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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스물다섯 스물하나 8화-나 널 가져야겠어, 오해가 부른 연애 선언

by 자이미 2022.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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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동안 PC통신 친구였던 인절미를 만나러 간 희도는 그곳에서 노란 장미를 든 이진을 보게 되었다. 자신의 마음을 터놓고 지낸 유일한 친구가 바로 이진이란 사실에 희도는 반가웠다. 자신의 행동이 질투라 했던 희도는 그게 아니라 확신했다.

 

민채가 엄마가 아시안게임 금메달 논란에 휩싸인 과거 영상을 보며, 할머니 마음을 이해하는 장면으로 8화는 시작되었다. 백이진의 리포트를 보면서 큰 변화가 보이지 않는 민채의 표정을 보면 그가 아버지인가?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보게 한다. 백 씨가 김 씨가 되어 이름까지 바꿀만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그럴 가능성은 없지만 말이다.

앵커였던 할머니는 당시 사건을 그대로 보도했다. 민채는 할머니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해했지만, 정작 희도는 엄마를 원망했다. 자신의 편이 돼줘야 할 가장 가까운 사람인 엄마가 금메달을 부정하는 일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으니 말이다.

 

딸에게는 차마 하지 못했던 본심들을 손녀 민채에게는 잘 털어놓는다. 결혼반지를 팔지 않았다는 사실이나, 딸에게 가해지는 폭력적인 보도에 동참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처지에 대한 후회 말이다. 처음으로 앵커가 되었다는 사실을 후회했다는 재경 마음을 손녀 민채는 알아줬다.

 

이진이 전 여자 친구와 사랑한다는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듣고 희도는 당황했다. 그게 무슨 감정인지 당시 희도는 알지 못했다. 화가 나고 몸이 뜨거워지는 이 감정을 뭐라 부르지 못했다. 경험이 전무했던 희도에게 닥친 이 감정들은 그래서 더 당황스러웠다.

 

승완과 지웅이 학교괴담 이야기에 스스로 놀라 고함치며 도망치기 시작하자, 이진이 희도의 손목을 잡고 함께 뛰었다. 하지만 아무 의미 없음에 멈춰 선 순간 희도가 바라본 것은 자신의 손을 잡은 이진이었다. 발개진 얼굴로 그 작은 스킨십에 집중하는 것은 희도가 사랑이란 감정을 확실히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졸업앨범들에서 다은을 찾기에 여념이 없는 희도의 행동 역시 사랑이다. 졸업사진을 뒤지고, 사라진 사진을 확인하기 위해 단체사진에서 기어코 다은을 찾아낸 희도는 자신이 지금 뭘 하고 있나 하는 자책을 하지만,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이진은 빚쟁이를 찾아갔다. 자신의 딸이 대학을 가려는데 이진 아버지 부도로 대학 등록금도 마련하지 못하겠다고 했던 아저씨다. 그 아저씨에게 이진은 약속했다. 절대 행복하지 않겠다고 말이다. 아무것도 없는 이진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그런 아저씨에게 취직해 모은 돈이라며 건네는 이진의 행동에 아저씨도 흐뭇해질 수밖에 없었다. 

 

딸은 장학생이라며, 자신이 찾아간 것에 대해 사과하며 그때는 그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힘들더라도 최선을 다해 행복을 찾아"라며 이진의 어깨를 다독여줬다. 한순간도 행복하지 않겠다는 이진의 그 지독한 약속은 이제 지키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이진이 승완 집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학교 직속 후배들인 승완과 지웅은 대선배의 복귀가 반갑지는 않았다. 눈치 봐야 하는 선배가 반가울 수는 없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가게 앞에 있던 그들에게 빵을 나눠주며 봉지는 자신 달라는 희도는 이진의 복귀가 반가웠다.

이진의 연애사에 분노해 다이어리에 적던 희도는 카스텔라 빵에 담긴 스티커의 용도에 반색했다. 다꾸의 길에 들어선 희도에게 그 스티커들은 자신의 감정을 전달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삿날 다 모였지만 희도와 유림 사이는 냉랭하기만 하다.

 

티격 거리는 상황에서도 희도의 온 정신은 이진에게 가 있다. 다은만이 아니라 다른 여자 친구도 존재했다는 사실에 심통이 난 희도는 동네 아주머니들에 둘러싸인 이진을 보며 "여자가 없으면 못 사는구나"라고 판단할 정도였다.

 

완력기 시범을 보여주며 얼굴이 빨개지도록 힘을 쓰던 희도가 이진을 보고 부끄러워하는 모습은 이미 상대를 남자로 보고 있다는 의미였다. 완력기를 놓쳐 유리창이 깨지고, 파편에 갇힌 희도를 번쩍 안아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마치 얼어붙은 듯 꼼짝하지 못하는 것 역시 사랑이다.

 

이사의 백미인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는 장면에서도 넋이 나간 희도의 모습은 깊은 사랑에 빠진 모습이었다. 지웅이 탕수육을 좋아하는 유림 앞으로 밀어주고, 희도가 탕수육을 어렵게 집으려 하자 그 앞으로 밀어주는 이진의 모습은 섬세하게 이들의 감정들을 전달하는 과정이었다. 

 

중앙청사 화재 사건을 취재하던 이진은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숙소를 잡아 안정된 리포트를 준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노트북이 망가지며, 준비한 멘트를 다 하지 못하고 방송사고를 내고 말았다. 그 일로 희도 엄마에게 대차게 까이기는 했지만, 재경은 좋은 판단력을 가지고 있다 생각했다.

 

사랑에 푹 빠진 희도와 달리, 유림은 다시 위기를 맞았다. 동네 떡집 기계 구입 보증을 서고, 계까지 들었는데 그 사람들이 야반도주를 하며 사달이 났다. 많은 이들이 사기를 맞고, 어렵게 모은 돈들을 잃게 되었으니 말이다.

 

낡은 딸의 펜싱 장갑을 사주겠다는 엄마는 몰래 오열하며 딸의 낡은 장갑을 수선하는 모습과 그런 엄마를 보며 소리 내지 못하고 우는 유림의 모습은 아프게 다가왔다. 지독한 가난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 현실이 지독함으로 다가왔으니 말이다.

 

징계를 받고 선수촌에서 짐을 빼던 날, 유림은 연금을 가불 할 수 있는지 여부까지 물었다. 소녀가장처럼 행동하는 유림은 누구에게 말도 못 하고 그 지독한 가난과 불안에 맞서고 있는 중이었다. 우연하게 이런 사실을 들은 희도 역시 마음이 무겁기는 마찬가지였다.

아무도 없는 수영장에서 노랫소리가 나자 이상해 그곳으로 향한 희도는 가장 높은 다이빙대에 앉아 있는 유림을 봤다. 위험한 곳에 올라선 그는 한참을 그렇게 있다, 뛰어내렸다. 그리고 한참만에 물 위로 올라온 유림은 오열했다. 희도는 유림이 우는 것을 처음 봤다.

 

그리고 이전에는 젖은 옷을 벗어놓은 장면을 생각해냈다. 지독한 현실과 맞서 싸우는 유림의 방식은 스스로 몇 번씩 죽음과 가까워지는 것이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고통이 유림을 옥죄고 있으니 말이다.

 

양 코치는 희도에게 백 기자와 친하냐 묻고는 거기를 두라 당부한다. 자신이 희도 엄마와 친했는데 당한 것에 대한 반사적인 불안이다. 그런 코치의 말이 아니더라도 경계하고 싶다. 자신에게 일고 있는 이 감정의 소용돌이가 뭔지도 모른 채 휩싸이고 있으니 말이다.

 

버스에서 만난 이진은 희도에게 아이스크림 사라고 하고, 거리 두기를 하는 희도는 폭주하는 오토바이로 인해 이진의 품에 안기는 상황이 되었다. 이 짧은 순간 희도의 오른 다리가 올라가는 장면은 이 드라마의 디테일이기도 했다.

 

얼굴에 묻은 아이스크림을 닦아주는 이진의 행동에 심장이 터질 것 같은 희도는 이진이 던진 "널 보니 좋아서"라는 말에 한계치까지 몰릴 수밖에 없었다. 서둘러 집으로 들어간 희도는 거울을 통해 자신의 얼굴에 점처럼 남겨진 아이스크림을 보며 이진이 장난친 것을 확인 후 뛰쳐나갔다.

 

"너한테 어린애, 무식한 애, 웃기는 애 되는 거 싫어"

 

화가 잔뜩 난 희도는 이진에게 이런 말들을 쏟아냈다. 이는 사랑고백이다. 자신이 더는 이런 어린애가 아니라 이진에게 여자로 인식되기 바라는 마음 말이다. 점점 자신과 이진의 세상이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불안하기만 한 희도였다.

이진은 실수도 인정받지만 나의 실수는 나락이라는 희도는 그걸 "너에 대한 질투"라 표현했다. 그게 사랑이라 인식하지 못하는 어린 희도에게는 이게 가장 합리적 결론이었다. 깨진 유리창을 덮은 수영복 입은 여성의 달력 사진에 옷을 입힌 것은 희도였다. 그런 모습을 보며 행복한 이진 역시 그게 사랑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유림은 희도와 만나기로 했다. 3년 동안 PC통신 친구로만 지냈던 사이였지만, 더는 참을 수 없었다. 그렇게 이진에게 일회용 카메라를 빌리러 갔다, 걱정하는 이진으로 인해 함께 대학로를 찾았다. 희도 역시 드디어 인절미를 만난다는 사실에 노란 장미를 사며 행복했다.

 

그렇게 약속 장소인 대학로에 노란 장미를 들고 등장한 희도를 먼저 발견한 유림은 당황했다. 3년 동안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준 친구가 희도라는 사실에 어쩔 줄 몰랐으니 말이다. 그렇게 이진에게 노란 장미를 안기고 도망친 유림으로 인해 희도는 행복한 착각을 하고 말았다.

 

내 숨겨진 친구가 바로 이진이라는 사실에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보자마자 그런 감정들을 느끼게 된 것은 수많은 대화를 나눴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라는 확신 말이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 그렇게 쌓인 감정들이 만든 결과라 생각한 희도는 이진에게 "나 널 가져야겠어"라는 폭탄선언을 했다.

 

착각은 가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뭔지도 모르는 희도는 그걸 질투라 표현했다. 하지만 인절미가 이진이라 착각하는 순간 모든 것은 단순해졌다. 물론, 이진이 인절미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야기를 하며 드러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진짜 인절미가 유림이란 사실을 알게 되며 이들의 지독해 보였던 악연은 사라지고, 찐친으로 나아가게 될 수밖에 없다. 국가부도 시대에 만난 이들은 서로에게 힘이 되며 성장하고 있다. 그 성장의 한 틈에서 사랑이 싹트고 있음에도 그게 사랑인지조차 모르는 이들의 성장기는 그 자체로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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