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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월화 드라마, 공부의 신, 파스타가 아닌 제중원인 이유

by 자이미 2010.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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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첫 월요일 드라마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행복한 고민거리가 생겼습니다. 바로 월화 드라마가 방송 3사에서 새롭게 시작하기 때문이지요. MBC <선덕여왕>이 독점해왔던 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그들의 무한 경쟁은 이미 진행중이었고 이제 마지막 선택만이 남은 상황입니다.

'꽃남'의 재림과 '내 이름은 김삼순'을 외치는 KBS와 MBC

우선 눈에 띄는건 역시 방학을 맞이한 청소년들을 위한 기획 드라마인 <공부의 신>입니다. 작년 비슷한 시기에 방송하며 대박 신화를 이루었던 <꽃보다 남자>의 성공전략을 그대로 답습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드라마입니다. 일본 만화 원작, 방학, 청소년으로 이어지는 그들의 성공 모델이 한 해가 지난 지금도 유효할지는 알 수없지만 분명한건 이슈가 된것만은 사실인 듯 합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 일본에서 2005년 <드래곤 사쿠라 ドラゴン桜>란 이름으로 방송되었던 작품입니다. 아베 히로시, 하세가와 쿄코라는 중견 배우들과 야마삐, 마사미, 아라가키 유이라는 청춘 스타를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였습니다. 만화적인 상상력이 극에 달했지만 일본의 교육열과 동경대에 대한 열망은 우리와 다를바가 없는 상황이기에 의미있게 다가왔던 드라마였습니다.

김수로, 배두나, 유승호, 고아성, 지연으로 이어지는 출연진을 보면 일본 방영 당시 출연진들마저도 상당히 고려한 흔적들이 보이기도 합니다. 김수로나 배두나의 이미지는 그들과는 생뚱맞지만 젊은 배우들은 상당히 고심한 느낌을 줍니다.

학원 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만화와 같은 상상력으로, 누구나 공부 잘하는 세상이 올거라고 믿게 만든다는 취지라면 자신들의 얄팍한 꼼수를 들키는 것과 다름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이 드라마를 통해 '학원 공화국'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만들지도 모를 듯 합니다.

KBS가 내세우는 기획 의도와는 달리 청소년들을 위한 맞춤 전략으로 철저하게 '꽃남'신드롬의 재현을 꿈꾸고 있는 것으로만 보입니다. 구조적인 변화없이 원론적인 이야기로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 믿게 하는것만큼 힘빠지는 일도 없을테니 말입니다. 그저 철저하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하는 트랜디 드라마의 말랑말랑함만 남을 것인지 학교와 공부, 대학이라는 대한민국의 오래된 문제에 대한 다양한 고민들을 하게 만들어줄지는 두고 봐야할 듯 합니다.

MBC에서 <선덕여왕>의 후속으로 내놓은 건 이선균, 공효진, 이하늬, 알렉스를 내세운 주방 드라마 <파스타>입니다. <내이름은 김삼순>과 <커피 프린스 1호점>을 합해놓은 듯한 트랜디 드라마가 과연 방학을 맞이한 청소년들이나 기존의 드라마 팬들의 호기심을 충족할 수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미 크게 성공했던 자사의 드라마를 답습하는 그들에게서 새로움이란 빈약해 보일 뿐입니다. 물론 음식이 주가되고 풍성한 먹거리와 이를 만드는 이들을 다룬 '식객'이 성공을 거두었듯, 그들도 성공을 고민하지 말란 법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와인을 다루었던 드라마인 '떼루아'의 실패도 그들을 기다리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살빠진 김삼순인 공효진의 매력이 첫 회부터 얼마나 발산될 수있느냐가 중요할 듯 합니다. 남자들만 있는 주방에 보조로 들어가 자신만의 레시피를 개발해가며, 성공하는 여인의 모습을 다루는 이 드라마의 핵심은 역시 공효진일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지요.

제중원, 월화 강자가 될 수있을까?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퓨전 사극 '제중원'은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이야기가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신분타파가 이뤄지던 구한말 백정 신분에서 의학생이 된 주인공의 등장만으로도 다양한 의미들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미 국내에서 성공 장르인 의학을 다루고 있다는 것은 큰 장점으로 다가올 듯 합니다. 의학을 중심으로 다룬 드라마치고 실패한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국내에서도 의학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할 듯합니다.

사극을 좋아하는 국내의 정서상 단점보다는 장점으로 다가올 가능성도 높습니다. 정통 사극이 아닌 퓨전 사극이 반반의 가능성이 있어 확언하기는 힘들겠지만, 구한말 개화기라는 시기가 주는 격변의 분위기는 드라마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오는건 '국민들의 생명을 담보하는 병원이 과연 누구를 위함인지' 직접적으로 다루려 한다는 점일 듯 합니다. 병원의 선진화라는 미명아래 가진자들을 위한 의료시설로 나아가려는 현상황에 그들이 어떤 메시지를 던져줄 것인지는 무척이나 중요하게 작용할 듯 합니다.

돈을 중심으로 새로운 신분제도가 뿌리내리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신분제도를 타파해가던 구한말을 끄집어 들여와 상업화된 의료 시스템을 비판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매력적일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실제있었던 공간과 사실속에 가상의 이미지들을 차용해 현대의 문제점들을 이야기하는 방식은 완성도가 어느정도 구축되어지느냐의 문제이겠지만 충분한 경쟁력으로 작용할 듯 합니다.

박용우, 연정훈, 한혜진으로 이어지는 주연급들이 그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나마 김갑수, 강남길, 장항선, 권해효, 금보라, 정규수, 윤기원등으로 구성된 화려한 조연들이 빈공간으로 메워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공부의 신>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도 피해갈 수없었던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원작에서 다루었던 가치들을 얼마나 끄집어 내어 우리현실에 적용을 했는지는 알 수없지만 매력적인 소재임은 분명합니다. 일본에서는 '동경대'에 들어가는 비법들을 소개한 만화라며 대입 학습지 코너에서 판매가 될 정도로 반항을 일으켰던 작품이었죠.

그런 작품을 공영방송인 KBS가 앞장서서 '서울대'로 지칭되는 최고의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을 담아낸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합니다. 일본사회와 거의 흡사한 대한민국의 모습이기에 동경대 출신과 그밖의 대학출신으로 나뉘는 상황이 얼마나 의미있게 다가올지는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작품에서 다뤄지는 동경대나 서울대의 상징성과 역설적으로 이런 불합리를 타파하기위해 그곳에 들어가려는 그들의 모습들이 얼마나 잘녹아들어 있을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듯 합니다.   

이에 비해 레스토랑에서 알콩달콩 사랑이야기를 전하며 최고가 되어가는 여성의 삶을 다루는 <파스타>는 의외의 선전을 하거나 초반 경쟁에서 낙오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이번주 방송분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끌지 못한다면, 사회적 함의들을 담아내고 있는 <제중원>이나 <공부의 신>에 밀릴 수밖에는 없어보입니다.

분명한 타깃층이 정해진 <공부의 신>에 비해 <제중원>이나 <파스타>는 모호한 지점에서 2, 30대를 공략하는 드라마가 될 듯 합니다. 의학 드라마의 불패 신화를 계속 이어갈지 아니면 '돌아온 삼순이'의 화려한 시대를 다시 열지는 이번주면 결판날 듯 합니다.

어떤 드라마를 선택하던지 이는 전적으로 개인의 취향의 문제입니다. 배우들을 따라 드라마를 선택할 수도 있고, 제작진들에 대한 선호도를 따라갈 수도 있습니다. 또한 그 드라마가 품고 있는 기획의도가 무엇이냐에 따라 시청이 바뀔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미 원작 <드래곤 사쿠라>를 본 이유 때문인지 식상함으로 다가오는 <공부의 신>이나, 강렬한 느낌보다는 느끼한 파스타를 먹고난 후의 모호함이 드는 <파스타>를 쉽게 선택하지는 못할 듯 합니다. 의료와 신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제중원>이 더욱 호기심을 자극하며 다가옵니다.

어떤 작품을 선택하든지 드라마팬들에게는 행복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선택지입니다. 가능하다면 다 볼 수있기를 희망하지만 이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어쩔 수없는 개인적인 취향이 좌우할 수밖에는 없겠지요. 여러분들은 어떤 드라마에 채널을 맞출 생각이신가요?

학원물, 요리사, 백정 의학생등 뚜렷한 색깔을 지닌 월화드라마의 승자가 누가 될지는 알 수없지만 이미 자신이 어떤 드라마를 볼 것인지에 대한 선택은 끝났을 듯합니다. 2010년을 여는 드라마 삼국지의 최종 승자가 누가 되든지 나름 매력을 지닌 이드라마들이 마지막까지 각축전을 보이며 다양한 즐거움들을 선사해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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