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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삼시세끼 어촌편3 9회-어부가 된 삼형제와 바다 노을이 전하는 가치

by 자이미 2016.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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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의 요리 교실이 된 <삼시세끼 어촌편3>는 항상 신기하다. 어떻게 저런 요리들을 막힘없이 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다. 남자들도 요리를 하는 시대 뭐 그게 큰 일인가 하고 반문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를 만족스럽게 만드는 요리는 쉽지 않다. 초심으로 돌아간 그들은 에릭과 함께 새롭게 시작했다. 


요리 요정 에릭;

낙지 낚시를 하는 삼형제와 그들을 품은 바다와 붉은 노을



요리하는 에릭과 보조하는 균상, 이를 지켜보는 서진으로 구성된 세 번째 시즌 역시 핵심은 음식이다. 프로그램의 정체성 자체가 하루 세끼를 자연에서 얻어 해 먹는 것이니 너무 당연하다. 우리가 일상적인 행위라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삼시세끼'의 가치를 되새기도록 한다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은 값지게 다가온다. 


혼자 살면 요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경우들이 있다. 매일 시켜 먹거나 밖에서 먹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 말이다. 에릭은 이런 외식을 믿지 못하고 맘에 들지 않아 스스로 요리를 시작했다고 한다. 관심은 곧 실력으로 이어지고는 한다. 그만큼 노력을 했기 때문에 재능도 따라왔으리라. 


차승원의 요리는 신기하다. 빠르게 그렇게 맛있게 음식을 만드는 것은 정말 재주이니 말이다. 남자 연예인들 중 차승원을 제외하고는 그런 능력을 보이는 이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에릭은 그런 생각을 보기 좋게 무너트렸다. 비록 느릿 하지만 모두가 만족할 수밖에 없는 요리를 한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오늘 방송에서도 에릭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다양한 음식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식사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가지 밥과 소고기뭇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거침이 없다. 서진이 무척이나 좋아하는 무를 적극 이용한 소고기뭇국은 잘만 끌이면 모두가 만족할 수밖에 없다. 


TV로 요리를 배운다는 에릭은 이번에도 백종원이 선보였던 가지 밥을 완벽하게 만들어냈다. 마성의 가지 밥은 입이 짧은 서진마저 매료 시킬 정도였다. 스스로도 신기하게 자꾼 땡긴다는 말 속에 에릭표 요리의 진수가 그대로 드러난다. 식사를 마치고 투박하지만 커피 한 잔으로 아침의 여유를 즐기는 그들의 모습은 참 부럽다. 


해풍을 맞아 쑥쑥 자란 배추와 무를 뽑아 김치를 담그는 그들의 모습에서 부쩍 추워진 현재를 생각하게 한다. 균상이 잡아온 바지락과 서진이 손수 민 국수를 가지고 '바지락 칼국수'를 맛깔나게 끓이는 에릭. 정말 서진의 농담처럼 가게 하나를 내줄지도 모를 일이다. 


3주에 한 번씩 득량도를 찾는 그들은 마지막 방문을 했다.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장보기를 마친 그들은 다시 섬으로 돌아왔다. 차가워진 날씨에 득량도 식구들을 위해 에릭이 준비한 것은 '유산슬과 짬뽕 국'이었다. 서진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유산슬'이라는 말에 보다 힘을 내는 에릭은 정말 요리를 하는 남자였다. 


요리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위한 게 아닌 식사를 해줄 이들을 먼저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에릭은 요리사로서 자격을 갖춘 셈이다. 느릿한 요리사 에릭은 제법 빠르게 준비를 하기는 하지만 느릴 수밖에 없다. 엄청난 양의 재료들을 정리하고 시작된 요리에는 거침이 없다.


보조 균상이 함께 하며 만들어진 그들의 점심은 그 어느 중식 요리 못지 않았다. 만들기 귀찮은 유산슬과 시켜 먹는 것이 더 저렴한 짬뽕 국까지 모두를 만족 시킨 에릭의 요리는 언제나 정답이었다. 풍성하고 따뜻한 식사를 마친 그들은 바다로 향했다. 


주꾸미 낚시를 하기 위해 도움을 받아 시작한 그들은 신기한 경험을 하기 시작했다. 게를 너무 좋아하는 그들을 유혹하기 위한 낚시는 그렇게 많은 주꾸미와 낙지들을 잡아 들였다. 자연은 그렇게 자신들이 가진 것을 사람들에게 마음껏 나눠주었다. 


그곳에 사는 이들에게는 일상인 풍경들. 바다로 나가 낚시를 하고 이를 통해 살아가는 그들에게는 이 모든 것이 신기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저 그 자체가 일상이겠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그 모든 것이 신기함으로 다가왔을 듯하다. 하염없이 퍼주는 자연의 너그러움은 노을이 지는 바다를 더욱 따뜻하게 감싸고 있었다. 


어둠과 함께 가장 아름다운 자태를 내보이는 노을은 그렇게 바다를 감싸고, 그 안에 작은 점처럼 보이던 그들마저 따뜻하게 아우르는 모습은 <삼시세끼>가 지향하는 가치였다. 자연 속에서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평범함 속에 큰 가치를 찾아가는 이 프로그램의 가치는 이 노을 장면 하나 만으로도 충분했다. 


대단한 그 무엇이 없어도 있는 그 자체 만으로도 충분한 이야기가 될 수 있는 자연. 그 자연에 거스르지 않고 어울림으로서 삶에 대한 가치를 다시 한 번 반추하게 하는 <삼시세끼>는 그래서 특별하다. 대단할 것도 없는 우리의 일상이 달리 보면 가장 위대한 여정이라는 사실을 이 프로그램은 잘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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