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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아랑사또전 20회 종영-새로운 전설을 만들어낸 이준기와 신민아의 끝없는 사랑

by 자이미 2012.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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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와 아랑의 슬픈 사랑을 담은 <아랑사또전>이 20회를 마지막으로 종영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해피엔딩이 된 그들의 사랑은 숨죽이며 봤던 많은 시청자들에게는 행복으로 다가왔을 듯합니다. 무영과 무연과 끝없는 인연이 극단적인 방식의 악연이 되기도 했지만, 은오와 아랑의 인연은 행복으로 귀결되었으니 말입니다. 

 

윤회설을 기반으로 펼친 아랑전설, 용두사미가 되었지만 즐겁다

 

 

 

 

 

경남 밀양에 전해 내려오던 '아랑전설'을 테마로 삼은 이 작품은 흥미로웠습니다. 아랑과 사또의 인연을 통해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인간의 내면을 적나라하게 들쳐 냈던 드라마라는 점에서 재미있었습니다. 탐욕의 화신인 무연과 최대감을 통해 인간의 잘못된 욕망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보여준 <아랑사또전>은 분명 흥미로운 드라마였습니다.

 

어머니인 서씨의 가슴에 상제가 준 비녀를 꽂아야만 했던 은오. 그런 서씨의 몸에서 벗어나 아랑을 향해가던 무연을 잡아채는 무영. 그 긴박한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아랑까지 19회에 이어 20회 초반을 장식한 이들의 필연적 관계들은 결국 인과응보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물론 이런 인과응보라는 말로 모두를 표현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인간 세상에서 헛된 욕망을 가지고 탐욕으로 자신의 생명을 연장해가던 무연에게는 적합한 단어가 될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끝없는 탐욕에 몸부림치는 무연을 안고 소멸시키는 무영. 저승사자에게 죽음이 있느냐는 아랑의 질문에 누구에게나 끝은 존재한다며 자신들은 죽음이 아닌, 소멸되는 존재라고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선녀였던 무연을 그렇게 소멸시킨 무영은 자신 역시 스스로 소멸의 길을 걸으며 수백 년을 이어왔던 무연과의 인연을 마무리합니다.

 

너무나 사랑한 사이여서, 그래서 어쩔 수 없었던 무영과 무연의 관계는 악연으로 흘러갔지만 그들은 함께 소멸되며 영원히 대체할 수 없는 존재로 남게 되었습니다. 천상에서 상제가 무연에게는 소멸이 곧 가장 잔인한 형벌일 것이라는 말은 그의 시각일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아무 감정도 느낄 수 없는 천상보다는 고통이라도 느낄 수 있는 지옥을 선호한 무연에게는 분명 잔인한 형벌이겠지만, 무영이 가지는 사랑의 감정은 함께 소멸됨으로서 그들의 사랑은 영원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간과되거나 혹은 뒤로 밀려났던 돌쇠와 방울의 사랑도 해피엔딩이 되었습니다. 역사적 사실 관계를 들이밀고 <아랑사또전>을 바라보면 결코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지만, 그 안에 만들어진 세상을 통해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흥미롭기만 합니다. 은오를 보살피던 돌쇠는 결국 밀양 사또가 됩니다.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밀양은 그 누구라도 백성을 섬기는 이들이라면 사또가 될 수 있다는 나라의 명에 따라, 돌쇠가 사또가 된 것이지요. 그런 돌쇠에게는 평생을 함께 하고 싶은 여인이 있었고, 그 운명의 상대인 방울과 가락지를 하나씩 나눠끼며 사랑의 징표로 삼았던 그들은 결국 은오의 부모가 되었습니다.

 

<아랑사또전>에 나왔던 인물들 중에서 가장 행복한 이들은 은오와 아랑도 아닌, 어쩌면 돌쇠와 방울이었을 겁니다. 종의 신분에서 사또가 된 돌쇠와 무당에서 보쌈으로 거부가 된 방울이의 사랑은 결국 이승에서 가장 행복한 삶을 살았으니 말입니다.

 

모든 권력을 누리며 탐욕에 찌들었던 최대감은 저승에도 가지 못한 채 구천을 떠돌며 자신이 수족처럼 부리던 부하인 거덜에게 혼줄이 나는 모습은 통쾌하기까지 했습니다. 현실에서 지독한 탐욕을 부리는 권력자들의 결말이 최대감과 같은 운명일 것이라는 기대치가 바로 그런 통쾌함의 원인일 것입니다.

계속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은 고통을 견디지 못한 주왈은 폭풍 같은 오열과 함께,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맙니다. 지독한 삶을 이겨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했던 살인은 그를 풍족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그의 삶은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그가 새로운 저승무반이 되어 무영이 하던 일을 하게 되는 모습은 어쩌면 그에게는 운명적인 결과였을 지도 모릅니다. 업보를 업보로 되갚는 주왈의 모습으로서는 가장 적합했으니 말이지요.

 

진실의 종이 울리지 않는 이상 아랑의 한풀이는 이루어질 수 없었습니다. 그대로 아랑을 보낼 수 없었던 은오는 그 방법을 얻어냅니다. 저승가는 길목에 있는 '생사부고방'에 가서 아랑에 대한 궁금증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잘못하면 은오가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은 모두를 긴장하게 했습니다.

 

함께 손을 맞잡고 저승숲에 들어선 은오와 아랑. 수많은 원귀들이 그들을 붙잡는 사이 서림을 키웠던 친모의 등장은 그녀가 그토록 알고 싶었던 자신을 돌아보게 합니다. 기억에서 사라졌던 서림과 어머니. 그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찾게 된 아랑으로서는 그 무엇보다 값진 선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생사부고방'을 지키는 무사로 이성민이 깜짝 카메오 출연을 했다는 사실이 반가웠습니다. 비록 짧은 출연이지만, 매력적인 이성민을 뒤로하고 들어선 은오에게 그곳은 모든 진실을 알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은 곧 행복만 존재하지 않다는 점에서 은오에게 그곳은 고통의 방이기도 했습니다.

 

아랑이 진실의 종을 울리기 위해서는 아랑 자신이 죽어야만 한다는 사실은 모순이었습니다. 죽어도 죽을 수 없는 존재가 된 아랑이 죽을 수는 없는 일이니 말입니다. 자신을 죽인 것은 바로 아랑이고 그런 아랑이 상제의 숙제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자신이 죽어야 하는데 그녀는 결코 죽을 수 없는 존재이니 말입니다.

 

풀고 싶어도 풀 수 없는 문제를 낸 상제와 6살 때 이미 죽었던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은오. 천상에 올라가 자신이 지옥에 떨어질 테니 아랑만은 살려달라는 은오의 바람은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사랑한다면 자신 보다는 그 사랑하는 대상에게 좀 더 집착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은오의 자신을 버린 사랑은 현실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진정한 사랑이었으니 말입니다.

 

아랑이 이승에서 행복하게 살 수만 있다면 자신이 지옥 불에 떨어져도 상관없다는 은오. 그로 인해 은오와 아랑은 환생해 끝없는 사랑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과거 무영과 무연이 연인과 남매를 오가며 고통의 시간을 가진 것과 달리, 환생해서도 영원한 사랑을 이어갈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는 점에서 은오와 아랑의 사랑은 분명 해피엔딩입니다.

분명 <아랑사또전>은 용두사미입니다. 극적인 상황들을 만들어내고도 마무리가 밋밋하게 이어지며 그 극적인 재미를 이어가지 못한 것은 아쉽습니다. 충분히 매력적인 소재와 이준기와 신민아라는 스타를 통해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음에도 이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은 제작진의 한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회적 함의를 담아내고, 나름의 새로운 영역들을 개척하려 노력했다는 점들을 망각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군 제대 후 첫 드라마인 <아랑사또전>에서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인 이준기는 여전히 대단했습니다. 군 입대 전보도 더욱 존재감이 상승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준기에게는 좋은 드라마로 남겨질 듯합니다. CF배우라는 오명을 받아왔던 신민아에게도 이 작품은 자신의 존재감을 새롭게 각인시켰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올 듯합니다. 초반 연기력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여겨졌던 신민아가 굴욕 없는 연기를 선보였다는 점은 <아랑사또전>의 침몰을 막았다는 점에서 중요했습니다.

 

다중인격을 극적으로 보여주었던 강문영의 재발견도 흥미로웠습니다. 한 동안 보이지 않았던 그녀가 홍련으로 분해 극단적인 악을 연기하는 모습은 대단했으니 말입니다. 잊혀진 과거의 배우가 아니라 여전히 매력적인 배우라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해낸 강문영의 활약 역시 반가웠습니다.

 

윤회설을 기반으로 인간과 귀신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담아낸 <아랑사또전>. 비록 아쉬운 부분들이 존재하기는 했지만 그 안에 담아두었던 다양한 이야기들은 분명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이준기와 신민아가 열연한 은오와 아랑의 이야기는 기존의 <아랑전설>을 넘어서는 새로운 전설로 각인 될 정도이니 말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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