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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승승장구를 '무한도전'으로 만든 박명수의 힘?

by 자이미 2010.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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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버라이어티 <승승장구>에 박명수가 출연했습니다. 이런 토크 쇼에 박명수가 등장하는 것이 의외로 보이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승승장구에서 박명수를 볼 수 있었다는 것은 재미있었습니다. 최근 김국진이 자신의 삶을 통해 멋진 이야기들을 풀어 놓았듯 40대 연예인들이 삶을 이야기하는 것 재미있네요.

무한도전으로 만들어버린 박명수의 승승장구



언제나 그러하듯 기본적인 포맷으로 진행된 <승승장구>의 아쉬움은 태연이 태국 공연 때문에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라고나 할까요? 깝권 조권의 등장으로 많은 부분을 상쇄시켜주기는 했지만 말이죠. 17년 연예 활동 중 첫 단독 게스트로 출연한 박명수는 그의 대표곡인 '바다의 왕자'를 부르며 입장했습니다.

자신이 아직 2인자인지 1.5인자 인지 명확하지는 않았지만, 처음부터 자신의 캐릭터를 버리지 않으며 솔직하게 하는 대화는 흥미로웠습니다. '영화계 버럭'이라는 김승우에게 예능 식 버럭이 무엇인지를 가르치며 시작되었습니다. 스피드 질문을 통해 이긴 MC의 질문을 초대 손님에게 하는 형식을 빌려 그들은 본격적으로 박명수와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박명수에게 가장 중요한 화두일 수밖에 없는 유재석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은 역시 어디에서나 집요하게 다가옵니다. 유재석에게 묻어가기만 하는 박명수라는 일간의 평가와는 달리 박명수는 명확한 소신을 가지고 있었죠. 서로가 궁합이 잘 맞아 도움이 되는 관계라는 그의 말엔 충분히 동의 할 수밖에는 없지요.

단순히 유재석에게 잘 보이기 위해 농담처럼 던지듯 '재석이 차 세차를 해주고 명절 때마다 찾아 간다'는 말이 사실일리도 없지만, 그런 허튼 방법으로 유재석이 편애를 할 걸로 보이지도 않고 17년 연예 생활이 그저 주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니 말입니다. 그런 식의 편애가 가능하다면 한때 같은 소속사에 있었고 여전히 재석을 가장 잘 따르는 노홍철과 함께 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겠지요.

유재석이 있기에 박명수가 돋보일 수 있고, 박명수가 있기에 유재석이 더욱 화려해질 수 있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한 듯합니다.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누군가가 더욱 도드라져 보일 수는 있겠지만, 그것만이 전부일 수 없음은 시청자들이 더욱 잘 알고 있을 테니 말이지요.

박명수를 좋아하지 않거나 무한도전을 잘 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신기하거나 처음 듣는 질문들이 많았겠지만, 솔직히 식상한 질문들이 이어질 뿐이었죠. 이미 많은 곳에서 밝혔던 답변들이 반복될 수밖에는 없었고 그런 상황에서 등장한 하하는 처음에는 아군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무한도전에서 캐릭터로 굳어진 무한 폭로와 비하 개그는 '승승장구'를 장악하며 훈훈하게 진행되던 박명수와의 토크 쇼를 무한도전 속 하하 쇼로 변질되게 만들었습니다. 친한 관계로 오랜 시간을 함께 해서 인지 유독 많은 비밀들을 알고 있는 하하는 '무한도전' 속에서도 각 멤버들의 비밀을 폭로함으로서 주도권을 행사하는 캐릭터였습니다. 그런 하하를 승승장구에서 그대로 볼 수 있어 반갑기도 하지만 씁쓸함이 더 컸었습니다.

하하 등장으로 김승우의 승승장구는 무한도전에 잠식당한 '하하 식 승승장구'가 되어버렸습니다. 하하의 폭로와 비하 개그가 이어지며 전체적인 분위기는 그렇게 흘러갈 수밖에는 없었고, 무도에서 보여주던 상황 극이 상황 극이 아닌 실제인 건 아닌가란 생각이 들 정도로 쩔쩔매는 명수 옹의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했습니다.

뒤이어 등장한 길까지 합세하며 '승승장구'는 한 달 이상 방송을 통해 접할 수 없었던 무한도전을 보는 듯한 느낌도 전해주었죠. 물론 하하 식 폭로와 비하 개그가 무한도전의 전부라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그저 1/7일 뿐이지요. 그렇다고 고정 멤버인 하하의 모습 또한 무도의 한 부분일 수밖에는 없지요.

김국진이 롤러코스터를 인생에 비유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다시 도전하라는 말처럼, 박명수도 실패도 경험일 뿐이니 두려워하지 말라고 합니다. 단역부터 다양한 역할을 해왔던 것 모두가 소중한 경험이 되었고, 그렇게 쌓여 있었던 것들이 어느 날 갑자기 기회를 맞이하며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었다는 명수 옹의 말은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다가오지만, 아직 준비가 안 되어 있으니 잠시 뒤에 오라고 한들 기회가 되돌아가 다시 오지는 않습니다. 기회란 어느 누구에게나 찾아오기 마련이지만 그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이는 충분하게 준비된 자들의 몫임을 명수 옹은 자신의 모습을 통해 보여주었습니다.

'호통 개그'로 각인된 명수를 의식한 포맷인지는 모르겠지만 기존 '승승장구'가 보여주던 방식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명수옹 스스로도 많은 준비를 하고 나왔다고 말했듯 여러 가지 사안들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지만 '비난 개그'로 무장한 하하의 등장은 일방통행으로 바꿔버렸습니다.

토크 쇼의 초짜들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닌 '승승장구' MC들은 전체적인 흐름을 끌어가지 못하고 상황에 말리며, 하하 식 무한도전으로 흘러 마치 무한도전에서 방송되었었던 '박명수 쇼'를 보는 듯 위태롭기도 했습니다.

하하로서는 오랜만의 복귀로 과거의 자신 캐릭터를 극대화해 예능에 안주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던 듯합니다. 가장 편한 명수 옹에게 자신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보여줌으로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기는 했겠지만, 그를 탐탁하지 않게 생각하던 이들에게는 더욱 헤어 나오지 못할 이미지로 각인되었던 승승장구였습니다.


의외로 '승승장구'가 재미있게 다가온 건 같은 시간대에 앞선 토크 쇼와는 달리, 의외로 소신 방송을 하려 노력한다는 점입니다. 지난 주 한해숙도 그랬지만 박명수까지 다른 토크 쇼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초대 손님은 그것만으로도 무척이나 상징적이었습니다.

물론 비나 소녀시대 등 누구나 반가워할 만한 스타들이 초대가 안 된 것은 아니지만, 스타 일변도의 모습만을 추구했다면 아이돌 순례와 최근 새로운 앨범을 내놓은 이효리등 특급 스타들로 채워도 모자랄 정도로 넘치는 것이 현실인 상황에서 '김해숙과 박명수'는 의외의 선택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런 특별한 몇 가지 사례로 전체를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이런 노력마저도 폄하 되서는 안 되겠지요. 의식적으로 착한 토크 쇼를 표방하고 여전히 자리 잡기에 힘겨워 하는 김승우의 모습들과 다른 보조 MC들의 역할도 아쉽게 다가오지만 말입니다.

승승장구에 출연한 박명수 편은 반가움과 함께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좀 더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 낼 수도 있었지만 하하의 등장 이후 급격하게 변해버린 상황은 어정쩡한 토크 쇼가 되어버렸고, 여전히 초대 손님을 활용할 줄 모르는 MC들은 아쉽게만 다가왔습니다.

박명수를 규정하는 무한도전의 아우라는 승승장구 출연으로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30대 후반 빛을 발하기 시작하며 진정한 전성기를 구가하는 그에게는 그렇게 빛을 볼 수밖에 없는 준비가 있었음이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준비하지 않은 자에게는 기회조차도 올 수 없다는 평범하지만 절대적인 진리를 다시 한 번 박명수를 통해 읽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아쉬움들이 있었지만 간만에 무한도전을 느낄 수 있었던 승승장구는 불편함과 행복함이 교차했던 방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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