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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Broadcast 방송

슈퍼스타 K2, 강승윤이 아니라 시스템을 비난하라

by 자이미 2010.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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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스타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 2>가 논란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오디션 초반부터 우승 후보로 여겨졌던 김지수가 탈락하고 노래실력을 인정받지 못하던 강승윤이 투표가 높은 점수를 받는 시스템으로 인해 TOP 4에 입성하며 논란은 다시 한 번 시작되었습니다.

슈퍼스타 K는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다




새로운 스타가 정해진 시간 안에 탄생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의외로 재미있습니다. 만국 공통어라는 음악을 중심에 두고 스타탄생을 바라보는 것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슈퍼스타 K2'는 출연진들의 다양한 가정사를 끄집어내며 이야기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몰입을 하도록 강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이 이 프로그램은 미국의 '아메리칸 아이돌'을 한국판으로 제작한 프로그램입니다. 영국의 '브리튼스 갓 탈렌트'에서 우승하며 전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 모았던 폴 포츠의 신화를 국내에서도 재현해보자는 기획의도로 시작했지만 현실은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한국판 폴 포츠와 수잔 보일을 이야기를 하지만 현실은 존박과 강승윤 밖에는 없다는 현재의 '슈퍼스타 K2'를 정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단어가 될 듯합니다. 심사위원들의 비중을 높이지 않고 70%가 컴퓨터와 휴대전화로 선택할 수 있는 투표에 의지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처음부터 폴 포츠와 수잔 보일을 원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국내 아이돌 팬덤이 막강한 상황에서 일반 투표 비율이 70%라는 것은 철저하게 이런 팬덤 현상을 통해 장사를 하겠다는 의도만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진정 한국판 폴 포츠의 탄생을 원했다면 이런 방식을 도입할 이유가 없지요. 철저하게 장사만을 하겠다는 의도는 첫 회에도 두 번째를 맞이하는 이번에도 그대로 드러날 뿐이었습니다. 

강승윤이 많은 이들에게 질타를 받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과연 그가 TOP 4에 들어갈 수 있는 존재인가 입니다. 반대하는 이들은 "실력이 안 되는 이가 어떻게 TOP 4에 들어갈 수 있느냐? 이건 사기다"이고 찬성하는 쪽에서는 "국민이 스타를 뽑는 프로그램에서 노래 외적인 것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입니다. 

결과적으로 전자는 이상을 이야기했던 것이고 후자는 현실을 이야기했습니다. 당연하게도 엠넷은 후자를 자신들의 모토로 삼았고 그 기획의도에 걸맞게 노래보다는 팬 투표를 열심히 할 수 있는 후보자들이 다음 단계로 넘어설 수밖에 없음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아메리칸 아이돌 10'에 한국인으로 출연해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었었던 존박의 등장은 이미 시작부터 불공정 게임을 예고했었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이미 국내에도 적지 않은 팬들을 두고 있던 그가 '슈퍼스타 K2'에 출연한 것은 무척이나 의외였습니다. 

제작진들이 먼저 연락을 해서 참여를 독려했는지 아니면 스스로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손쉽게 스타탄생 할 수 있는 기회를 노린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참여는 맨땅에 헤딩하는 다른 출연자들과는 달리 출발부터가 남달랐습니다. 매 회 방송이 되면서 그는 열외대상으로 당연히 본선에 올라갈 수밖에는 없고 그가 어느 위치까지 나아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지 탈락을 이야기하는 이들은 없었습니다. 

여성 팬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던 존박과 강승윤은 여러 차례 탈락 위기를 겪어야만 했습니다. 노래 실력이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탁월하지 않았던 그들에게는 당연한 결과일 수밖에 없었지만 천운인지 제작진들의 노골적인 조작인지 알 수 없는 방법으로 그들은 최종 TOP 11에 올라설 수 있었습니다. 

라이브로 진행되는 본선 무대는 철저하게 상업적인 그들의 본색을 드러내는 오디션 무대로 변질되기 시작했습니다. 적극적인 참여를 보이는 여성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어왔던 '슈퍼스타 K2'의 블루칩 존박과 강승윤이 라이브 무대에 섰다는 것은 흥행에서 성공했다는 반증이니 말이지요.

어제 방송에서 이하늘이 외모에서는 비교가 안 되지만 탁월한 솜씨로 많은 사랑을 받은 허각과 김지수에게 너희들은 얼굴에서 밀려 안 된다며 우승은 존박이 할 테니 좋은 기획사 만나 음악 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은 농담 같지만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 발언이었습니다.

'슈퍼스타 K2'는 공정한 방식을 통해 국민들이 원하는 스타를 뽑겠다는 말을 하지만 근본적으로 공정할 수 없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공정하다고 이야기하는 모습은 현실 속의 우리 사회에 많이 닮아 있습니다. 공정한 사회를 부르짖지만 사실은 불공정 인사들이 가득한 현 정치권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슈퍼스타 K2'는 우리 사회의 일면을 그대로 적용한 듯해서 씁쓸하기만 합니다.

논란이 되고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는 과도한 아이돌 팬덤을 그대로 방송으로 불러들여 철저하게 성공만을 추구하는 그들에게 음악은 그저 돈벌이를 위한 수단일 뿐이었습니다. 소수에게 집중된 팬덤에 가수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진 다수가 희생되는 시스템은 우리 사회의 또 다른 모습일 뿐입니다. 

강승윤 팬 카페에서 주도적으로 이뤄진 불법 투표 정황이 그대로 드러났음에도 엠넷에서는 그 어떤 조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어떤 불법을 저지르든 많은 이들의 참여만 있으면 된다는 불공정을 공정으로 용인하는 처사일 뿐이었습니다. 

강승윤을 희생해서 자신들의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겠다는 엠넷의 짜증나는 속셈으로 인해 정작 힘들고 아픈 이는 실력과 상관없이 다음 단계로 진출한 강승윤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일반인들의 꿈마저도 철저하게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상업방송의 속성을 그대로 드러낸 '슈퍼스타 K2'는 성공한 프로그램입니다. 저비용 고효율이라는 모범적인 마케팅은 정의와 상식이 통하지 않아도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우리 사회의 이질적인 모습을 그대로 닮아서 성공했습니다.

MBC는 시사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그 시간에 '스타 오디션'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공중파의 '슈퍼스타 K'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들과는 달리 폴 포츠를 뽑기 위해 나이에 한계를 두지 않겠다는 그들의 포부는 우습기만 합니다. '슈퍼스타 K2' 역시 직업, 나이 등에서 제한이 없지만 결과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아이돌이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 밥에 그 나물인 상황에서 자신들만은 대단하다고 착각한다면 그게 오산이 되겠지요. 차라리 '스타킹'에 출연했던 꽃게잡이 폴 포츠가 더욱 인상 깊었던 것은 스타를 뽑는 오디션에서 형식적으로 내세우는 기획의도에 걸맞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가수의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참가자를 최악의 존재인 것처럼 만들어가는 상황은 당황스럽습니다. 철저하게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시스템을 만들고 그 시스템에 희생되는 참가자에 대해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으려는 엠넷의 모습은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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