 용사들 간의 대결 구도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제작진은 방관자 혹은 관찰자가 되고, 팀워크 좋았던 그들의 개인전이 시작되는 과정도 흥미로웠습니다.

게임 기계라는 별명까지 붙은 막내 유진의 활약이 기대되는 것은 그에게는 '계획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들 계획을 가지고 임한다는 점에서 이 말은 어패가 있지만, 막내가 보여준 행동은 다른 이들과 분명한 차별이 존재했습니다.

 

마늘을 까서 다져야 하는 미션은 최악이었습니다. 미미의 경우 10초 동안 용사들과 춤추기 미션은 단 번에 성공했습니다. 쉬는 시간에도 춤 삼매경에 빠진 이들에게 함께 춤추기는 다른 이들과 달리, 너무 손쉬운 미션이었으니 말이죠.

 

은지와 영지가 미션 수행에 골몰하고, 실패를 반복하는 과정 속에 막내의 활약도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풍선을 불고 숨기다 막내에게 들킨 맏언니 은지의 모습은 그 자체가 개그 프로그램 같았습니다. 언니들이 비오는 야밤에 수영을 하는 도중 냉장고 문을 열고 자연스럽게 옆으로 향해 마늘 다지기 도구를 방으로 가져가는 막내의 행동은 영민함이었습니다.

파우치에 마늘을 숨기고 샤워하는 동안 마늘을 모두 까는 과정은 막내가 '게임 기계'라는 별명으로 불릴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베테랑이자 국내 최고의 예능 피디인 나영석을 "영석이 형"이라고 친근하게 부르며, 몇 년 차에요라고 당돌하게 말하는 용사들은 최고입니다. 지금까지 이런 출연진들을 기다렸다는 점에서 '지락실'은 새로운 지표를 만들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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