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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시카고 타자기 14회-고경표의 전생 죽음은 현실에 대한 암시였다

by 자이미 2017.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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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전 일제 강점기 독립을 위해 일본과 싸우던 독립군들의 모습은 과거의 일 만은 아니었다. 당시 인물들이 환생해 다시 만났다. 그리고 현재의 모습은 과거와 연결되며 흥미롭게 이어졌다. 단 2회 만 남겨둔 <시카고 타자기>는 마지막 반전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신율과 유진오;

돌이킬 수 없는 현실, 과거의 악연이 현재까지 이어지며 맞이한 극단적 상황 바로잡힐까?



80년 전과 현재는 교묘하게 연결되어 있다. 전생에 못다 한 삶을 살았던 이들은 그렇게 환생을 한 후에도 운명처럼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들이 환생을 하고 서도 다시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다. 그렇게 만난 그들은 전생의 기억들을 끄집어내기 시작했다. 


사라지지 않은 전생의 기억. 그 기억은 모두에게 다르게 찾아왔다. 10살 때부터 전생의 기억을 찾기 시작한 설이는 그런 이유가 분명하게 존재했다. 바로 자신의 어머니 역시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빨리 기억을 되찾기 시작했는지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세주는 뒤늦게 전생의 기억을 되찾았다. 시카고에서 조선 타자기를 만나면서 그는 깨어나기 시작했다. 그 알 수 없는 묘한 끌림을 가지고 있던 그는 시카고 타자기가 자신의 집으로 들어오자 전생과 마주해야 했다. 외면하고 도망치려 해도 할 수 없는 그 지독한 운명은 세주에게 현실을 직시하게 했다.


태민 역시 전생에 함께 했던 존재였다. 다른 이들과 달리, 태민은 일본에 충성했던 밀정이었다. 태민 역시 자신이 전생에 누구였는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누구보다 태민을 잘 알고 있던 진오에 의해 그 역시 잠시 깨어날 수 있었다. 태민이라는 존재는 과거나 현재나 역할이 한정되어 있다. 


허영민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갈 때 그는 일본의 앞잡이였다. 같은 민족을 약탈해서 얻은 지위로 살아가던 그는 80년이 흐른 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세주가 쓴 역작 '인연'을 자신의 것으로 발표해 교수라는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과거에는 일제에 충성을 하고, 현재는 타인의 소설을 훔쳐 자신의 것으로 만든 그는 과거나 현재나 그런 인물이었다. 


결코 넘어설 수 없는 벽에 분노하던 허영민과 태주는 결국 그렇게 다시 복수를 다짐한다. 자신을 속인 그들을 그대로 놔둘 수는 없었다. 자신이 어떤 짓을 하고 있고 무슨 잘못을 하고 있는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자신의 앞길을 막는 자들을 제거하기 위해 복수에만 집착하는 그는 그런 존재였다. 


80년 전 독립군 내부에도 밀정은 존재했다. 카르페디엠의 마담인 소피아가 밀정이었다. 일본군을 죽이고 교도소로 간 아들을 구하기 위해 소피아는 허영민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자신의 전생을 기억해낸 설이 엄마는 그렇게 전생의 악연을 기억했기 때문에 딸과 멀어져야 했다. 현생에도 다시 그게 재현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불안하던 현실 속 관계는 진오의 선택에 의해 폭주하기 시작한다. 유령인 자신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주를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었다. 좀처럼 태도를 바꾸지 않는 태민의 행동에 분노한 진오는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고 싶어했다. 


태민에게 빼앗은 '인연' 초고 원본을 카피해 태민의 어머니 홍소희에게 돈을 받으며 글을 쓰던 기자에게 보냈다. 오직 자신에게 이로운 것만 취하는 그는 태민이 세주의 글을 도둑질 했다는 기사를 냈다. 그렇게 모든 것은 끝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기사는 삽시간에 퍼졌고, 학교에 있던 태민은 학생들의 손가락질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황금곰 갈지석 대표에게도 버림받는 신세가 되었다. 갈 대표가 세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태민을 선택한 이유는 '인연'이라는 소설이 가진 천재성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게 태민이 아닌 세주의 것이었다는 사실에 선택은 명료해질 수밖에 없었다. 


궁지에 몰린 태민은 해서는 안 되는 짓을 벌이고 말았다. 세주에게 원한이 있던 조상미에게 설이를 납치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했던 행동을 증거로 가지고 있던 태민은 그녀를 협박하고 거액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설이를 납치한다. 그렇게 태민은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어버렸다. 


80년 전에도 태민인 허영민이라는 이름으로 해서는 안 되는 짓을 하며 살았던 인물이다. 그가 파 놓은 함정을 비웃고 이를 역이용해 친일파들과 그들이 모은 돈을 가져가는 작전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독립군은 허영민이 판 함정에 당당하게 들어서 다른 곳을 파괴해 병력을 분산시키고, 그 안에서 친일파를 제거하기 시작했다. 


이는 현재에서도 동일하게 이어진다. 아직 마지막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지만 그 친일파 척결은 잘못을 바로잡는 행위다. 유령이 된 진오가 세주에게 반복적으로 이야기를 하듯, 제대로 된 사과 없이 용서를 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반성도 없는 상황에서 용서는 곧 독이다. 


우리는 현대사에서도 이를 제대로 목도하고 있다. 반성하지 않는 자들에게 용서를 한 죄는 결국 수많은 범죄자들을 양산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었다. 전두환이 무기징역을 지금까지 살고 있었다면 이명박근혜는 나올 수 없었다. 말도 안 되게 정치적인 목적으로 전두환에게 자유를 주며 비슷한 범죄자들이 다시 동일한 범죄를 저지르도록 방치했다는 점에서 절대 유사한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설이 사라진 후 태민을 찾아간 세주는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 조상미가 모든 사건의 주범이라 주장하지만 세주는 알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을 태민이 꾸미고 진행하고 있음을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태민의 제안을 거부하고 경찰에 전화를 하는 세주에게 절망을 느끼는 것은 당연했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려던 태민을 막던 세주는 오히려 건물 옥상에서 추락하는 신세가 되었다. 막는 세주를 뿌리치는 과정이기는 했지만, 밀어버리고 싶은 욕망이 앞선 이유였을 것이다. 그렇게 추락하는 세주는 뒤늦게 진오의 말을 깨닫기 시작했다. 반성하지 않는 자에게 용서는 죄악이라는 사실 말이다. 


자신이 소멸해가고 있음을 알고 있는 진오는 조심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소멸이 빨라진다고 해도 그는 이 상황을 피할 수 없었다. 그렇게 진오는 모든 힘을 동원해 세주가 있는 장소로 이동했다. 그렇게 그는 세주의 추락을 막고 소멸되는 운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주의 타자기 앞에 앉았다는 이유로 신율은 저격을 당했다. 소피아가 어렵게 알아온 수장이 어느 공간에 어떤 모습으로 있는지 알게 된 허영민이 직접 총구를 겨누고 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야 현재의 상황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허영민을 제거한 것이 바로 수현일 가능성이 높다. 


진오의 전생인 율이의 죽음에 대한 기억을 되찾는 것은 그가 유령으로서 사명감을 다하는 순간이 무엇인지 암시했다. 세주가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를 구하는 역할이 진오가 유령이 된 이유였다.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80년 전이나 현재에서나 세상을 바꾸려는 이를 돕는 역할이 진오의 몫이었다. 


2회만 남긴 <시카고 타자기>는 흥미롭다. 세주를 건물 옥상에서 내던져버린 태민. 그는 결코 그 악행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납치되어 있던 설이는 상미에게서 벗어나 현장으로 갔을 것이다. 추측이지만 80년 전 수현을 생각해보면 설이가 어떤 역할을 할지 알 수 있게 되니 말이다. 이제 단 두 번의 이야기만 남겨두고 있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시카고 타자기>는 매력적인 이야기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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