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지붕 뚫고 하이킥 특집이 전해준 다섯 가지 의미들

by 자이미 2010. 2. 6.
반응형
배우들의 신종플루 확진 판정으로 인한 부득불 특집 방송은 많은 이들에게는 아쉬움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다른 측면으로 보면 의미 있는 특집이기도 했습니다. 다섯 가지의 주제로 그동안 방송되었던 <지붕킥>을 종합 정리하며 김PD와 작가가 직접 인터뷰를 통해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전달해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지붕킥, 다섯 가지 추억을 이야기 하다

1. 코미디를 말하다

시트콤에서 코미디를 이야기 한다는 것이 생뚱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드라마적인 요소들이 많았던 <지붕킥>이기에 코미디를 이야기 한다는 것은 의미 있는 특집이었습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코미디 속에는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울분과 아픔들이 숨겨져 있었기에 코미디이지만 역설적으로 슬픔이기도 했습니다.

보석이 프리스타일 랩을 구사한 건 그의 억눌림을 해소하기 위한 도전이었습니다. 흑인들이 랩을 구사한 이유처럼 보석에게도 억눌렸던 모든 걸 긍정적으로 풀어내기 위해 선택한 것이 랩이었습니다. 그렇게 쉽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 '랩사마'가 된 보석의 노력이 대단하게 다가왔습니다.  

집안 모든 일을 도맡아 해야만 하는 세경으로서는 과외를 하러 오는 정음의 행동이 신경 쓰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녀는 그저 아무 생각 없이 하는 행동이었지만 과자 부스러기 흘리기나 목도리 사용이 세경에게는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촉발된 그들의 감정싸움은 복싱 오락으로 전이됩니다. 체험 게임이기에 진짜 싸움을 하듯 준비하는 그녀들의 모습은 그 과정만으로도 재미있었습니다. 한번 도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못했던 세경으로서는 처음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표출한 의미 있는 행위였습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쏟아내고 눈물로 화해하는 장면에서는 웃음과 눈물이 교차하는 신기를 보여 주기도 했습니다.

이나영도 반해 <지붕킥>출연을 자청했던 "됐고~"의 황정남 사건은 <지붕킥>을 영원히 기억하게 만들어 줄 특급 에피소드였습니다. 과외 선생님 취급도 누나로도 부르지 않는 준혁을 길들이기 위해 준비 한 황정음이 만들어낸 괴물 같은 존재 '황정남'은 시트콤 사상 최고의 코믹 캐릭터였습니다.

자신이 만들어낸 거짓 이미지의 덫에 걸려 준혁과 만난 자리에서 "됐고~"만 연발하다 스프링쿨러를 맞으며 일그러지는 과정은 한 편의 잘 짜여진 코미디의 정수와 다름없었습니다.

황정음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커다란 축복이라는 제작진의 말처럼 그녀는 어쩌면 <지붕킥>을 위해 그동안 오랜 시간 기다려 왔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김PD가 마지막으로 뽑았던 해리와 자옥의 "빵꾸똥꾸"배틀에서 보여준 해리의 긴 호흡 대사도 참 대단했습니다.


2. 감동을 말하다

해리에게는 유관순 언니로 통하는 할아버지의 엄마 이야기는 감동이었습니다. 어렸을 때 자신을 업어주던 엄마의 기억에 슬픔을 이기지 못했던 순재는 술에 취해 돈도 옷도 모두 빼앗긴 채 길거리에 방치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놓입니다.

조깅 중인 줄리엔에 의해 극적으로 구해진 순재는 그의 넓은 등에 업혀서 과거 자신을 업어 주던 엄마를 기억합니다. '아리랑 치기'에 대한 개념이 익숙하지 않은 줄리엔은 자신이 알고 있는 '아리랑'을 부릅니다. 줄리엔의 노래는 순재의 기억 속 어머니를 불러내고 그 한없이 넓고 따뜻했던 기억은 칠순이 넘은 순재가 어린 아이가 되어 "엄마~엄마~"를 외치며 우는 장면은 가슴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위태로운 직장인의 비애를 담아낸 봉실장편은 순재 엄마의 기억과는 달리 또 다른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할 수밖에는 없는 직장 상사와의 관계와 가족을 위해 자신을 버려야만 하는 비애를 코믹과 감동으로 엮어냈습니다.

기러기 아빠로 살아가며 윗사람 눈치를 보고 직장에 남아있기 위해 줄서기를 감행하는 우리의 아버지들. 그렇게 어느 순간 직장에서 잘린 봉실장. 자신을 처음으로 인정해준 남자를 잘라야만 하는 보석은 감내 하기 힘든 아픔에 성당을 찾아 고해성사를 하는 장면은 전면에 깔린 웃음 속에 진한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영화 <약속>을 멋지게 패러디함으로서 극적인 리얼리티를 살린 멋진 에피소드였습니다.

자옥을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은 현경을 위해 준비한 특별 이벤트는 감동이 아닌 웃음바다로 끝이 납니다. 예상과는 전혀 다른 상황은 감동이 아닌 포복절도만 선사합니다. 그렇게 실패한 감동으로 마무리될 듯 한 자옥과 현경의 감동 이야기는 '콩국수'속에 있었습니다.

둘 모두에게 어머니를 떠올리게 했던 '콩국수'에 대한 기억은 자연스러운 감동을 공유하게 만들었습니다. 만들어진 감동이 아닌 자연스럽게 공유라는 감동은 그들을 깊은 소통으로 이끌었습니다.

김PD가 이야기하던 눈물의 미학은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하염없이 쏟아내는 눈물이 아닌 단 한 방울의 눈물이 주는 감동을 아는 그 이기에 절제된 감동이 가능한 듯합니다. 연기자가 만족하는 눈물이 아닌 시청자가 봤을때 자연스러운 감동으로 다가오는 과정속에 등장하는 한 방울의 눈물. 그 눈물에 대한 철학은 그의 깊이를 알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3. 공포를 말하다

보석이 기겁하는 뱀이 집으로 들어온 날 순재네 집은 일대 혼란에 빠집니다. 어린 시절 뱀에 물려 트라우마가 생긴 보석은 홀로 완전 무장을 하고 대처합니다. 다른 가족들이 뱀의 두려움을 모르는 사이 홀로 극단적으로 두려워하는 장면은 그래서 재미있었습니다. 어쩌면 가장 깊고 잔인한 공포는 남들은 아무렇지도 않지만 자신만 두려운 상황에 처했다는 것일 겁니다.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두려움을 보석은 왁자지껄했지만 유쾌하게 풀어냈습니다. 

그에 비해 뱀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친근함마저 보이는 세경의 모습은 너무 익숙한 태도에서 그녀의 이미지와 어긋나며 역설적인 공포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자옥이 한옥집을 내놓으면서 생긴 혼란 속에서 다시 집을 사수하기 위해 만들어낸 '귀신이야기'는 공포를 테마로 한 즐거움이었습니다. 일본인을 상대로 하는 광수의 탁발승 연기와 말도 안 되는 일본어 단어를 섞어 사용하는 모습은 그의 진가를 보여주었습니다. 머리에 꽃을 꽂은 인나의 등장은 "조심하세요. 꽃 꽂았어요"라는 단 한마디로 빵 터지게 만들었습니다.

폐병에 걸린 줄리엔의 "괜찮아요" 연기에 이은 정음의 귀신 보는 연기는 압권이었습니다. 광수가 했던 스님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정음의 엉뚱함은 더욱 재미있게 다가왔습니다.

본 에피소드 방송 뒤에도 많이 회자되었듯, 보석이 세경에게 귓속말을 하는 장면이 주는 기괴함은 '공포'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해주었습니다. 집요하게 다가가는 보석과 측은지심에서 시작한 이야기 들어주기가 고통으로 다가오는 순간, 공포를 느끼는 세경의 모습과 순박한 집요함으로 끝까지 귓속말을 멈추지 않는 보석의 모습은 '공포'의 정수를 보여주었습니다.

훈훈하게 시작한 그들의 이야기는 집요함이 강화되며 공포 영화를 떠올리게 만드는 장면까지 이어지는 상황은 생활 속에서 드러나는 가장 극명한 공포였습니다.

작가를 통해 회자되던 인트로 사진에 대한 해명이 있었습니다. 흑백과 컬러의 차이가 주는 괴담에 대한 해석은 단순했습니다. 느와르를 좋아하는 제작진들이 선택한 두 가지 시안 중 하나였을 뿐이었다는 것 이였지요. 코믹이 배가되는 포스터와 느와르 풍 분위기의 포스터 중 제작진들이 선호하는 포스터를 선택했다는 고백은 다양한 가능성을 이야기하던 이들에게는 허탈함이 '공포'스럽기까지 했을 듯합니다.


4. 에로

참 어울리지 않는 주제이기는 합니다. 에로틱이란 찾아보기 힘든 시트콤에서 '에로'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분류했다는 것이 의아했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에로는 그들다웠습니다.

준혁이 좋아하는 세경이 자신의 속옷을 손빨래 한다는 것을 알고 숨기기에 급급합니다. 속옷을 숨기고 싶은 준혁과 이를 찾아내려는 세경의 모습은 '에로'라기 보다는 보석의 집요함이 던져주는 공포와도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치부를 가장 좋아하는 사람에게 들킨 준혁은 난망하지만, 해맑게 속옷을 찾았다고 이야기하는 세경의 모습은 극명한 대조를 보이며 준혁에게는 저주스럽게 다가왔습니다.

글로 인생을 배운 현경의 모습은 '에로'를 코믹으로 정의한 색다름이었습니다. 화장을 글로 배워 모두를 놀라게 했던 현경은 보석과 연애를 하며 첫 키스를 대비해 글로 배운 키스로 보석을 까무라치게 합니다. 애교마저 글로 배운 현경은 마침내 보석이 토하는 모습까지 이끌며 현경만의 두려운 글로 배운 '에로'는 마무리됩니다.

지훈과 정음을 극적으로 다가서게 만들어준 에피소드는 재미를 만끽하게 해주었습니다. '황책임'과 '책임황'의 미묘하지만 커다란 차이가 주는 재미는 지속적인 충돌과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전문가보다 나은 구두 닦는 솜씨에 뚫어뻥으로 눌린 자동차를 펴는 정음. 술 취한 정음으로 인해 오토바이에 치인 지훈의 상태를 잘못 이해한 정음의 오버 연기는 압권이었습니다. 이에 호응하며 즐거워하는 지훈의 모습은 스스로도 손발이 오그라들었다고 했지만 현경의 코믹한 '에로'의 뒤를 이은 재미였습니다.  

작가는 '성기능 장애'라는 무리한 대본에 우려를 했지만 탁월한 연기로 대본 이상의 재미를 전해주었다고 합니다. 작가가 이야기하듯 정음과 지훈의 연기를 탁월 했습니다. 김PD가 이야기하듯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 형식을 보여주는 지훈과 정음의 장면들은 활기차고 재미있습니다.

5. 멜로를 말하다

지훈과 정음의 첫 데이트는 정음에게는 치욕의 순간을, 시청자들에게는 최고의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첫 데이트에서 소변 검사를 하고 엉덩이에 선인장 가시가 박혀 지훈 앞에서 엉덩이를 까고 바늘을 빼내야만 했던 정음의 슬픈 데이트는 <지붕킥>의 백미 중 하나였습니다.

항상 잠이 부족했던 지훈이 자신에게 기댄 채 졸고 있어 떨어진 휴대폰도 줍지 못한 채 지훈을 받쳐주던 정음의 모습은 스스로도 해보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사랑이 잔뜩 묻어나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들이 정리한 마지막 '멜로'는 미술관에서 만난 4명의 모습이었습니다. '마지막 휴양지'를 받아들이는 세경과 지훈의 시각차처럼 너무 다른 그들의 감정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아픔으로 다가왔습니다.

팬들의 러브라인에 대한 지지도와는 달리 제작진으로서는 균형 잡힌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편향된 관계 구축이 아닌 균형을 갖춘 형식을 추구한다는 그들의 말에 완성도를 높이려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아픈 사랑을 통해 내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세경의 모습에 만족스럽다는 세경. 이젠 외적인 성장도 시작할 세경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과거 김PD가 선호하던 마무리와는 달리 이번에는 작가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 아직은 확정된 마무리는 없다고 합니다. 객관적이며 좋은 엔딩을 찾고 있는 그들로 인해 마지막까지 어떤 결말에 이를지 기대하게 만듭니다.

다섯 가지의 주제로 모아 진행된 이번 특집은 비록 과거 방송되었던 내용들을 재편집해서 보여주는데 그쳤지만 그들이 에피소드를 선택한 이유와 출연진들이 직접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 보다 깊게 <지붕킥>을 즐길 수있도록 해주었습니다.

다섯 가지 테마 속에는 그들이 이야기하고자 했던 재미와 감동과 의미들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더불어 시청자들이 궁금해 했던 내용들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지며 상호 소통을 하는 중요한 창구로서의 역할도 해냈습니다. 비록 본방이 아니어서 아쉬웠지만, 방송되었던 내용들을 분류별로 정리해 제작진과 배우들의 설명을 함께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은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단순함을 피해 NG 퍼레이드에 등장한 타이거 JK와 이나영의 NG 퍼레이드는 색다른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해리와 자옥의 '빵꾸똥꾸'배틀. 과외 장면, 준혁과 세경의 키스 장면등 본방송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실수 장면들도 팬들에게는 정겹게 다가왔을 듯합니다.  

세호의 인터넷에 등장한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예쁜 준혁과 세경의 사랑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는 김PD의 말처럼 <지붕킥>은 억지스러움을 버린 채 균형 잡힌 존재감과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마무리를 향해 나아갈 듯합니다.

이제 일주일이라는 긴 휴식 시간이 지나고 다음 주부터는 다시 <지붕킥>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다시 시작 합니다. 긴 기다림만큼이나 그들이 던져줄 즐거운 행복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유익하셨나요? 구독클릭 부탁합니다^^;; 
블로그코리아에 블UP하기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방송연예드라마스토리]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