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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차칸남자 1회-진부하고 식상한 설정을 무색하게 한 송중기의 변신

by 자이미 2012.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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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와 지독한 가난을 이겨내고 안주인이 된 여자. 그런 여자를 어머니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재벌가 외동딸. 남의 여자가 된 여자를 아직도 잊지 못하는 착한 남자의 변신. 무척이나 식상하고 진부한 설정의 열거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상함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은 역시 착한남자 송중기의 변신 때문이었습니다. 

 

착한 남자를 악한 남자로 만든 마녀, 차칸 남자의 복수는 성공할까?

 

 

 

 

 

수재인 마루는 의대생입니다. 일반적인 의대생들과 달리 보다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이 학생은 착하기까지 합니다. 착한 마루는 어린 환자의 증세를 보고 병원에서 잡아내지 못한 병명까지 완벽하게 맞출 정도로 타고난 존재이기도 했습니다. 전도유망했던 의대생 마루가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바로 자신이 사랑했던 재희 때문이었습니다.

 

방송국 기자로 활약하던 재희에게서 다급한 전화가 걸려온 것은 마루가 퇴근 후 집에 들어온 시간이었습니다. 불 꺼진 방안에 동생 초코가 아파 누워있고 그런 그녀를 병원으로 옮기려던 순간 재희에게서 전화가 온 것이었습니다. 아픈 동생이 마루의 바지를 붙잡고 가지 말라고 애원을 하는 상황에서도 그는 재희에게로 향합니다. 

세상 천지에 단 둘밖에 없는 남매임에도 아픈 동생을 버리고 찾아갈 정도로 마루에게는 재희가 전부였습니다. 그런 재희의 앞에는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남자가 있고, 떨고 있는 재희의 모습을 본 마루는 머리가 하얘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당방위로 자수를 하면 실형을 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마루에게 다시는 지옥 같았던 과거의 삶으로 돌아가기 싫다며 우는 재희는 거부할 수 없는 존재였습니다.

 

과거 그들이 무슨 사이였고 어떤 사연들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이 상황에서 보여 진 그들의 행동만으로도 결코 평탄하지 않은 과거를 공유하고 있음을 알게 합니다. 떨고 있는 재희를 위해 스스로 살인자가 되기로 작정한 착한 남자 마루는 그렇게 의사로서의 평탄한 삶마저 버린 채 차가운 감옥으로 향합니다. 오직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서라면 이 정도 희생은 당연하다는 듯이 말입니다.

 

그런 마루와 달리, 재희에게는 탐욕이 꿈틀대고 있었습니다. 서회장의 비리가 담긴 자료를 지키기 위해 살인을 한 재희는 그 살인누명을 자신을 좋아하는 마루에게 밀어내고, 서회장의 품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었습니다. 재희에게는 마루의 착한 사랑이 아니라, 자신에게 모든 것을 줄 수 있는 재벌가의 안주인이 중요했습니다. 

하버드를 나와 아버지의 회사에서 일을 시작한 재벌가 딸 서은기. 그녀는 기존의 재벌가 딸과는 상당히 다른 존재감을 보여주었습니다. 시작과 함께 차를 과속하며 잘못한 부하 직원에게 호통을 치는 그녀의 모습은 기존의 재벌가 이야기에서 볼 수 없었던 아우라였습니다.

 

그저 거대한 부에 쌓여 방탕한 생활을 하거나, 한없이 무기력한 존재가 아닌 그 누구보다 열정적인 이 존재는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자신의 아버지 품에 안겨 우는 재희의 모습을 보는 은기의 모습은 6년 후에도 결코 변한 것은 없었습니다.

 

은기의 새엄마가 된 재희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서늘하기만 합니다. 그녀의 목적이 사랑이 아니라 오직 자신의 탐욕을 위함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은기로서는 그녀를 엄마로 받아들일 수는 없었습니다. 암으로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아버지와 젊은 새엄마. 그리고 이복동생까지 그녀를 둘러싼 환경은 그녀를 더욱 지독하게 만들기만 했습니다.

 

지병을 앓고 있었던 은기는 비행기에서 쓰러지며 운명적인 만남을 가지 게 됩니다. 마루의 친한 친구인 재길의 복수를 하기 위해 꽃뱀을 농락해 친구가 잃은 돈을 모두 찾아준 그는 모두가 사랑하고 싶은 존재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저 착하고 귀여운 모습이 아니라 날카로운 눈과 나쁜 남자의 그림자가 강하게 드리운 마루는 6년 전 의대생 마루는 더 이상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한 비행기에 탄 인연은 은기가 쓰러져 사경을 헤매는 상황이 되면서 극적인 인연으로 연결되기 시작합니다. 비행기 안에 그녀를 돌볼 수 있는 의사가 전무한 상황에서 의대 본과 3년에서 그만둔 그의 활약은 유일했으니 말입니다. 문제는 그들 앞에 등장한 인물이 다름 아닌 재희였다는 사실입니다.

 

자신의 인생 모두를 걸고 구해준 재희를 6년 만에 남의 여자가 되어, 비행기 안에서 재회를 했다는 사실이 마루를 분노하게 합니다. 아이까지 낳은 채 편안한 삶을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과 그녀를 감싸기 위해 스스로 살인자가 되어 몰락한 삶을 사는 마루는 극단적인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드라마가 흥미롭기는 하지만 분명 진부한 설정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과거 <나쁜 남자>의 분위기도 느껴지고 다양한 드라마에서 볼 수 있었던 식상한 복수극의 연장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은 송중기의 극적인 변신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저 착하고 바른 이미지만 존재하던 송중기가 복수를 위해 스스로 나쁜 남자가 되어야만 했던 '차칸남자' 역은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첫 회에 다양한 변화를 모두 보여준 송중기가 과연 얼마나 연기 변신에 성공할 수 있느냐는 <차칸남자>의 성공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송중기와 함께 연기 변신에 적극적인 문채원 역시 기존의 착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데 주력했습니다. 조금 낯설기는 하지만 새로운 변신을 시작한 문채원의 연기 역시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지독한 운명적 사랑을 해야만 하는 여주인공 역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낼 수 있을지 궁금하니 말입니다. 여기에 송중기와 문채원의 조합이 과연 어떤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지도 흥미꺼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진일보한 연기력을 선보인 송중기의 연기 변신. 여기에 <상두야 학교가자>,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 죽일 놈의 사랑>, <고맙습니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등 시청자를 사로잡았던 드라마를 쓴 스타 작가인 이경희가 극본을 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미롭습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차칸남자>가 과연 어떤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만족시켜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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