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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알고 있지만 1회-탐미적으로 한소희와 송강의 사랑을 담아내다

by 자이미 2021.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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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원작의 드라마 <알고 있지만>이 지난 토요일(19일) 첫 방송되었다. 원작인 웹툰을 보지 않았지만 이미 상당한 인기를 끈 작품이라는 점에서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사실에 반가워하는 이들도 많았다. 전통적으로 특정 세대가 지배하는 시청률 지표로는 이 드라마를 평가하기는 힘들다는 의미다.

 

청춘 드라마들이 사라진 상황에서 KBS2의 <멀리서 보면 푸른 봄>에 이은 대학생들이 주인공이 드라마가 시작되었다. SBS의 <라켓소년단>이 중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세 작품이 각각의 스타일로 동시대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중이다.

<알고 있지만> 첫 회는 탐미적이라는 단어로 정의 내릴 수 있을 듯하다. 19금 이야기들도 있었지만, 그 정도로 자극적인 영상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첫 회를 보신 분들은 키스를 한다거나 TV에서 보여줄 수 있는 수위 그 이상의 감각으로 받아들였을지도 모르겠다. 

 

나비(한소희)는 연애 중이었다. 미술학원 강사였던 그 남자는 진지하게 접근했다. 그렇게 연인이 되었지만, 항상 지배자는 남자친구였다. 동등하지 못한 관계가 균열이 가기 시작한 것은 이 남자의 전시회장이었다. 모두가 수근 되는 이상한 조각품은 바로 나비의 모습이었다.

 

연인 사이라는 점에서 성인들이 무엇을 하든 그건 그들의 선택이다. 하지만 공개적으로 작품이라는 이름으로 은밀해야 할 추억을 모두에게 드러내는 조각으로 만든 것은 일방적 성폭행이나 다름없다. 자신의 순수한 작품이라 주장하지만, 성적으로 특화된 이 작품에 실명을 붙인 이 자는 문제가 심각한 존재일 뿐이다.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이 남자의 행태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이 한 행동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며 나비를 가르치려는 행위는 기만적이다. 나비 역시 미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작품이라 생각할 수도 있었다.

 

나비가 더는 참을 수 없었던 것은 남자친구가 바람까지 피웠다는 사실이다. 강사로 있는 미술학원에서 자신에게 작업을 걸던 것처럼 다른 여성에게 접근해 키스까지 하는 모습을 보는 나비는 모든 것을 정리할 필요가 있음을 확신했다.

 

그동안 나비는 남자친구의 가스라이팅에 당해야 했다. 어린 나이에 같이 미술을 하는 남자 친구는 어찌 보면 나비에게는 특별한 존재였을지도 모른다. 어른이 하는 말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만큼 집착해왔던 남자. 가증과 가식으로 점철된 이 남자의 행태를 더는 두고 볼 이유가 없었다.

 

자신의 외도를 알게 되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아무렇지도 않게 나비 앞에 등장한 이 남자를 보며 한마디 건넸다. "개새끼"라고 나지막하지만 명쾌하게 상대에게 건넨 나비의 이 욕설은 통쾌했다. 그리고 울며불며 따지는 것이 아니라, 이제야 이 괴물 같은 자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는 확신을 담은 웃음까지, 나비에게는 자유였다. 

 

가식으로 점철되었던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나비의 삶은 평온하고 행복했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작업을 하는 등 그 나이 때 미술학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진짜 남자를 만나기 위해 원나잇을 반복하는 친구,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는 친구 등 제각각의 모습들은 그 나이 때 청춘들의 실제 모습이기도 할 것이다. 

 

지독한 연애를 마친 나비는 더는 남자를 만나고 싶지 않았다. 한동안은 말이다. 하지만 그런 개인적인 다짐과 상관없이, 술집에서 우연히 자신 곁으로 다가온 한 남자에 의해 모든 것들은 흔들리고 말았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이 남자는 심장에 해로운 존재였다.

 

 

누군가를 찾던 재언(송강)은 혼자 간단하게 술을 마시던 나비 곁에 앉았다. 목에 나비 문신을 한 이 남자는 어쩌면 처음부터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는 남자. 나비 문신을 한 이 남자가 나비 곁에 앉았다.

 

나비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름도 알지 못하는 이 남자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다트를 하는 상황에서 자세를 잡아주기 위해 어깨에 올라온 손에 나비는 심장마비에 걸릴 정도였다. 그것도 모자라, 자신의 팔에 나비 그림을 그려주며 입김으로 잉크를 말려주는 행위에 나비는 혼절할 정도였다.

 

더는 참을 수 없어 밖으로 나간 나비. 그리고 담배를 권하는 이 남자의 행동에 담배를 피우지 못하는 나비는 거절했지만, 술 취한 여자의 등장으로 나비는 담배를 집어 들었다. 이 과정에서 나비가 이름도 모르는 이 남자에 빠졌다는 사실은 명확해졌다.

 

자신의 집으로 가자는 말에 거부를 하지 못하고 화장실을 찾았던 나비는 누군가와 전화를 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른 여자와 대화를 하는 이 남자의 집에 갈 생각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생각나는 이 남자로 인해 나비는 혼란스럽기만 했다.

 

이름도 모르는 이 남자의 정체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다. 담배피우러 가는 친구 따라 올라간 옥상에는 다수의 무리들이 자유롭게 쉬고 있었다. 그리고 친구는 뒷모습만 보이는 남자를 가리키며, 나비와 술을 마시고 싶다고 했다고 말을 꺼냈다.

후배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 알게 되었는데, 나비만 모르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때는 몰랐다. 그게 누구인지 말이다. 하지만 그 후배가 바로 술집에서 우연하게 만났던 그 남자였다. 그 남자, 재언은 다른 학교에 다니다, 미술이 하고 싶어 다시 시험을 치르고 입학했다고 한다. 나비와는 동갑인 후배라는 의미다.

 

학과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았던 나비는 지독한 연애가 끝난 후 또래 학생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치명적인 남자를 만난 후 그의 일상 역시 치명적으로 변할지도 모른다. 학과 모임에 함께 참석해 재언을 처음 본다고 이야기하는 나비는 이 상황이 여전히 이상하기만 하다.

 

<알고 있지만> 첫 회는 나비와 재언의 첫 만남을 다뤘다. 특별해 보이지 않은 이야기를 느린 화면 속에 탐미하듯 이들의 모습을 관조하는 카메라로 풍성하게 만들었다. 여성 감독 특유의 감각이 잘 묻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섬세한 묘사는 탐미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20대 청춘들의 사랑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이 작품은 다른 청춘 드라마의 사랑과는 다르다. 보다 농축된 모습으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열 번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지도 궁금해진다.

 

한소희와 송강에 대한 연기력 논란이 일부에서 나오기는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좀 더 지켜볼 대목이다. 캐릭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변화는 필요하고, 1회에서 보여준 것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는 이르기 때문이다. 대단하다고 포장할 수는 없지만,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 제작진들로 인해 흥미로운 시작을 했다는 사실만은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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