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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지붕 뚫고 하이킥 103회-보석의 미스백 직장 성희롱 불만이다

by 자이미 2010.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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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방송된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 103회에서는 거북이 드라이버 정음이 스피드광이 된 사연과 미스 백의 엉덩이를 만진 보석의 에피소드를 다뤘습니다. 정음의 에피소드는 어느 정도 재미나 완성도를 갖췄지만 보석 에피소드는 왠지 화장실에 갔다가 그냥 나온 듯한 찝찝함만 남은 듯 아쉽기만 합니다. 

직장 내 성희롱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1. 가족의 불신과 억울함?

친구들과의 술자리는 항상 즐겁습니다. 그러나 점심 반주가 과해지면 자신도 제어하기 힘든 사건 속으로 들어설 수 있음을 보석은 알지 못했습니다. 반주에 취해 사무실에서 잠을 자던 보석은 커피 잔을 치우러 들어 온 미스백의 엉덩이를 만지는 실수를 하게 됩니다.

미스백의 비명 소리를 듣고 부사장 방으로 들어 온 순재는 이야기를 듣고는 당황스러워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못마땅한 사위가 이젠 회사에서 비서 엉덩이를 만졌다니 기가 찰 노릇입니다. 집에서 알게 된 현경은 그런 보석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사면초가에 몰린 보석은 자신은 절대 아니라고 강변을 해도 누구 하나 자신의 말을 믿어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뿔난 현경을 피해 거실 소파에서 TV를 보던 보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세경에게 묻습니다. 자신이 정말 그런거 같냐는 질문에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자신을 믿는 다는 세경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서자 마자 한 번도 잠그지 않았던 문을 잠그기까지 합니다.

사랑이 아프다는 것을 깨달은 세경은 거짓말 하는 방법도 배운 듯합니다. 혹은 보석을 상대하는 방법과 보석을 이해하는 기술을 습득했다고 봐도 좋은 상황입니다.

다음날 식탁에서도 쫓겨난 보석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사무실 CCTV 녹화 본을 가져와 함께 봅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화면이 사라진 상황은 더욱 불신만 조장하는 꼴이 되었습니다. 저녁에 장인이 가져 온 거짓말 탐지기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 보석은 온 가족이 보는 앞에서 시험을 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장인의 질문에 거짓으로 판명 나고 스스로 다짐을 하듯 외쳐보지만 거짓말 탐지기가 내보내는 짜릿한 전기 충격에 마음이 더욱 쓰릴 지경입니다. 장인은 밉고 보기 싫은 사위이지만 미스백에게 보름의 휴가와 휴가비를 건네며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합니다.

자신을 불신하는 가족에 실망하고 거리에 나선 보석은 정처 없이 걷다 성당에서 고해성사를 합니다. 사실은 술기운에 미스백을 자신의 부인으로 착각하고 엉덩이를 만졌지만 변변치 못하고 사고만치는 자신이기에 엉겁결에 거짓말을 하고는 양심의 가책을 받아 눈물로 참회하는 보석은 서럽게 울기만 합니다. 

2. 결과적으로 보석이라는 캐릭터만 무너진 에피소드

직장 내 성희롱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입니다. 과거보다는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암암리에 이뤄지는 성희롱에 눈물 흘려야 하는 직장 여성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지요. 보석의 변명과 참회처럼 순간적인 실수는 그나마 양호한 편이지만 직장 상사라는 절대적 위치에서 가해지는 의도적인 성희롱은 증명하기 어려운 상황일수록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만 더욱 힘겹게 합니다.

절대적 약자일 수밖에 없는 부하 직원인 여성으로서는 사실을 알리는 것도 어렵지만, 용기를 내서 알린다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걸고 맞서야 할 정도로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나마 시트콤에서 다뤘기에 약자인 여성이 당당하게 문제를 지적하고 사과를 받아낼 수 있었지만, 현실 속에서 미스백같은 경우도 드물 정도로 여전히 직장 내 성희롱은 약자에게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이는 남녀의 문제라기보다는 서열이 주는 권력이 만든 문제라 보는 게 좋을 듯합니다. 여전히 남자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절대적인 숫자의 가해자가 남자가 차지하지만, 권력 관계 속 여성 가해자도 드물지만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인 것을 보면 권력이 주는 야만성이 만들어 낸 문제라고 보는 것이 더욱 그럴 듯합니다.

수오 마사유키 감독의 일본 영화인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를 통해 성희롱이라는 민감한 문제를 의미 있는 시각으로 다루었습니다.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둘인 상황에서 사회의 시각은 남자를 범인으로만 인식합니다. 고등학생 피해 여성이 가지는 사회적 약자와 남성이라는 강자사이에서 당연한 귀결처럼 보이지만 둘 모두 피해자였습니다. 그렇게 법정 공방을 통해 성희롱을 둘러 싼 사회적 인식을 밀도 있게 잡아낸 수작이 생각나 보석의 에피소드는 아쉽기만 했습니다.

오늘 보석의 에피소드를 보면서 마지막 보석의 고백이 나오기 전까지 위 영화 같이 오해가 만들어낸 상황을 통해 직장 내 성희롱의 문제를 언급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보석의 술기운이 만든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판명 나며 그저 보석의 어리석음만 더해지는 상황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술기운에 성희롱을 하고 자신의 잘못을 우기는 못된 직장 상사일 수밖에 없는 보석에게 더 이상 애정을 가지기 힘들어졌습니다. 비록 직장에서도 부실하고 실수도 잦은 인물이었지만 그 누구보다 인간적이었던 보석이 잘못을 하고도 거짓말로 일관하며 위기를 모면하려고만 하는 인물로 그려진 건 아쉽습니다.

다른 일도 아니고 아무리 술에 취해 순간적인 판단 실수라고는 하지만 직장 내 성희롱이라는 문제를 이런 식으로 다루고 그저 보석의 고해성사와 눈물로 마무리 지어 버린 것은 <지붕킥>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는 행동이었습니다. 사회적 함의를 보석을 통해 풀어내지는 못하더라도 그동안 쌓아왔던 보석의 이미지에 씻을 수 없는 성희롱까지 더하게 되면 인간적인 보석의 이미지보다는 구제 불능만이 그의 캐릭터로 굳어지는 것과 다름없었습니다. 

책임자인 순재가 돈으로 무마하고 자신은 고해성사를 한다고 모든 일이 마무리된다는 발상은 아쉽습니다. 이런 모습이 현실의 모습이라고 한다면 보석의 고해성사는 그나마 인간적이고 진일보한 참회가 될 수 있겠지만, 현실을 풍자했다고 보기에도 뭔가 부족해 보이는 부실한 에피소드였습니다.

<지붕킥>을 통해 발견한 특별한 캐릭터 중 하나인 보석이 자신의 잘못을 외부에는 철저히 숨기고 고해성사로 모든 것을 마무리하는 방식이라면, 그동안 보여 졌던 인간적인 보석의 매력마저도 상쇄시켜 버린 채 아쉬운 캐릭터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사회를 풍자하지도 캐릭터에 힘을 쏟지도 못한 채 어정쩡하게 마무리 한 이번 에피소드는 최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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