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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산부인과 12회-천하무적 장서희의 한계

by 자이미 2010.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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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방송된 <산부인과> 12회에서는 본격적인 러브라인의 가동과 신의 영역으로 나아갈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천하무적 장서희도 해낼 수 없는 신의 영역. 그 영역에서 욕심 없이 물러설 수 있는 것도 천하무적이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2회-인간의 영역, 신의 영역


1. 사랑에 서툰 작가 사랑을 꿈꾸다

혜영과 오랜 시간 불륜 관계를 유지하던 서진은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리고, 그 자리에 상식이 강하게 밀고 들어왔습니다. 그런 상식으로 인해 위기감을 느낀 오래된 친구 재석이 혜영의 사랑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이런 주변 남자들의 애정 공세와는 상관없이 마이웨이를 외치는 그녀에게도 다시 사랑은 찾아오기는 할까요?

그런 혜영의 막힌 사랑과는 달리 마마보이 안경우와 소심녀 김영미는 계단에서 극적인 키스를 하며 러브라인에 불을 붙였습니다. 거래를 하듯 선을 보러 다니는 안경우의 집안에 문제가 있음은 지난 회에서 어느 정도 언질이 있었고, 땅 부자 김영미의 사랑을 애써 외면하는 최소한의 도덕적인 몸짓은 보였지만 그들의 사랑은 이번 키스를 계기로 정점을 향해 나아갈 듯합니다.

사회적으로 야하다고 하는 말들의 성찬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스킵십도 용납하지 않았던 <산부인과>에서 첫 번째 진한 장면을 연출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정말 간단한 뽀뽀 수준의 키스신은 여타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순진한 키스 장면이 아닐 수 없었지요.

바람둥이 재석은 본격적으로 혜영에게 사랑 고백을 하고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하루 동안 고민하고 이야기해 달라 합니다. 언제나 그림자처럼 혜영 주변을 서성이는 상식은 본말은 놓치고 꼬리말만 듣고 24시간이 뭔지 나름의 추리에 빠져듭니다.

자신을 보러 미국에서 건너온 멋진 여성마저 잊어버릴 정도로 상식은 혜영에게만 빠져있습니다. 외국 제약회사에 근무하는 재원에 좋은 집안, 뛰어난 외모까지 모든 것을 갖춘 젊은 여성에게서 느끼지 못하는 감정을, 의사로서는 탁월한 능력을 선보이지만 사랑에는 서툴고 차가운 성격의 더욱 남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는 혜영에게만 몰두하는 이유를 객관적으로 설명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그저 사랑이란 그런 것이라 이해할 수밖에 없지만 갑자기 등장한 그녀와 그녀가 가지고 온 거부할 수 없는 선물마저도 뿌리친 채 혜영을 선택하는 상식의 모습은 서툰 작가의 잘못이겠지요. 객관적이고 건조한 내용 전달은 잘되고 있지만, 과도하게 감정이 낭비되고 사랑에 서툰 <산부인과>의 모습은 작가의 탓이라고 밖에는 달리 이야기할게 없네요. 

워낙 탁월한 사랑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들이 많다보니 웬만해서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건드리기 힘들어진 상황에서 <산부인과>에서 보여 지는 러브라인은 왠지 어색하기만 합니다. 현실과 커다란 괴리감을 보이는 의사들의 과도한 환자 사랑은 드라마적인 장치라고 할 수 있겠지만, 배우들 간의 사랑에 감정을 심고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하는 것은 작가의 역량이 가장 중요한 덕목일 듯합니다.

친구 이상의 관계는 아니라는 혜영의 재석에 대한 평가와 달리 순간적인 감정의 사랑보다는 편안한 사랑이 더욱 의미 있다는 재석은 본격적인 삼각관계로 극적 분위기를 끌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모든 것들을 감내하고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빈약하지만 메마른 그들에게도 사랑이 싹트고 꽃을 피운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겠지요.

2. 신의 영역은 존재하는가?

혈소판이 극단적으로 낮은 산모의 입원으로 수술이 불가한 상황에서 배속에서 죽어가는 태아를 두고 갈등을 하게 됩니다. 조그마한 주사 바늘에도 피가 멈추지 않는 산모로 인해 그 어떤 수술도 불가한 상황은 의사로서는 신중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수술을 하게 되면 멈추지 않는 피로 인해 산모가 죽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죽을 가능성이 높은 환자에게서 살리기 힘든 태아를 위한 수술은 무모함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 어떤 수술도 과감하게 시도해 성공을 이끌던 천하무적 혜영도 절대 침범할 수 없는 신의 영역은 존재했습니다.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안위와는 상관없이 수술을 요구하는 산모와는 달리 냉철하게 수술을 거부하는 혜영의 모습에서 생명의 위중을 어떻게 바라보느냐고 질문하는 것은 소모적인 논쟁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살아있는 생명을 희생하면서까지 확신할 수 없는 태아를 살려야 한다는 논리는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절대 강자였던 혜영의 위기는 다시 한 번 찾아옵니다. 한정된 인원만이 남겨진 새벽, 다른 병원에서 급한 환자가 수술을 부탁해옵니다. 거부하는 안경우 와는 달리 수술을 강행하겠다는 혜영은 열혈 의사임이 분명했습니다. 쉽지 않은 상황임에도 생명을 살리기 위한 그녀의 선택은 위급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는 환자를 구하는 계기가 됩니다. 

문제는 수술을 앞둔 혜영에게 걸려온 전화였습니다. 다급하게 전화한 환자는 과거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었던 혜영의 환자였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혜영을 믿고 자신의 집과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그녀에 대한 믿음으로 그녀에게서 출산을 하기 위해 찾아왔었습니다.

그 어떤 뛰어난 환경보다는 의사에 대한 믿음을 선택한 환자가 고마운 혜영입니다. 언제나 그러했듯 위급한 상황이 되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말고 연락을 하라는 혜영과 그런 믿음을 전해주는 혜영을 선택해 행복한 환자였습니다. 

갑작스럽게 출혈이 진행된 그 환자의 전화를 받는 혜영에게는 인간으로서 절대 할 수 없는 신의 영역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새벽 시간이라 의사도 부족하고 수술을 도울 스태프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한꺼번에 두 명의 환자를 수술할 수 없는 상황인건 당연한 것. 그녀는 '신의 영역과 인간의 영역'사이에 놓인 천하무적 장서희의 거부할 수 업는 선택의 고뇌가 시작되었습니다.  
 
미국행을 포기하는 듯한 상식의 모습에서 수술에 극적으로 합류하고, 오랜 친구 재석의 참여로 수술은 가능하겠지요. 그렇게 삼각관계에 쌓인 그들이 신의 영역에 다가가 사람의 생명과 새로운 탄생을 돕는 과정에서 극의 흐름은 고조될 듯합니다.

누구를 선택할지 시청자들은 자신들의 예측 지를 가지고 있겠지만 과연 그 예측 지처럼 극중 러브라인이 맺어질지는 지켜봐야겠지요. 러브라인이 점점 극의 중심으로 들어서며 상대적으로 <산부인과> 환자들에게 대한 이야기들이 약해지는 경향이 있어 아쉽습니다.

혈소판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환자라면 철저하게 점검을 해야 한다는 정도의 내용만으로도 감사하겠지만 첫 회부터 진행해왔던 <산부인과>에 대한 의미들은 사랑에 밀려 소외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듭니다.

천하무적에게도 해결하기 힘든 것들은 신의 영역에 놓인 환자와 선택하기 힘든 사랑이었습니다. 자신의 배속에 남겨진 태아와 자신을 사랑하는 두 남자 사이에서 그 어떤 선택도 하지 못하는 그녀는 어쩌면 '신의 영역'에서 자신의 선택과는 상관없이 선택해주기를 바랄지도 모르겠습니다. 천하무적의 한계는 인간적인 정으로 이어지기에 위기와 협력, 그리고 깨달음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산부인과>를 더욱 튼실하게 해줄 듯합니다.

사랑과 함께 그들이 처음부터 지니고 왔었던 <산부인과>에 대한 가치와 의미들을 잃지 않고 마지막까지 끌어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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