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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장키와 드림하이 사이에서 방황하는 넌내반, 반전은 가능할까?

by 자이미 2011.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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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대 학생들의 일상과 사랑을 담고 있는 드라마 <넌 내게 반했어>는 의외로 부진하며 반전을 빌미를 만들어내지 못한 1, 2회였습니다.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정용화가 작가 작곡했다는 노래가 화제가 되고 있다는 사실은 드라마를 더욱 암울하게 만들 뿐입니다.

장키와 드림하이 대학 판으로서는 시청자를 사로잡기 힘들다




<장난스런 키스>는 오글거리는 이야기에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이 시청자들을 외면하게 만들었습니다. 아이돌의 다양한 활용 방법 중 하나로 만들어진 <드림하이>는 철저하게 아이돌을 이용한 전략으로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문제는 <넌 내게 반했어>는 두 드라마의 중간에서 자신만의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지요.

국악과 현대음악의 대결이라는 구도 아래 남녀의 사랑을 담아내고 있는 청춘 드라마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는 안 봐도 알 수 있는 상황에서 식상한 상황들은 시청자들이 외면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드라마 데뷔작이 된 씨엔 블루의 강민혁 캐릭터는 나름의 파격 변신을 통한 재미가 주요한 전략이었겠지만 안경 하나로 인물이 완벽하게 달라진다는 설정은 무리수로 끝이 났습니다.

나름 주어진 캐릭터에 전력을 다하고 있기는 하지만 너무 식상한 캐릭터는 강민혁을 더욱 안쓰럽게만 만들고 있으니 문제입니다. 모든 것을 가진 듯한 남자 주인공이 자신에게 크게 관심도 없었던 여 주인공과 엮이게 되면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관계로 발전해 간다는 설정은 1, 2회를 통해 충분히 설명되었고 이런 식상한 이야기를 넘어설 수 있는 재미가 무엇인지는 아직 찾기가 힘들 뿐입니다.

더욱 그들을 힘겹게 하는 것은 비슷한 로맨틱 코미디인 <최고의 사랑>이 가장 완벽해 보이는 재미를 선보인 상황에서 극단적인 비교가 된다는 점도 <넌 내게 반했어>는 무겁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좀 더 밝고 즐거운 이야기를 끌어간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전 편이 만들어낸 감각적인 재미를 '넌내반'이 확보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최고의 사랑>이 홍자매 특유의 감각적인 이야기에 탁월한 배우들의 활약이 어우러진 최고의 작품이었다면 <넌 내게 반했어>는 연기력이 떨어지는 아이돌 출신 배우와 밋밋하고 뻔한 이야기 구조는 한계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이야기가 허술하면 대단한 연기력을 가진 이들이 등장해도 엉망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연기와 이야기가 모두 아쉽다는 문제는 심각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많은 이들이 '넌내반'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장난스런 키스'를 떠올리게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식상함으로 버물린 만화 원작 이 드라마의 난망한 이야기 전개와 어색한 연기가 하나가 되어 버린 '장키'는 절망에 가까운 비웃음을 당했던 드라마였습니다. 물론 김현중이라는 스타 마케팅은 해외에서 완벽하게 흥행에 성공했지만 국내 시청자들에게 외면 당 했던 '장키'처럼 '넌내반' 역시 민망해지는 전개는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1회 이규원과 이신을 맺어주는 계기로 규원 교수의 죽음을 사용했습니다. 투병 중인 교수를 돕기 위한 일일 찻집에 문제가 생기고 교수는 사망하는 상황이 되며 둘의 관계는 극단적으로 치닫게 됩니다. 당연히 남자 주인공은 이 사실을 모른 채 오해를 하고 그런 오해들은 서로에게 새로운 경쟁 구도를 만들게 됩니다.

2회에서는 가족들에게는 한 없이 따뜻한 남자이지만 남들에게는 시크 한 남자이기만 한 이신이 왜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이혼한 아버지를 등장시킵니다. 이 역시 죽음을 앞두고 아들을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을 외면하지 못한 이신의 어머니가 아버지라는 사실을 숨긴 채 병실로 이끌고 음악을 하는 부자는 자연스럽게 음악으로 하나가 됩니다.

죽음만큼 확실하고 매력적인 방식은 드뭅니다. 그만큼 확실한 방식을 동원해 이신과 이규원에 강력한 고리를 만들고 이신의 히스토리를 만드는 과정은 작가에게는 가장 손쉬운 방식일지는 모르겠지만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씁쓸하게 다가올 뿐입니다.

대학생들의 행동들은 '장키'에 나오는 고등학생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그저 만화 같은 드라마를 표방하는 듯한 '넌내반'에는 깊이는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무거움과 가벼움이 공존하며 즐거움과 슬픔이 함께 한다면 좋겠지만 이 드라마에는 오직 가벼움만이 지배하고 있을 뿐입니다.

더욱 반값 등록금으로 거리에 나선 대학생들의 분노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사는 듯한 그들의 철없어 보이는 모습들은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이끌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더욱 <시티헌터>가 철저하게 사회 문제를 중심으로 놓고 시선 사로잡기에 성공하고 있는 것과도 비교되는 그들의 모습은 아쉽습니다.

물론 현실 속의 힘겨움을 드라마에서 무조건 담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가벼움 속에서도 대학생들의 아픔과 고통 그리고 즐거움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 간극을 어떻게 표현해내고 이야기를 풀어 가느냐가 중요한데 1, 2회에서 드러난 그들의 이야기에는 매력이 부족했습니다.

씨엔블루 팬들에게 이 드라마는 최고의 드라마가 될 수는 있겠지만 일반 시청자들에게 이 드라마는 '장키'의 기억을 새록새록 끄집어내고 '드림하이' 고등학생들의 뻔함보다 못한 허술함으로 시청자들과 대면하고 있습니다. 로맨틱 코미디는 그 장르가 지향하는 틀은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상황들이 주는 재미와 이야기 구조의 탄탄함이 자칫 민망한 드라마가 될 수 있는 단점을 잡아주고는 합니다.

그나마 '넌내반'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국악과 현대음악의 조화를 어떻게 가져가며 등장인물들의 감정도 함께 끌어갈 것이냐는 점입니다. 분명한 약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 그렇기에 익숙한 형식은 시청자들을 쉽게 몰입하게 할 수도 있을 겁니다. 등장인물들을 설명하는 첫 2회에서 너무 많은 것을 바랄 수는 없지만 시청자들이 채널 선택은 첫 2회에서 결정된다는 점에서 '넌내반'은 아쉽기만 합니다.

젊은 배우들이 음악을 중심으로 사랑과 인생을 논하는 이 드라마가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만 할 것입니다. 표민수라는 감각적인 감독이 있기에 3회부터 전개되는 그들의 이야기에 기대를 가져봅니다. 나름의 매력을 가진 이 드라마가 멋진 이야기와 함께 즐거운 로코로 다가올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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