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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집밥 백선생 경양식 돈가스 백종원 음식의 핵심인 이유

by 자이미 2015.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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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의 진가가 모두 드러나 있는 <집밥 백선생>의 핵심은 돈가스였다. 경양식 돈가스가 백종원의 핵심인 이유는 과거와 단맛이 함께 그 안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복잡하고 힘겹고 불안한 사회에 먹방이 대두되고, 그 안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가 된 '슈가보이'의 진수는 <집밥 백선생>을 통해 보다 단단해지고 있다. 

 

돈가스도 쉽지유;

경양식 추억의 돈가스 집에서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백종원의 매력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는 프로그램은 <집밥 백선생>이다. 요리사는 아니지만 요리를 좋아하는 남자 백종원은 누구라도 쉽게 해볼 수 있는 요리를 만들어낸다. 요식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 백종원이 이렇게 방송에 나와 음식을 만드는 과정은 이상한 지점도 존재한다.

 

누구도 그가 전문 요리사라고 볼 수 없다. 하지만 그는 음식에 대해 박학다식하다. 그리고 다양한 요식업을 운영하면서 요리도 곧잘 한다. 그렇게 자신이 스스로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을 바로 <집밥 백선생>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대단한 가치가 존재하지 않아도 누구라도 쉽고 편하게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그는 분명 특별한 존재다.

 

오늘 방송된 돈가스 역시 그렇다. 솔직히 몸에 좀 더 이로운 음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방송을 통해 소개된 경양식 돈가스는 최악일 것이다. 기름이 가득한 곳에 튀기고, 케첩에 마요네즈 여기에 MSG까지 첨가된 옛날식 돈가스는 몸서리 칠 수 있는 모습일 테니 말이다. 

 

공공의 적이 된 MSG는 사실 과학적으로 문제가 지적된 적이 없다. 누군가에 의해 조작된 여론전은 MSG를 독약 정도로 몰아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콜레스테롤과 관련해서도 최근 방송된 <SBS 다큐스페셜>의 내용을 보면 일방적으로 무엇이 정답이라고 쉽게 말할 수 없음이 잘 드러난다. 물론 미국의 발표와 달리, 국내 여건과 환경을 고려한 방식은 따로 존재하지만 과연 우리가 어떤 음식을 나쁘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을지 의아하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한 끼 정도는 부담 없이 먹는 것도 좋을 것이다. 

 

백선생의 요리를 불량식품 정도로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꺼리는 요리들일 수 있다. 소금도 설탕도 최소화하며 채소를 중심으로 한 건강식만이 최선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집밥 백선생>은 집밥도 아니고 선생도 아니다. 하지만 이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에게 백선생의 요리는 누구라도 음식을 만들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에서 특별함으로 다가온다. 

 

 

이제는 사라진 과거의 추억은 많다. 시대의 흐름으로 인해 사라질 수밖에 없는 수많은 것들 중 <집밥 백선생>이 선택한 것은 경양식 돈가스였다. 이제는 경양식이라는 단어도 생경한 시대라는 점에서 이는 정말 추억의 음식이 아닐 수 없다. 현재 판매되는 대부분의 돈가스가 일본식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백선생의 옛날 돈가스는 추억과 함께 먹는 특별한 음식으로 다가왔다. 

 

경양식만큼이나 생소하게 들리는 '데미그라스 소스'는 과거의 추억과 맛을 되살리는 핵심 요소다. 이걸 만들지 않고 돈가스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온다. 이 생경한 소스를 만들기 위해 절대적인 우스터소스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이들마저 마트에서 사지 않고 집에서 손쉽게 '우스터소스'를 만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했다. 

 

'데미그라스 소스'와 '우스터소스' 그리고 '루'로 이어지는 낯설음은 돈가스에 가깝게 다가설 수 없도록 한다. 낯선 단어들에 대한 경계심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백선생 프로그램이 특별한 것은 이 낯선 것들을 쉽게 풀어낸다는 사실이다. 이 말도 안 되는 소스를 너무나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흥미로웠다. 

 

버터와 밀가루를 사용해 쉽게 '루'를 만들어 끓이고, 간장, 식초, 설탕, 케첩, 우유, 물을 섞어 '우스터소스'를 만듭니다. 끓고 있는 '루'에 손쉽게 만든 '우스터소스'를 넣어 좀 더 졸여주면 옛날 돈가스의 핵심인 '데미그라스 소스'가 완성된다. 이렇게 만든 소스는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돈가스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재미있기까지 하다. 

 

 

밀가루와 버터로 만든 '루'는 곧 크림수프로 이어지기도 한다.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경양식 집에서 나오던 코스 중 첫 번째였던 크림수프 만드는 것 역시 단순하고 명쾌했다. 여기에 MSG를 약간 섞은 게 추억의 맛을 살리는 일등공신이 된다. 물론 후추를 쳐서 먹는 방법이나 소금으로 간을 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과거를 재현한다는 점에서 MSG는 유용하게 활용된다.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경양식 돈가스(과거와 같은)를 집에서 완벽하게 재현해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집밥 백선생>은 이롭다. 추억 속에 자리하는 음식을 집에서 누구라도 의지만 있다면 손쉽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백종원 방식의 음식 만들기의 핵심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 

 

백종원이 만드는 음식이 창의적이거나 예술적 가치와 건강만을 위한 방식이 아니다. 추억을 떠올리게 하거나 간단한 방식으로 누구나 손쉽게 맛있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슈가보이'라는 별명 때문에 모든 음식을 달게만 만든다고 지적할 수도 있지만, 이는 개인의 취양을 통해 가감할 수 있는 대목이 될 것이다. 

 

지독할 정도로 힘들고 미래가 불투명해 두려운 현실 속에서 먹방은 자연스러운 대중의 선택이다. 먹는 것으로 이 지독한 현실을 잠시 잊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가치는 현재 없으니 말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모든 것을 그 시간만큼은 잊을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먹방은 시대의 흐름이다. 

 

여기에 불안이 지배할 때 생각나는 달콤한 설탕의 유혹까지 적절하게 가미된 백종원의 음식은 그래서 특별하다. 이번 방송에서 소개한 '경양식 돈가스'는 이런 모든 것을 함축한 듯해서 흥미로웠다. 누구라도 손쉽게 누구의 힘을 빌리지 않고 이 지독한 현실 속에서 스스로 행복을 찾으며 살아갈 수 있는 생존 비법은 이렇게 탄생하고 있다. 어느 집에나 있을 법한 재료를 바탕으로 손쉽게 해먹을 수 있는 요리의 세계는 대중들의 기호와 시대의 흐름까지 모두 잡아낸 결과로 보인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도 하지 않았던 백종원식 요리 프로그램은 그래서 특별하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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