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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사랑의 온도 5, 6회-서현진 양세종의 어설픈 사랑, 그 미묘한 감정선이 매력적이다

by 자이미 2017.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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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참 쉽지 않다. 쉬운 듯 쉽지 않은 것이 사랑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솔직하면 매력이 없다고 그러고, 감정을 숨기면 타이밍을 놓쳐 사랑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 어설픈 자존심에 해픈 배려는 모든 것을 뒤틀리게 만들기도 한다. 사랑은 이기적이지 않으면 이뤄지기 어려운 기괴한 화학 작용인데 말이다. 


이별 그리고 5년 후;

너무 서툴었던 사랑, 그래서 더 아쉽고 간절할 수밖에 없었던 첫사랑



지나고 나면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당시에는 그 사랑이 사랑인지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혹시라는 생각을 하지만 그게 사랑이라는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머뭇거리다 놓치는 경우들이 많다. 그게 사랑이다. 그런 아쉬운 사랑을 이제는 '썸'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자위를 하게 만든다. 


현수와 정선은 사랑한다. 그게 사랑이라고 확신하면서도 서로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고 있을 뿐 그들은 사랑한다. 하지만 중요한 타이밍에서 두 사람은 어긋난다. 어긋날 수밖에 없는 사랑은 서로의 본심을 흔들리게 만든다. 허망하게 보조 작가 자리에서 나가야만 했던 현수가 가장 먼저 생각난 이는 정선이었다. 


가장 힘들 때 생각나는 사람이 곧 사랑이라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게 정선의 집으로 향한 현수를 맞아 준 것은 그가 아닌 그의 어머니였다. 단순하게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싸늘한 대접을 받아야 했던 현수는 자신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그 지독할 정도로 차가운 메시지는 사랑마저 어긋나게 만들기 시작했다. 


공중전화로 현수에게 전화를 걸지만 받지 않자 정선이 선택한 것은 휴대폰을 사는 것이다. 필요가 없다며 휴대폰 없이 살아가던 정선에게는 그 원칙마저 깨트릴 정도로 현수가 소중했다. 그렇게 휴대폰을 구입한 정선에게 그 용도는 단 하나다. 현수와 언제든 통화할 수 있다면 그것 만으로 충분히 역할을 다하는 것이니 말이다. 


현수에게 사랑은 '잘 다려진 와이셔츠와 같은 것'이라고 선배는 이야기했다. 특별할 것 없이 정갈하게 구색 맞춰진 관계를 사랑이라 생각한 현수에게 정선은 그냥 막 입는 티셔츠 같은 자유로움이 존재했다. 자신의 가치관조차 뒤흔들 정도로 사랑은 서로의 눈을 멀게 만든다. 


홍아는 태어나면서부터 너무 많은 것들을 가지게 되었다. 부유한 집안에 뛰어난 외모. 뭐 하나 부족할 것이 없어 보이는 그녀는 그래서 제멋대로 다. 누구든 자신의 발밑에 두고 상대하는 그녀에게 현수는 좋은 언니였다. 물론 현수마저 자신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설정을 해둔 탓에 가능한 가까움이었다. 


정선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피드백이 전혀 없는 이 남자가 신경 쓰인다. 자신의 주변에 있는 수많은 남자들은 모두 한 번이라도 만나고 싶어 안달을 하는데 정선은 자신에게 먼저 연락하는 일도 없다. 가난한 요리사의 자격지심이라 지레짐작을 하고 있었다. 


자신을 편견 없이 좋아해주는 원준을 통해 정선이 부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호기심은 더욱 커졌다. 자격지심이 아니라 가진 것이 많아 당당한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에게 그렇게 노골적으로 추파를 던지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홍아에게 정선은 넘기 힘든 벽과 같은 존재였다. 


현수가 정선의 휴대폰 번호를 알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리고 즉시 정선이 누구에게나 추파를 던지는 바람둥이라는 거짓말까지 한다. 이는 본능적으로 돋아난 방어기제가 만든 결과다. 현수와 정선이 특별한 교감을 나누고 있음을 간파한 홍아의 이 말 한 마디는 어처구니없지만 현수를 흔든다. 


정선의 어머니, 홍아의 툭 던진 말 한 마디. 그리고 현수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자격지심까지 더해지며 정선과의 사랑은 낯선 관계로 굳어지기 시작했다. 사랑이란 무엇인지 모르는 정선은 현수를 통해 사랑을 배워가기 시작했다. 너무 순수해서 오히려 독이 되어버린 이 사랑은 그래서 모두에게 서툰 경험과 결과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었다. 


홍아가 정선은 외국에서 생활에 플레이보이라는 말을 그대로 전하지 않았다. 만약 그런 말을 했다면 정선은 분명한 어조로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증명하려 했을 것이다. 물론 그런 말을 주고 받을 정도가 되면 사랑이라는 감정선은 깨지게 된다. 그게 사랑이다. 솔직하면 의문을 풀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랑이라는 감정 역시 사라지게 만드니 말이다. 


정선의 옥탑방 테라스에서 함께 식사를 하면서 모든 여자에게 잘 대해준다며 라고 슬쩍 질문을 던지는 현수와 그렇지 않다며 "여자로 대해줘"라는 정선의 질문은 아쉬워서 애틋하다. 프랑스에 가지 말라고 하면 가지 않겠다는 정선의 돌직구에 현수는 "사랑보다는 일이 중요해"라는 말로 자존심을 부린다. 


정선 어머니로 인해 나이 폭격을 맞은 이후 급격하게 떨어진 자존감에 여전히 작가 지망생이라는 신분은 현수를 더욱 작게 만들었다. 열심히 노력해 쓴 소설은 히스테리만 부리는 작가에 의해 인신 공격까지 당했다. 더는 물러설 수 없다고 생각되는 순간 친동생은 자신과 상의도 없이 방을 빼버렸다. 


더는 갈곳이 없게 된 이 절박한 순간에 현수가 손을 내민 것은 정우였다. 정우의 제안을 받아들인 현수는 그렇게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지만, 정선과의 사랑은 종지부를 찍을 수밖에 없었다. 사랑이라는 경험이 없어 투박하고 어설펐던 정우는 프랑스로 떠나기 전 현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안 받는 사람은 아니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선의 확신과 달리, 현수는 전화를 받지 않겠다고 정우에게 말한다. 정우와 함께 하는 식사 자리, 어린 나이에 사망한 어머니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정선의 전화를 받을 수는 없었다. 급격하게 구축된 갑을 관계 속에서 현수는 현실이 절박했다. 그렇게 정선과 이별을 할 것이라고 그 전화가 온 순간에는 몰랐기 때문이다. 정선이 현수와 식사를 하면서 홍아 전화를 외면한 것과 오버랩이 되는 이 장면은 그들의 아쉬운 관계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는 듯했다. 


5년이 흐른 후 드라마 촬영 장에서 재회한 현수와 정선. 두 사람의 이야기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돌이켜보니 그게 사랑이었음을 깨달은 후 휘몰아친 아픔은 그래서 더욱 지독할 정도로 마음을 헤집고 다녔다. 지독한 고통을 준 그 사랑은 다시 시작될 수 있을까?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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