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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추노 17회-한심한 송태하, 이제 민폐도 유행인가?

by 자이미 2010.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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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추노>는 24부작으로서는 너무 길었나 봅니다. 지난주부터 눈에 띠게 늘어지던 내용은 17회까지 이어지며 설득력 없는 대길의 죽음 퍼포먼스로 시간만 낭비하고 말았습니다. 담아내고자 하는 내용이 많아서 24부작으로 가는 것이 아닌 회 차를 늘려 수익을 늘리려는 제작사와 방송사의 담합이 만든 결과는 아닌지 의심스럽기까지 합니다.

민폐만 양산하는 추노 문제있다

1. 죽음에 맛들인 <추노> 남발하는 죽음이 문제

태하를 잡은 대길까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추노>는 세익스피어도 아니면서 '죽느냐 사느냐'란 떡밥 질이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죽음을 암시하며 칼부림 끝에 죽었을 가능성이 높았던 최장군과 왕손이는 2회 차를 푹 쉬더니 잘 잤다며 일어서는 모습에서는 코미디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전해주었습니다.

마지막 남은 카드인 짝귀를 찾아가는 것은 당연하고 그런 짝귀와 남은 천지호가 정부에 맞서 마지막 죽음의 무도를 펼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저잣거리에서 목을 매는 처형장에서 그가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입니다. 죽을 이유가 없는 그들이 어떤 방법으로 살아나느냐가 재미로 다가오겠지만, 황철웅이 죽음을 지켜보지 않고 자리를 떠나며 그들이 살아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만 모두 열어 두었습니다. 

죽음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단순하게 천지호 혼자 그들을 구해낼 수는 없습니다. 짝귀와 살아남은 최장군, 왕손의 도움이 아니면 안 되는 상황으로 몰아가며 그들의 연합과 경쟁의 대상이 명확해질 듯합니다. 후반 중요한 활약을 할 것으로 보이는 짝귀의 등장에 모든 초점을 모은 <추노>로서는 두 주인공의 처형을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선택했습니다. 

짝귀의 화려한 등장을 위한 대길과 송태하의 처형은 그동안 <추노>가 진행해왔던 죽음의 역할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죽음을 통해 극을 이끌어나가는 방식은 무한 반복하듯 되풀이되며 스스로 발목을 잡아끌 뿐입니다. 더이상 조바심이나 기대감이 아닌 익숙한 받아들임은 드라마로서의 재미만 반감시키고만 있습니다.

이후에도 <추노>에서는 끝없는 죽음이 난발될 것입니다. 주인공 중 누가 살아남을 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이들은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의 수레바퀴에 올라타 있습니다. 이미 죽음을 앞두고 살기 위해 죽어가는 그들에게 남겨진 것은 어떤 모습으로 최후를 맞이할 것이냐 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죽음이 극 전체를 휘감으며 희망보다는 절망을, 미래의 가치보다는 현실의 안주를 택하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기까지 합니다. 과연 죽음으로 희망을 이야기할 수나 있을지 궁금합니다. 

2. 이제 민폐는 유행이다

시청자들 모두가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설명하는 형식이라면 재미는 차치하고 극에 집중할 수도 없게 합니다. 이렇게 작가에 의해 <추노>는 괜한 민폐들만 양산하고 있습니다. 남자들의 액션이 난무하던 시점 민폐는 언년이의 몫이었지만, 극 후반으로 넘어가며 진전 없는 답보 속에 민폐로 떠오르는 인물들은 초반을 휘어잡던 남자들입니다.

그들이 꿈꾸는 세상이라는 거창한 가치들을 읊조리기는 하지만, 결국 대업에 대한 추진력도 부족하고 그저 의롭게 죽으면 된다는 송태하의 넋 놓고 죽음을 기다리는 장면에서는 허망하기까지 합니다. 능동적이며 강한 그가 갑자기 수동적인 인물로 변하며 그동안 보여주었던 기개는 한 여자를 만나며 모두 사라져 버린 것처럼 만들어버렸습니다. 

'나약한 가식 덩어리' 송태하와는 달리 생명에 대한 집착과 복수를 다짐하는 대길은 언년이를 사랑하는 방법이나 농도에서 송태하는 따라갈 수도 없는 깊이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저 죽을 때까지 '폼생폼사'를 유지하는 송태하와는 달리 살아야만 하는 당위성을 가진 그는 송태하는 알 수도 없는 삶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남자였습니다.

최장군과 왕손이에 대한 복수와 언년이을 구하기 위한 대길의 발악이 강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음은 나약하고 명분에만 집착한 채 모든 것을 포기해버린 송태하와 극단으로 비교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민폐덩어리는 갖은 폼으로 자신을 포장하는 송태하입니다.

3. 살기 위해 코믹을 택한 천지호

모두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추노>에서 가장 유명한 캐릭터가 된 천지호는 지난 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국은 또 다시 낚시질에 불가했습니다. 다 죽이고 천지호까지 죽일 거냐는 언플들을 양산하며 홍보를 했지만 결과적으로 코미디만 하고 퇴장한 천지호 마저 민폐를 선물하려는 것은 아니겠지요.

도성을 빠져나가기 위해 자신을 손가락을 깨물고 원손을 위장하는 기지를 발휘한 언년이는 무사히 빠져나가는 듯 하지만 그녀를 뒤쫓아 온 포졸들로 위기에 몰립니다. 폐병에 걸린 그녀의 설정을 알아챘다기 보다는 바보처럼 속아 넘어가 그녀를 도와주는 형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많은 떡밥이 또 던져졌습니다.

분명한 것은 대길과 송태하는 극적으로 살아나고 이를 통해 좌상과 사위인 황철웅의 힘의 관계가 변하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뿌리를 뽑으려던 황철웅을 막아서며 음모를 만들던 좌상은 실패를 맛보고, 이를 통해 주도적인 역할을 자임하는 황철웅은 전면에 나서 그들과 대항할 것으로 보입니다.

'노비당'을 이용해 정략적으로 사용하는 그들의 야욕은 오늘 더욱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좌상의 정적 집으로 쳐들어가 수하를 죽이고 노비 문서를 모두 태우고, 노비에게 자유를 준 '그분'에 대한 노비당원들의 충성과 믿음은 높아집니다. 그만큼 정치적인 도구로서 역할을 자임하게 되고 노비의 반란을 목격한 정적은 좌상의 정치적인 희생양이 되어 '노비당' 소탕에 일등 공신이 될 수밖에 없도록 만듭니다.

전략전술마저 철저하게 이용당하며, 단순히 살인을 저지르는 행동대장으로 전락한 노비당원들과 업복이에게서 꿈은 보이지 않고 멀어져 가는 가치와 가까워지는 죽음만이 보일 뿐입니다.

대길이 꿈꾸는 세상의 가치마저도 가지지 못한 송태하의 원대함은 그저 허울 좋은 형식에 불과했고, 그들의 투쟁과 전복의 꿈은 그저 이룰 가능성 없이 명분을 쌓기에 불과했나 봅니다. 8부작이었던 <한성별곡-정>은 왕이 자신의 죽음으로 대업을 이어가도록 독려하지만 3배나 길어진 <추노>에서는 민초들의 죽음으로 무엇을 이야기하려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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