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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삼시세끼 어촌편2 만재도 완전체의 재미, 진정한 완성은 이야기의 힘

by 자이미 2015.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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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준이 합류하며 만재도는 완전체 가족으로 다시 모였다. 첫 방송 후 한 달이 지나 만재도를 찾은 그들은 첫 방송과는 달리 보다 편안한 모습이었다. 이미 시즌1을 통해 환상의 호흡을 보였던 그들에게 셋은 완성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평범한 그들의 일상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바로 이야기의 힘이다. 

 

삼시세끼는 스토리텔링의 승리;

문어 부적과 단수에 대처하는 현명한 방법, 완전체 만재도는 곧 행복이다

 

 

 

올 초 만재도를 떠났던 완전체 가족이 다시 만재도를 찾았다. 시즌2 첫 방송은 손호준이 드라마 막바지 촬영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함께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두 번째 촬영에는 진정한 만재도 식구들이 모두 모여 함께 추억이 가득했던 만재도로 향했다.

 

여름의 끝자락과 가을이 공존하는 만재도에 도착한 차승원과 유해진 그리고 손호준에게는 그 모든 것이 특별함으로 다가왔다. 작은 배로 갈아타고 만재도로 입항하는 과정에서도 정겨움이 가득했고, 마을 주민들의 짐을 옮겨주고 마을 이장과 마을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는 그들에게는 낯선 이의 방문이 아닌 고향을 찾은 듯한 느낌마저 줄 정도였다.

 

시즌2 두 번째 방문인 차승원과 유해진과 달리, 겨울에 이어 오랜만에 찾은 손호준은 더욱 큰 감동으로 다가온 듯하다. 그리고 확 바뀐 산체의 모습에 약간의 낯설음이 존재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호준에게는 귀엽기만 했다. 문제는 그렇게 호준이 바라기였던 산체가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여전히 꼬리 흔들기는 특허 받은 부스터였지만 쉽게 호준에게 다가서지 않는 산체의 모습에 실망한 모습이 역력한 그의 다시 친해지기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어질지도 궁금해진다.

 

언제나 그랬듯 만재도의 하루는 특별한 것은 없다. 차줌마 차승원은 부지런히 식사를 준비한다. 바깥일을 도맡아 하는 참바다 유해진은 고기를 잡기 위해 통발을 설치하고 아들 역할을 하고 있는 손호준은 차줌마의 일을 돕는다. 이런 모습은 지난 시즌과 크게 다를 것이 없고 앞으로도 변화는 없을 것이다. 너무나 일상적인 그들의 모습이 특별함과 재미로 다가오는 이유는 단 하나다. 그들에게는 이야기가 존재한다.

 

그저 영상만 보면 참 재미없는 다큐처럼 다가올 수밖에 없는 모습들이다. 하지만 그곳에 자막이 입혀지는 순간 이 모든 것은 신기한 마법처럼 특별한 재미로 다가온다. 산체와 벌이의 모습에서 자막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강아지와 고양이가 한 방에서 기거하는 독특한 상황 속에서 이들을 그저 화면으로만 보여준다면 지루할 수밖에 없다.

 

 

산체가 어린 시절의 귀여움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벌이는 자꾸 이불 속에 숨어만 있는 현실 속에서 이들이 특별한 캐릭터를 가지고 만재도 가족의 일원으로서 가치를 하는 것은 바로 자막의 힘이다. 산체와 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자막은 마치 그들이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착각을 할 정도로 의미를 부여한다. 그런 상황들이 모여서 결과적으로 산체와 벌이는 인간들과 큰 차이가 없는 캐릭터 강한 출연진으로 변모해 있었다.

 

출연진들이 인터뷰를 하듯 산체와 벌이 역시 나영석 피디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서 이런 상황들은 극대화된다. 재미를 위한 방법이지만 방석 위에 올라서 나 피디의 질문을 받는 산체의 모습은 정말 모든 말귀를 알아듣고 소통을 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니 말이다. 이렇게 구축된 이야기의 힘이 곧 <삼시세끼>라는 프로그램을 최고로 만든 일등공신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우럭 회를 먹고 모든 가족들이 한 방에서 쉬는 상황에서 산체를 부르지만 쳐다보지 않자 차승원은 "어른이 부르는데 이젠 오지도 않는다"고 투정을 부린다. 여기에 유해진은 "너무 어린 나이에 스타가 되어서 그런다"는 말로 모든 것을 정의했다. 서로의 말장난이지만 자막으로 영혼을 얻은 상황에서 이 대화들은 마치 한 편이 드라마 속 인물들의 대사처럼 다가올 정도로 힘을 얻는다. 

 

여름과 가을을 공유하는 만재도에서 제작진들이 제안한 것은 '만재도 삼대장'을 잡는 것이다. 참돔, 돌돔, 문어 등 만재도에서 볼 수 있는 자연산 물고기들은 하나의 목표가 되었다. 지난 겨울 물고기 한 마리라도 잡기 위해 노력하다 결국 실패했었던 참바다에게 '만재도 삼대장'은 다시 한 번 큰 짐이자 목표가 되었다.

 

 

한 달 전에 담근 김치는 알맞게 익었고 그 김치를 이용해 찌개를 끓이는 것이 이들의 첫 식사였다. 이 과정에서 식구들의 손발은 척척 맞아 은밀하게 참치 캔을 신 김치 아래에 묻어두고 끓여 먹는 그들의 점심은 풍성하기만 했다. 제작진들의 의문은 있지만 확증이 없던 참치 김치찌개는 그 어떤 성찬보다 맛있는 한 끼였다.

 

'만재도 삼대장' 중 하나인 문어를 잡기 위해 돼지비계와 된장을 버물려 통발을 준비하러 가던 유해진이 제작진들이 준비한 투박한 자전거에 '다크호스'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그 위에 올라서 의류 브랜드 광고를 흉내 내는 모습은 압권이었다. 묘한 이질감과 함께 재미를 던져주었으니 말이다. 통발을 치러 갔다 떠밀려온 쓰레기를 지나치지 않고 걷어내는 유해진의 모습은 참 좋다. 자연을 사랑하는 그에게 이를 훼손하는 그 모든 것이 문제니 말이다.

 

참바다를 위한 안주인 차줌마의 정성도 대단했다. 마치 부족을 만들 듯 문어를 잡고 싶다는 염원을 담은 글귀는 모두를 자지러지게 만들었다. 언뜻 보면 부적 같은 차줌마의 염원을 방문 앞에 붙이며 시작된 그들의 '만재도 삼대장' 잡기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는 이제부터 지켜봐야 할 몫이다.

 

불을 지피다 열악한 만재도의 환경을 이야기하던 차줌마는 현재 촬영 중인 사극 현장보다 더 형편없음을 토로하기도 한다. 점심을 먹기 위해 불을 지피는 동안 깍두기를 만드는 차줌마의 손길은 거침이 없다. 그렇게 만들어낸 그들의 점심은 특별할 것도 없지만 너무나 맛있는 성찬으로 다가온다.

 

 

만재도 완전체가 가지는 가치는 바로 "이거, 저거, 그거"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차줌마가 그토록 호준이를 원했던 이유는 바로 그것이었다. 알아서 척척 해주는 호준이로 인해 차줌마의 일은 한결 수월해졌고 마음도 편안해지니 말이다. 차줌마가 뭘 원하는지 알아서 준비하는 호준의 역할은 그들이 진정한 완전체임을 확인해주는 과정들이다.

 

지난 방문에서 첫 낚시 성공을 했던 참바다는 호준을 위한 낚시질에서도 우럭을 잡으며 한껏 행복해 했다. 우럭 한 마리가 전부이지만 그들이 나누는 우럭 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정겨움의 상징이었다. 해진의 농담과 이를 제대로 받아주는 승원이 보여주는 환상의 조합과 말 수는 적지만 누구보다 이들과 잘 어울리는 호준의 조합은 역시 최고였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뒷산을 찾은 해진은 정상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만재도 삼대장'을 주제로 한 시를 짓는 모습에서 재미를 던져주기도 했다. 돌아온 집은 단수라는 최악의 조건으로 다가왔다. 뭘 해도 부족한 만재도에서 물까지 나오지 않는 현실은 최악이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섬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언제나 급하게 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받아놓은 물이 구세주 역할을 해주었다.

 

그 물을 어떻게 쓸지 고민하던 해진은 호스를 이용해 완벽한 수도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단순하고 특별할 것도 없지만 그의 이런 해박함이 생활을 편리하게 해준다는 사실만은 변함이 없다. 뚝딱거리며 뭐든 만들어내는 참바다의 이 재능은 만재도를 언제나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니 말이다.

 

만재도 시즌2의 두 번째 손님인 이진욱이 정선의 옥빙구와 유사한 욱빙구로 변신하는 모습은 다음 주 기대하는 대목이다. 멀쩡하게 생겨서 엉뚱한 모습을 보이는 이진욱이 과연 만재도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니 말이다. 진정한 완전체로 돌아온 만재도 가족들의 첫 날은 시청자들도 만족할 수밖에 없는 행복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고 그런 그들이 서로를 배려하며 만재로 생활을 즐기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도 행복이니 말이다. 이 완전체를 더욱 완벽하게 만드는 자막의 힘은 여전히 즐겁다. 나영석 사단 예능의 힘은 자막에서 나온다. 그리고 자막은 결국 이야기의 힘으로 귀결된다.

 

평범한 일상을 비범하게 만드는 자막의 힘은 결국 시청자들이 원하는 예능이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풍성한 이야기가 결국 모든 것을 정의한다는 것이다. 나영석 사단의 예능에는 이런 이야기의 힘이 항상 존재한다. 그 이야기가 출연자의 캐릭터를 규정하고 그렇게 구축된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함이 성공의 원천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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