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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진짜사나이는 왜 걸그룹에 집착하는 것일까?

by 자이미 2014.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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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의 병영 체험은 많은 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군이라는 특수한 공간을 하나의 예능으로 풀어간다는 사실은 분명 흥미로운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처음의 재미를 상실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짜사나이>는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연예사병 대체 프로그램;

매 번 출연하는 걸그룹, 연예사병 제도의 새로운 전략 상품인 이유

 

 

 

 

연예인들이 군에 들어가 직접 체험을 해보는 <진짜 사나이>는 분명 성공한 프로그램입니다.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소재를 취했다는 점에서 분명 흥미로운 이야기였지만, 그들은 어느 사이 국방부를 홍보하는 전략 상품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연예병사 제도는 연예인들이 특혜를 받는 공간으로 전락한지 오래였습니다. 그리고 보도 프로그램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 그들의 일상은 연예병사 제도가 폐지되는 이유로 다가왔습니다. 연예인들을 위한 특혜 제도로 전락한 연예병사 제도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빠르게 채우기 시작한 것은 바로 <진짜 사나이>였습니다.

 

나이대가 다양한 연예인들이 군에 입대해 군인들과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성공할까 하는 의구심을 가진 이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군대란 중요한 가치를 부여받고 있는 삶이자 하나의 문화라는 점에서 <진짜 사나이>의 성공은 자연스럽게 다가왔습니다.

 

군대를 다녀온 이들에게는 추억을 입대를 앞둔 이들에게는 자신이 지내야만 하는 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용도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군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예외일 수 없었던 여자들에게도 <진짜 사나이>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에 호주형 샘 헤밍턴이 한국인보다 더욱 한국인다운 모습으로 군 생활에 적응해가는 모습은 또 다른 재미이기도 했습니다.

 

초반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회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군에서 생활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이 아니라, 국방부를 위한 군 순회 연예병사화 되어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과거 오랜 시간 한 곳에 머물며 현역 군인들과 함께 병여 생활을 체험하는 과정은 군 예능이라는 새로운 재미로 다가서게 만들어주었습니다. 하지만 잦은 이동과 군 홍보를 위한 방송으로 전락한 후에는 그들의 모습은 그저 국방부 광고에 출연한 연예인들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군을 홍보하기 위한 방송이 아니라, 군에서 생활하는 일반병들의 모습이 보다 중요하게 다가왔던 <진짜 사나이>는 그 순서가 바뀌며 문제가 생겼습니다. 군 생활을 체험하는 연예인과 그들과 함께 하는 일반병사들의 일상이 곧 예능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 <진짜 사나이>가 어느 순간 국방부가 보여주고 싶은 것들을 보여주는 방송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사실은 문제일 것입니다.

 

 

<진짜 사나이>는 언제부터인가 여자 아이돌이 등장하는 모습은 당연한 듯 다가왔습니다. 실제 여자 아이돌의 방문이 쉽지 않은 군부대에 일상처럼 등장하는 걸그룹은 <진짜 사나이>가 살아가는 이유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매 번 새롭게 방문하는 군부대에서 걸그룹들이 마지막을 장식하는 행위는 과연 이 프로그램이 무엇을 위함인지 모호하게 만들어줍니다.

 

연예병사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드는 <진짜 사나이>는 과거 그들이 했던 행위를 대신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다른 것이라면 연예병사들은 하지 않는 훈련에 참여하는 것이 큰 차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는 시청자들에게 군 체험을 대신 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필연적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런 훈련 체험을 제외한다면 그들이 보여주는 행위들은 연예병사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연예병사들이 군부대를 다니며 노래나 장기 등을 보여주고, 여기에 추가해 걸그룹까지 함께 하는 행위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알고 있는 형식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최근 보고 있는 <진짜 사나이>는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장기 자랑을 주도하고, 걸그룹이 매번 등장하며 사기를 충전시켜준다는 형식은 연예병사 제도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늘 방송에서도 어김없이 깜짝 선물이라며 걸그룹이 등장하는 모습은 씁쓸하기까지 했습니다. 물론 군 예능에서 걸그룹은 모두가 행복해질 수밖에 없는 순간이라는 점에서 방송사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혜택일 것입니다. 어차피 군을 이용해 방송을 만드는 그들로서는 부대가 자연스럽게 호응할 수 있는 존재가 필요했고, 그런 역할을 걸그룹이 대신한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을 듯합니다.

 

 

걸그룹들 역시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서로 윈 윈이 되는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국방부의 홍보 방송을 방불케 하는 이 프로그램은 무엇을 위한 방송인지에 대한 고민이 다시 시작되어야 할 듯합니다. 국방부를 위한 방송이냐 아니면 병영 체험 예능의 건강함을 유지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바로 그것일 것입니다. 걸그룹에 대한 집착은 그들 스스로 국방부에 부채 의식이 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런 부분부터 변화를 가져가야 할 것입니다.

 

이제 하나의 필수 요소가 되어가고 있는 걸그룹에 대한 집착은 그들이 스스로를 연예병사로 전락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초창기 <진짜 사나이>에 많은 이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도록 했던 순수함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우선 걸그룹의 등장부터 막는 게 중요할 듯합니다. 아이러니하겠지만, 모든 병사들을 환호하게 하는 걸그룹을 버리고 그들 스스로 병영 체험에 임하는 날 것의 모습이 곧 국방부의 홍보 대행사라는 비난에서도 벗어나는 길이 될 것입니다. 그들이 초창기 추구했던 건강한 예능으로 돌아가는 길은 이렇듯 의외로 단순합니다. 걸그룹이나 국방홍보처 같은 모습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재미있었던 과거의 <진짜 사나이>를 보고 싶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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