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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응답하라 1997-디테일이 만든 드라마의 재미 압권이었다

by 자이미 2012.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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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에 가까운 완성도를 보이고 있는 <응답하라 1997>은 뛰어난 시대 설정과 흥미로운 이야기 전개가 매력적입니다. 부산을 배경으로 하는 이 드라마가 단순히 사투리 이야기나 부산 팔기가 아니라, 시대를 아우르는 이야기의 힘이 대중들을 사로잡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장래희망과 디데이를 통해 보여준 섬세한 연출, 최고였다

 

 

 

 

 

단순히 과거를 팔고, 지역에 기대어 인기를 끌어보려는 여타 드라마나 영화와는 달리 <응답하라 1997>에는 완벽에 가까운 디테일과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의 힘이 가득합니다. 공부만이 아니라 의협심까지 뛰어난 윤제를 사랑하게 된 딸 부잣집 막내 준희의 그 기묘하고 흥미로운 감정의 엇갈림은 이번 회 차의 최고 재미였습니다.

 

 

7회 장래희망- 짝사랑과 꿈을 빗대어 말하는 젊은 날의 초상

 

 

매 주 2회의 이야기를 담아 1997년과 2012년을 연결하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응답하라 1997>은 매력적인 드라마임이 분명합니다. 고3 수험생이 된 그들이 생각하는 '장래희망' 속의 서로의 감정들을 담아 흥미로운 이야기로 담아내는 기교는 많은 이들이 이 드라마를 사랑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전교 1, 2등을 하는 윤제와 준희는 학교에서 바라는 서울대가 아니라 공군사관학교를 원합니다. 당연히 학교와 갈등이 벌어지지만 그들의 선택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운명으로 다가온 누군가를 위해 선택한 공사는 그들에게는 버릴 수 없는 특별함이니 말입니다.

 

서울대 의대를 4년 장학금으로 다녀도 남을 만한 점수를 가지고 공사를 가겠다는 윤제. 더욱 전교 2등인 준희 마저 공사를 가겠다고 나서며 난리가 납니다. 학교에서는 서울대 입학이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버릴 수 없는 가치였고, 윤제와 준희로서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양보할 수 없는 지원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윤제에게는 하늘처럼 높고 단단한 인물이 있었습니다. 바로 공군 비행사였던 아버지가 바로 그 존재였지요. 멋진 군복을 입고 나타난 윤제의 아버지는 윤제만이 아니라 어린 시원에게도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멋진 제복을 입은 늠름한 모습에 반해 그때부터 '제복 입은 남자와 결혼 해야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시원. 그런 시원을 짝사랑하는 윤제로서는 서울대보다 중요한 것이 공사였습니다.

 

윤제가 시원의 사랑을 위해 노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준희 역시 자신의 사랑을 위해 공사를 선택합니다. 고등학교 입학식 날 점수 순서대로 줄 세우는 학교에 대항해 교사들의 임용교시 성적과 출신학교를 공개하라고 외치는 윤제가 그의 마음 속 깊이 박혀있었기 때문입니다.

 

열 명의 누나들 틈에서 자라야 했던 준희가 여성스러워지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그런 여성성이 강인하고 믿음직스러운 윤제를 만나며 동성애로 발전하는 것 역시 준희에게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습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윤제가 공부까지 잘하는 수재라는 사실이 준희에게는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 윤제가 서울대가 아닌 공사를 선택했다는 사실을 알고, 그의 선택은 간단하고 단순해졌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은 시원이 자신이 좋아하는 HOT의 토니가 다니는 동국대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과 같았으니 말입니다. 그런 그들이 공사 시험을 앞두고 한 여관방에서 동침을 하는 장면은 긴장감이 극에 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성이 아닌 동성이지만 마음 속 깊이 사랑하는 사람과 동침을 하게 된 상황은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팽팽한 긴장감을 지속시키며 편안하게 잠이 든 윤제와 준희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윤제는 준희가 왜 서울대가 아닌 공사를 선택했는지 의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시원을 좋아하느냐고 묻는 윤제에게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는 준희가 의심스럽기만 합니다. 윤제는 여전히 준의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뛰어난 여성적 감성과 시원에게 자신의 비밀을 고백해 친해진 것을 모르고 시원과 준희가 좋아하는 것으로 착각한 윤제의 헛다리짚기는 어긋난 사랑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유정의 생일도 몰랐던 학찬의 무신경은 결과적으로 그들의 사랑을 더욱 돈독하게 만들고 그들이 결혼까지 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불안하고 가변적인 인간들의 관계에서 무엇도 쉽게 확신할 수 없었던 그들의 만남은 그런 위기들을 넘기며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사람은 가까이 있는 꿈에 만족해한다. 멀리 있는 것을 욕심내봤자 힘들고 속만 쓰릴 뿐이니까. 공허한 열정은 가슴앓이만 남을 뿐이니까. 그래서 세상 가장 미련한 짓이 짝사랑이다"

 

"그래도 그 미련한 짝사랑이 해볼 만한 이유는 그 열정이 아주 가끔은 큰 기적을 만들기도 하고, 아주 가끔은 멀리멀리 돌아 이뤄지기도 하며, 설령 이루지 못하더라도 그 꿈 근처에 머물며 행복해질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꿈과 짝사랑을 하나로 모아 이야기를 풀어낸 7회는, 윤제의 형이자 수학 선생님인 태웅이 엉뚱한 '희망사항'을 적은 학생들에게 전하는 이 대사는 단순히 그들에게만 전하는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꿈과 사랑을 하나로 모아 이야기를 풀어가는 역할을 한 7회는 매력적인 <응답하라 1997>의 힘이었습니다.

 

 

8회 D-DAY, 그들에게 닥친 운명의 날 사랑은 그렇게 엇갈리기만 한다

 

1998년 대학입시를 앞둔 그들에게는 시험보다는 시험 이후의 일정이 더욱 중요할 뿐입니다. 수능 이후 각자의 약속에 마음이 들떠 있는 이들의 디데이에는 무엇이 존재하고 있을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시험 끝나고 호프집에 가보고 싶은 시원과 그런 시원을 위해 자신과 닮은 강아지를 마련하는 윤제의 모습은 흥미롭습니다. 

 

시원이 동네 슈퍼 집 강아지를 좋아하고 키우고 싶어 하는 마음을 알고 있는 윤제는 자신과 닮은 강아지를 찾아 나섭니다. 윤제가 사랑을 표현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은 이런 식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고백하지도 못한 채 그저 시원 곁에서 그녀만 바라보는 윤제는 자신과 닮은 강아지를 선물하고 사랑 고백을 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자신의 적은 준희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윤제에게 시원에 대한 사랑 고백은 당연하고 성공할 것으로만 생각했습니다. 시원이 수능 전날 자신에게 선물한 S자 자동차 마크가 형인 태웅의 차에서 떼어왔다는 사실만큼 충격적인 고백을 듣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유정을 사랑하는 학찬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능력을 동원해 돈벌이에 나섭니다. 야한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돈을 모으는 학찬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유정을 위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이런 학찬과는 달리, 수능 끝나고 자신을 집으로 초대한 학찬의 의도를 지레짐작한 유정의 엉뚱한 상상력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수능 끝나고 늦은 시간에 왜 자신을 학찬이 자신의 집에 초대했는지 알 수가 없는 유정은 단 하나의 이유밖에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유정의 이야기를 듣고 황당해하는 시원의 표정은 당연했습니다. 수능끝나고 윤제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었던 준희는 어쩔 수 없이 성재와 함께 노래방을 향하게 됩니다.

 

노래방에 온 여자를 상대로 헌팅을 해 행복한 시간을 보내자는 성재의 바람은 매력적인 누나들과 합석을 하면서 성공하는 듯했습니다. 준희의 터보 노래와 춤이 매력적으로 보여 지며 이미 한 명은 기절 수준이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다른 한 명이 바로 준희의 여섯 번째 누나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성재의 행복한 상상은 끔찍한 지옥이 되고 말았습니다. 

 

유정은 학찬이 자신을 빈 집으로 불러 특별한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는 생각에 잔뜩 긴장해 있습니다. 학찬의 모든 행동들이 그녀의 상상과 결부하며 이상한 분위기로 흘러가기 시작하며 분위기는 최고조로 흐르기 시작합니다. 마침내 불을 끄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학찬을 보며 "나 오늘 생리 중이다"를 외치는 유정과 리모콘을 잡고 있는 학찬의 엇갈린 모습에서 많은 이들은 <응답하라 1997>의 진정한 재미를 알게 되었을 듯합니다. 

 

유정의 상상력을 완성시키는 디테일한 묘사들이 시작과 함께 가득하며 분위기는 19금 이상으로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이 모든 상상력에 동참한 시청자들은 유정이 느끼는 민망함만큼이나 쑥스러움을 느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유정이 좋아하는 젝스키스의 은지원을 편집해 유정에게 보여주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그가 좋아하는 것을 해주는 학찬의 모습은 매력적이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상대가 아니라 상대가 원하는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것. 어쩌면 이런 모습이 진정한 사랑이겠지요. 이런 그들의 사랑이 완성형에 가깝게 순탄하게 진행되는 것과 달리 시원과 윤제의 사랑은 힘겹기만 합니다.

 

형이 차를 산지도 알지 못하던 윤제는 어렵게 자신을 닮은 강아지를 사서 시원이 기다리는 학교로 향합니다. 중간에 형 태웅을 만나 함께 학교로 가는 도중 그는 충격적인 고백을 듣고 맙니다. 형이 다름 아닌 시원을 사랑한다는 말을 들었으니 말입니다.

 

이미 시청자들은 지난 회에 태웅이 시원에게서 자신의 첫 사랑을 떠올리는 장면을 기억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 이후로 시원에 대한 특별한 마음을 담고 있었던 태웅의 모습은 '장래희망'을 상담하는 장면에서도 다른 이들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며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스타크래프트에서 형의 약점을 그렇게 잘 알고 항상 승승장구하던 윤제는 정작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시원을 빼앗길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자신을 위해 자신의 꿈마저 포기한 채 부산의 고등학교 선생으로 있어왔던 잘난 형 태웅. 그런 그가 다른 이도 아닌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인생의 전부라고 여기는 시원을 사랑한다는 고백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제멋대로이지만 사랑스럽기만 한 시원. 그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윤제이지만 감히 형인 태웅과 대항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절망스럽기만 하지만, 그에게는 포기할 수 없는 도전이기도 합니다. 2012년 현실에서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된 태웅. 과연 시원의 남편은 태웅인지 윤제인지는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추신수와 이대호에 대해 짧은 안목을 과시하던 성동일의 엉뚱함과 노래방에 출연한 특별 게스트들의 모습까지도 매력적이기만 했습니다. 사랑이라는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해 시대를 담고 그 시대에 더욱 큰 의미를 담기 위해 디테일한 설정을 한 제작진들의 충실함은 <응답하라 1997>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정은지의 매력적인 모습과 함께 서인국, 호야 등 아이돌 출신들의 탁월한 연기력. 신소율과 이시언이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연기 역시 드라마를 더욱 흥미롭게 만듭니다. 성동일과 이일화가 보여주는 생활 개그는 그 자체만으로도 시청자들을 웃게 해준다는 점에서 명품 드라마가 어떻게 탄생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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