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7 신예영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마지막 결승 한 회를 남기고 있는 <슈퍼스타K 7(이하 슈스케)>이 출연자의 폭로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참가자 중 하나인 신예영이 자신의 SNS를 통해 밝힌 내용은 충격적이다. 그저 풍문으로 들리던 그들의 사전 섭외와 조작 논란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오디션 존재감 사라진 슈스케;

신예영의 폭로와 슈스케의 반박, 중요한 것은 신뢰를 잃어버린 현실이다

 

 

 

 

대한민국에 오디션 열풍을 불러왔던 <슈스케>는 분명 특별한 방송이었다. 가수가 되고 싶어도 되기 어려웠던 현실 속에서 이 오디션은 말 그대로 스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최고의 방송이었기 때문이다. 슈퍼스타까지는 아니더라도 가수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슈스케>는 중요했다.

 

오디션의 핵심은 공정성이다. 하지만 그런 공정성을 부여하기에 노래는 분명 한계가 있다. 듣는 사람마다 취향이나 기준이 다른 상황에서 공평하게 평가를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더욱 본선 무대에서는 시청자들의 참여까지 더해지며 공정성은 사라진다. 인기투표로 전락한 상황에서 공정함이란 무의미하게 다가오니 말이다.

 

만들어지기 어려운 공정성이라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제작을 하는 집단들이 갖춰야 하는 공정함은 존재한다. 기준과 그런 기준을 넘어서지 않도록 중도를 지키는 것은 중요하니 말이다. 그 기준에서 벗어나는 순간 모든 것은 뒤틀리게 된다. 그런 모습을 그들은 적나라하게 보였다.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작가가 존재한다. 그 작가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 리얼리티라는 범주와 어울리지 않는다. 리얼리티 버라이어티인 <무한도전>에도 많은 작가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기본적인 큰 틀을 짜고 주어진 문제들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잡아준다. 그리고 현장에서 이어지는 진행 과정을 수시로 알려주는 역할도 한다. 그렇다고 출연자들의 모든 사안들을 세밀하게 적어 그대로 방송을 하는 것은 아니다.

 

<슈스케7>에서도 작가의 역할은 그럴 것이다. 기본적으로 전체적인 큰 그림을 그리고 그 안에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풍성하게 담겨져 있다는 점에서 작가의 역할은 중요하다. 하지만 작가의 역할이 너무 커지면 리얼리티는 사라진다. 신예영이 밝힌 내용을 보면 오디션의 진정성과 공정성은 어디에 존재하는지 모호해진다.

 

기본적으로 실력을 갖춘 인물들을 찾아다니고 그들에게 출연을 제안하는 것까지 비난할 수는 없다. 오디션을 개최하는데 실력 검증이 안 된 이들만 참여를 한다면 그 오디션이 큰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주변에 노래 잘하는 일반인들을 섭외하는 것 역시 중요할 것이다. 문제는 이후의 과정에서 제작진들의 개입이 얼마나 강력해지느냐가 문제다.

 

 

신예영이 밝힌 것을 보면 순위나 합격과 탈락 여부까지 제작진들에 의해 어느 정도 그려져 있다면 이는 큰 문제로 다가온다. 오디션의 생명인 공정성이 기본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시즌7 전에도 <슈스케>는 여러 번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었다. 당시에도 공정성 시비가 있어왔고, 밴드 참가자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큰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했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슈스케>는 지난 시즌의 몰락으로 명예회복을 하겠다며 나섰고, 초반은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듯도 했다. 의외로 실력을 갖춘 참가자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슈스케>의 한계는 분명했고, 그 범주를 넘어서지 못하고 스스로 그 안에 잠식해가며 모든 것은 지리멸렬하게 이어졌다.

 

논란의 정점을 찍은 것은 꾸준하게 활동을 해왔던 밴드였다. 가수 데뷔를 한 이들도 오디션 참여가 가능한 <슈스케>에서 중식이 밴드가 출연하는 것이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제작진들이 제시한 미션과 상관없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대표곡을 부리며 시청자들의 불만은 커졌다.

 

공정해야 할 오디션에서 가장 공정하지 못한 방법을 사용했다. 그럼에도 제작진들은 출연자의 의견을 존중했다며 자신들이 제시한 기준조차 스스로 무너트리는 우를 범했다. 모든 출연자들은 자신이 선택한 시대의 대표곡을 연습해 불렀다. 하지만 중식이 밴드는 시대의 대표곡을 부르지 않고 자신의 곡을 선택했다. 기본적으로 주어지지 않은 곡을 마음대로 부르고 합격하는 과정은 이상하게 다가올 뿐이다.

 

다른 출연자들과 달리 다양한 무대에서 공연한 경험이 풍부한 중식이 밴드가 자신들이 오래 전부터 연주해왔던 곡을 원칙과 달리 불러 합격하는 상황은 무엇으로도 이해되기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제작진들이 그 어떤 제지도 하지 않은 채 중식이 편에 서서 스스로 정한 기준마저 무너트리는 순간 <슈스케7>은 끝났다.

 

 

생방송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겁지 않았고 시청률 역시 낮은 수준에서 답보일 뿐이었다. 1.445%가 최고였던 시청률은 논란 후 급격하게 떨어지며 0.8%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준결승이 펼쳐지는 상황에서도 시청률은 1%를 넘지 못했고 결승 역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슈스케7>은 전 시즌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피할 수는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신예영의 폭로는 최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공정성 시비로 논란이 컸던 <슈스케>가 신예영의 폭로로 인해 사실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제작진 측에서는 이미 오해를 풀었던 사안인데 뒤늦게 다시 언급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밝히고 있다.

 

논란이 되었던 담당 교수와 방송사의 밀약 아닌 밀약 등과 관련해서는 이견이 있고, 사실무근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신예영의 말과 제작진의 반박 사이 무엇이 정답인지 아직 알 수는 없다. 제작진들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며 법적인 문제까지도 언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예영 역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적은 SNS 내용에 거짓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오디션은 경쟁이다. 그런 경쟁에는 언제나 잡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무리 공정하게 한다고 해도 불편해하는 이들은 생길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부당하다고 여기는 이들도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완벽한 오디션이란 존재할 수는 없다. 다만 얼마나 공정함을 견지해내느냐가 관건이지만 <슈스케>는 그런 최소한의 가치마저 무너지고 있는 듯하다.

 

<슈스케>만이 아니라 그들이 진행하고 있는 음악 프로그램들에서 유사한 논란들이 거듭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큰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전반적으로 그들의 방송에 부정적인 시각이 강하게 드리우고 있다는 것은 위기이기 때문이다. KBS 출신의 피디와 작가들이 대거 유입되며 새로운 가치가 부여되고 흥행에서도 성공하며 대중적인 인기와 지지를 받았던 그들이 음악 프로그램들의 문제로 인해 힘들게 쌓아놨던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아니지 우려가 되기도 한다.

 

다양한 수저로 정의되는 대한민국의 계급론의 핵심에는 불공정함이 핵심이다. 공정함이 사라진 현실 속에서 편법이 지배하고, 그런 편법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그들은 악법을 통해 자신들의 견고함을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데 집착한다. 그렇게 수저 계급론은 탄생하고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 프로그램마저 공정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은 실망과 분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견고한 현실의 부정 앞에서 쉽게 일어서기 힘든 게 우리다. 지난 주말 시민들의 분노에 물대포로 과잉진압을 하는 모습에 많은 이들은 충격을 받았다. 그것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미국의 사례를 들며 공권력에 의해 사망해도 그건 정당하다는 정치꾼의 이야기까지 더해지며 이 나라가 정상이 아니라는 확신까지 다시 하게 했다. 오디션이라는 프로그램은 취준생들의 취업과도 일맥상통하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등을 하는 것과 취직이 비슷해지는 시대니 말이다.

 

공정함은 중요하다. 누구나 정당하게 자신의 능력에 맞는 대우를 받는 것은 당연해야 한다. 하지만 누군가에 의해 부당한 압력이 만들어지고 이를 통해 가질 수 없는 권력을 가지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부패할 수밖에 없다. <슈스케> 역시 과도한 성공에 대한 집착이 만든 부당함이 결국 스스로 발목을 잡는 결과로 이어진 듯해서 씁쓸하다. 오디션의 생명은 많은 다수가 인정할 수 있는 공정성을 확보해야 가치를 얻을 수 있음을 그들은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