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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응답하라 1988과 지붕 뚫고 하이킥 시청자 울린 기묘했던 팽행이론

by 자이미 2016.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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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에서 20%에 육박하는 시청률 기록을 세웠던 <응답하라 1988>은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 기존 지상파 드라마의 아성을 뛰어넘는 엄청난 성공은 대단하다고 평가 받을 수밖에 없다. 단순한 젊은 남녀의 사랑을 넘어 가족과 이웃의 사랑에 초점을 맞춘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은 최고의 드라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마지막 덕선 남편에 대한 호불호가 급격하게 나뉘며 옥의 티가 되었지만 말이다. 

 

명작 뒤 반전에 담긴 상처;

지붕킥과 응팔, 서로 비슷하게 닮은 마지막 회 반전 호불호 갈랐다

 

 

 

2009년부터 시작해 해를 넘겨 2010년 3월까지 방송되었던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은 최고였다. 한국형 시트콤을 이끌고 완성해낸 김병욱 사단의 작품 중 최고라고 불리는 이 작품은 지금 다시 봐도 흥미롭고 매력적이다. 김병욱표 시트콤의 정점을 찍은 <지붕킥>은 몰락의 시작이기도 했다. 

 

 

2015년에 시작해 2016년 1월 종영된 <응팔> 역시 신원호 이우정 콤비가 만들어낸 <응답하라 시리즈> 최고작이라고 불리는 작품이다. 마지막 덕선 남편 찾기로 인해 시청자들의 분노를 받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는 최고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이순재 가족 속에 낯선 신세경 자매가 들어서며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감동과 재미를 모두 담아낸 명작이었다. 가부장적인 이순재와 가족들의 엉뚱함 속에 그들의 삶을 통해 가족애를 느끼게 되는 이야기 등은 흥미로웠습니다. 이 시트콤이 대단한 것은 수많은 스타들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입니다.

 

황정음, 이광수, 윤시윤, 유인나 등은 <지붕킥>을 통해 스타가 되어갔다. 인생역전이라는 말이 제일 잘 어울리는 황정음에 대한 존재감 확인은 극적일 정도다. 이광수와 유인나 역시 이후 최고의 존재로 성장해갔다는 점에서 반갑다. 윤시윤 역시 <지붕킥> 출연 후 왕성한 활동을 했다는 점에서 최고의 연기자로 성장했다.

 

<응팔> 역시 유사하다. <응답하라 시리즈>가 매 시즌마다 새로운 스타들을 발굴하고 최고의 존재를 발굴해내는 스타 제조기와 같은 드라마가 되었다. 재미있게도 낯선 인물들을 등장시켜 최고의 스타로 만들어내는 모습까지 둘은 참 닮았다. 두 작품 모두 가족의 사랑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도 당연하게 다가왔다.

 

둘의 또 다른 공통점은 현상이다. 시트콤과 드라마라는 장르의 다름이 있지만 둘은 모두 방송되는 동안 팬들의 열정적인 열광이 함께였다. 방송이 끝난 후 쏟아지는 감상평과 기사들은 이들이 얼마나 그 시대를 대변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국내에서 시트콤이라는 장르가 정착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지붕킥>은 말 그대로 정점을 찍은 작품이다. 126부작이라는 대작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긴 시간을 함께 했던 시트콤은 당시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일일드라마처럼 강행군을 하는 동안 많은 우려까지 낳을 정도로 그들은 열정으로 모든 것을 채웠다.

 

 

<응팔>이 수많은 의미들을 던지며 '덕선 남편 찾기'를 이끌었던 것처럼 <지붕킥> 역시 수많은 의미들을 담았다. 그 의미들을 풀어내기 위해 많은 이들은 추리를 했고, 그런 추리들을 공유하며 이후 이야기를 추측하는 것은 하나의 일상이었다. 그만큼 둘은 시청자들을 매료시키는 그 무엇을 지닌 마력의 존재였다는 사실이다.

 

어떤 드라마가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하나의 현상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단순히 재미만 있어서도 안 된다. 유명한 스타로 그런 현상을 만들어낼 수도 없다. 수많은 이유와 가치들이 하나가 되어 완성되어야만 가능한 그 '현상'은 그래서 특별하다.

 

아직 화려하게 꽃을 피우지 않았던 이들을 스타로 만드는 역할을 자임한 것도 그렇고, 방송이 끝난 후 모든 매체에서 그들에 대한 찬사가 끊임없이 이어지도록 하는 그 마력은 너무 닮았다. 장르는 다르지만 모두 가족의 정과 사랑, 그리고 이웃과의 관계들을 흥미롭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그들은 참 닮았다.

 

이 둘을 더욱 유사하게 만든 것은 그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가 마지막 회가 끝난 후 모든 것이 달라지게 만들었다. 방송이 끝난 후 열광적이었던 시청자들은 분노로 변하기 시작했다. 공항으로 배웅해주던 이지훈과 신세경이 흑백 화면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헤어져 있던 아버지와 만나 행복한 가족 상봉을 앞둔 세경이 연인이 있던 지훈에게 고백을 하는 과정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둘의 관계가 미묘하게 이어졌다는 사실은 <지붕킥> 방송 내내 화제였다. 그들을 지지하는 이들과 반대하는 측이 충돌을 하기도 하고, 시트콤이니만큼 행복한 결말을 맺었으면 하는 바람도 컸다.

 

많은 시청자들의 바람과 달리 <지붕킥>의 마지막 회는 그렇게 모두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서로를 사랑했지만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둘은 그렇게 비오는 공항으로 가는 길에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세경이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말은 충격 그 자체였다.

 

 

3년이 지난 후 황정음과 윤세윤이 만나 과거를 회상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죽음을 여전히 잊지 못하고 아쉬워하는 두 사람의 동상이몽은 그래서 더욱 충격으로 다가왔다. 지훈과 세경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지만, 남겨진 이들은 둘을 그저 아쉽게 추억할 뿐이었다. 이 허망함은 절망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었다.

 

<응팔>의 '덕선 남편 찾기'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많은 시청자들은 그들이 이야기하는 가족과 이웃사촌에 대해 감동하고 행복해했다. 여기에 덕선의 남편을 찾는 과정을 흥미롭게 추적해왔다. '어남류'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덕선 남편 찾기'는 그래서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2회 정도를 남기고 모든 것들은 정환을 향해 있었다. 그리고 그 감정선에 변화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등장한 택이로 인해 모든 것이 뒤집어졌다. 그리고 결과는 덕선이의 남편은 택이가 되었다. <지붕킥>은 씁쓸한 결말로 귀결되었지만 이들은 상대만 달라졌지 행복하게 결말을 맺었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너무 닮았다는 점에서 기묘할 정도로 비슷하다. 마치 평행이론을 증명이라도 하듯 6년이라는 시간차를 두고 둘은 마치 과거를 재현하기라도 하듯 유사한 방식으로 시청자들을 집단 멘붕으로 이끌었다. 그저 드라마일 뿐이지만 그 안에 깊숙하게 들어섰던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강렬한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는 없다.

 

가족에 대한 가치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사랑이 엇갈린다는 사실이 중요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시청자들은 이들의 사랑에 집착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민감하게 대응한다. 과거나 현재나 그 감정선은 여전하다는 사실을 <응팔>은 다시 증명했다.

 

<지붕킥>의 충격적인 결말을 남기고 '한국형 시트콤'의 대부라 불리던 김병욱은 사라졌다. 아니 이후에도 두 편의 시트콤을 만들기는 했지만 아쉬움만 남겼다. 2013년 <감자별> 이후 김병욱은 방송을 통해 보기 어려워졌다. 최고의 존재였던 그의 몰락은 염세적이었던 마지막 회의 충격과 함께 서서히 시청자들과 멀어져버렸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이우정 작가와 신원호 피디가 함께 만든 <응답하라 시리즈> 역시 이게 마지막 일 수도 있다. <응답하라 1988>이 마지막 시리즈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엄청난 성공으로 인해 다른 시리즈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충격적인 결말은 김병욱 사단의 시트콤과 너무 닮았다는 점에서 이후 그들의 여정도 비슷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함께 한다.

 

당대 최고의 존재감이었던 두 작품은 너무나 닮았다. 시트콤과 드라마라는 틀부터 다르지만 그들이 보여준 현상과 가치들은 너무 유사하다. 더욱 그들을 동일하게 연결시키는 것은 다수의 시청자들을 당혹스킨 마지막 결론이었다. 시청자들에 대한 배신인지 아니면 당연한 창작자의 권리인지는 그리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그 흐름 속에서 귀결되는 거대한 흐름이 모든 것을 규정하는 시대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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