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3회-은지 엄마의 오열과 흔들리는 러브라인

by 자이미 2021. 7. 2.
반응형

산모가 위험한 상황에서도 자연분만을 해야 아이가 똑똑하다는 미신을 맹신하는 시어머니와 남편의 고집은 황당함으로 다가왔다. 이런 일들이 의외로 많다는 의미가 되겠다. 추민하가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동의하지 않는 상황에서 급하게 병원에 도착한 석형은 강력한 카리스마로 수술을 시작했다.

 

석형에게는 보이지 않았던 카리스마가 등장했다는 사실은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는 석형의 변화를 알려주는 복선으로 작동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동화와 같은 이야기에도 현실적인 인물들이 등장하고는 한다. '슬의생'에서는 가장 보편적이고 흔하게 보는 의사가 등장한다.

의사 천명태는 유일한 빌런이다. 그는 다른 의사들과 달리, 환자와의 교감이 없다. 자신이 의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음을 대단한 권력을 삼는 자다. 자신 외에는 다 낮게 바라보는 한심한 존재는 환자들은 귀찮은 존채로 여겨진다.

 

다른 의사들이 친절하게 환자를 대하고, 환자와 보호자가 궁금해하는 내용들을 설명해 불안감을 가시게 하는 것과는 차이가 너무 크다. 천명태는 환자들과 말을 섞는 것조차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최소한의 대화만 나눌 뿐이다.

 

드라마에서는 악랄한 빌런처럼 다가오지만, 사실 병원을 찾아 의사를 만나보면 태반이 천명태와 같은 존재들이다. 큰 문제를 삼을 수 없는 수준에서 일을 하는 것이 의사라는 존재이니 말이다. 그런 천명태도 모든 것을 제쳐두고 움직이는 경우가 있다.

 

함께 골프를 치는 멤버이기도 한 지역구 국회의원이 응급실에 오자 다른 환자들까지 돌려보내고 찾았다. 현장에 있는 전공의들도 잘하는 손쉬운 과정을 제대로 하지 못해 환자가 고통스러워하는 상황은 작가가 보내는 한방이었다.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자가 갖춰야 할 직업의식과 윤리를 판타지인 이 드라마는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비교라도 하듯, 주인공들인 의사들은 모두 친절하게 환자들과 마주하며,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명을 해주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실제 의사에서 볼 수 없는 그 친근함과 친절함은 드라마이기에 가능한 설정일 뿐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송화가 익준을 찾은 것은 이유가 있었다. 키다리 아저씨를 정원에게 물려받아 전국으로 확장하며 일들은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틈이 안보일 정도로 바쁜 익준에게 목포 환자 사례를 이야기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더욱 함께 공부한 친구라는 점에서 더 뿌리치기 어려운 도움 요청이었다.

 

간 이식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들이지만, 거대한 체구의 아버지와 달리 아들은 반쪽이다. 이는 간의 크기에도 차이가 있다는 의미다. 다른 병원들이 고사한 상태에서, 짬을 내 확인한 결과 익준은 쉽지 않은 이 수술을 받아들였다. 

 

급한 수술인 목포 환자를 위해 마치 시간이라도 내주려고 한듯 예정된 수술이 뒤로 밀리며 빠르게 수술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수술을 앞두고 익준과 만난 환자는 자신은 상관없는데 아들이 걱정이라며, 아들이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했다. 그게 부모의 마음 이리라.

 

목포에서 개인병원을 하는 친구인 백형도는 같은 날 수술을 하는데 함께 할 의사가 갑작스럽게 아파, 수술 자체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를 알게 된 익준은 과장님에게 부탁을 했다. 평소라면 절대 할 수 없는 부탁이었다.

 

익준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과장의 동생 수술을 해줬기 때문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익준이 담당하며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쳤다. 은혜를 갚고 싶다고 했지만, 과장님에게 뭔가를 부탁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지역에서 힘들게 일하는 동료를 위해 과장에게 부탁한 것이었다. 

정년을 앞두고 진료나 수술도 줄이고 있는 과장은 익준의 부탁으로 목포까지 내려가 수술에 참여해 안전하게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 지역 의료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의사들도 존재하기는 할 것이다. 모두가 서울에 근무하고 싶어 지역 의사들이 모자란 상황에서 목포 사례가 많은 곳에서 이뤄진다면 많은 것들이 달라질 것이다.

 

의사수는 절대 못 늘리고, 지역으로 가는 것도 절대 할 수 없다는 의사 집단. 그저 자신들의 몸값을 높여주고, 안정된 삶을 보장시키기는 것이 곧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이들 집단의 행패는 드라마와는 전혀 상관없는 현실이다.

 

정원과 겨울의 데이트는 들통날 순간들이 매번 등장하고 있다. 간만의 데이트를 위해 병원 앞에서 겨울을 차에 태우는 정원. 그런 모습에 남들이 보면 어떻게 하냐며 나무라는 겨울이지만, 정원은 그저 행복하기만 했다.

 

겨울의 우려처럼 퇴근을 앞둔 의사와 간호사가 이 모습을 봤다. 이들의 연애가 들통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정원이 젠틀하다고 한다. 이런 모습을 보고도 연애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저 정원이 누구에게나 친절하다는 인식만 하고 있을 뿐 그들이 연인이라는 의심은 하지 않았다.

 

전날 의국 회의에서도 아무런 생각 없이 물병 뚜껑을 따서 겨울에게 주고, 습관처럼 마시는 모습을 본 의사들은 그들을 바라봤다. 보통이라면 연예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을 텐데, 그들의 반응은 정원을 닮아야 한다며, 친절함을 이야기할 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익준이 장난처럼 겨울의 남자 친구가 정원이라고 생각하겠다는 말을 하며, 일순간 정적이 흘렀다. 하지만 이내 왜 장난을 쳐서 두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냐는 동료 의사들의 모습을 보면, 이들의 연애는 공개되기 어려워 보였다. 그럼에도 그들의 사랑은 달달하기만 했다.

 

VIP 환자의 어머니가 송화에게 자기 아들을 소개해주고 싶다고 언급했다. 거절했지만 퇴원을 하는 날 동생을 데리러 온 아들과 만날 수밖에 없었다. 전공의인 선빈이 그 환자 어머니가 자꾸 송화에 대해서 물어본다며 가짜 애인을 만들라는 제안도 했었다.

 

정원이나 다른 사람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자, 바로 익준을 언급했죠. 송화가 행복해하는 익준을 언급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송화의 평소 태도가 그런 상상을 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VIP 환자의 오빠이자, 극성스러운 엄마의 아들인 그는 송화에게 커피 한잔하자며 그 자리를 피했다.

 

그가 그런 행동을 한 것은 민폐를 면하기 위함이었다. 그는 사실 사귀는 여자가 있다고 했다. 어머니도 알고 있는 이지만, 더 좋은 집안과 직업을 가진 이가 며느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시절부터 친구였고, 여자 친구 어머니와도 잘 아는 사이임에도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오래된 친구인 그가 작년 자신에게 고백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친구사이에 그럴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내 마음을 바꿨다고 한다. 보면 좋은 그에게 친구가 아닌 남과 여로 받아들이며 연애를 시작했다고 했다. 이는 송화와 익준의 상황이다.

말 그대로 암시를 통해 송화가 익준의 고백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동일한 조건과 상황 속에서 이미 송화는 한번 익준의 고백을 아니, 고백하려는 마음까지 접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자신과 동일한 상황에서 연인이 된 이를 만났다는 것은 당연히 송화의 변화를 암시하는 것이다.

 

송화와 익준의 사이가 급발전할 가능성이 열린 것과 달리, 준완의 사랑은 위태롭게 되었다. 친구와 여행을 가기로 했다는 익순이 우려처럼 교통사고가 났다. 큰 부상은 아니라지만 준완으로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익순의 전화를 받은 남자가 전한 경과였다.

 

영국으로 유학을 가있는 익순이 보고팠던 준완이었지만, 현재 함께 영국으로 갈 수도 없는 처지였다. 이런 상황에서 사고가 났고, 큰 부상은 아니라지만 가보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까운 것은 당연했다. 문제는 전화를 받았던 그 남자의 이름이 세경이었다.

 

그동안 익순이 언급했던 제일 친한 친구인 세경을 여자라고만 생각했는데, 사실은 남자였다. 이 사실을 알자마자 준완은 크게 한방 맞은 것 같은 기분이다. 그저 여자 친구라 생각했던 같은 건물에 사는 친구가 알고 봤더니 남자라는 사실에 불안했으니 말이다. 이들의 사랑은 그렇게 끝나는 것일까?

 

심장병을 앓고 입원한 민찬과 그를 돌보는 어머니 이야기는 훈훈하면서도 안타깝게 다가왔다. 먼저 입원해 그런 과정을 이미 겪었던 은지 어머니가 살뜰하게 민찬 어머니를 돌봤다. 심장 이식을 기다리는 아이를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그리고 보호자인 자신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생활해야 하는지 마치 친언니처럼 살갑게 챙겼다.

집에서 반찬까지 싸와 장기 입원 가족이 아니라면 모를 병원 식당의 보호자 전용 자리도 알려줬다. 그렇게 아들 걱정에 식음까지 전폐하고 쓰러질 것 같았던 민찬 어머니를 단단하게 세워준 것이 은지 어머니였다. 그날도 다른 날과 다르지 않게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다.

 

식사 도중 전화를 받은 민찬 어머니는 놀랐다. 자기 아들이 심장이식을 받게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함께 있던 은지 어머니도 기뻤다. 자신의 딸이 심장 이식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에서 자신의 일처럼 기쁠 수밖에 없었다.

 

최종적으로 민찬이 심장이식이 결정되자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많은 어머니들이 축하를 해줬다. 결코 남일 같지 않은 상황에서, 희망을 봤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늦은 밤 아무도 없는 야외 정원에서 소리도 내지 못하고 오열하는 은지 어머니의 모습은 아프게 다가왔다.

 

민찬의 심장 이식을 시기하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축하해주지만, 오랜 시간 투병 중인 자신의 딸은 왜 여전히 심장이식을 하지 못하는지 안타까워 우는 어머니의 모습은 그래서 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모든 조건들을 맞춰 이식되는 심장과 맞아야 하기 때문에 오래 입원을 하고 대기를 했다고, 순번이 빨리 돌아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은지 어머니를 더욱 아프게 했다. 

 

병원 판타지 드라마인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는 다양한 환자들의 이야기와 함께 절대다수의 시청자들이 원하는 러브라인의 변화를 예고했다. 송화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이들의 사랑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도 있다는 의미로 다가오니 말이다. 그럼에도 변수들은 존재하는 것이 작가와 감독의 전작들이 그랬기 때문일 것이다.

 

[글이 마음에 들면 공감과 구독하기를 눌러주세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