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4대강 특집과 도청사건, KBS 야누스 선택이 필요하다

도청 의혹으로 최악의 위기 상황에 빠진 KBS가 MB 정권에서 결코 건드려서는 안 되는 '4대강 사업'을 보도했습니다. 도청 정국 돌파용이냐 사주가 외국으로 나간 사이 피디들의 반란이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도 방송은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KBS의 두 얼굴 4대강 방송과 도청사건 




국민들의 혈세를 화수분으로 생각하는 존재들

작년부터 4대강 사업에 대한 취재를 해왔던 허양재 피디가 준비해왔던 내용들이 방송이 되었습니다. MB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세워 추진하는 '4대강 사업'은 절대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와서는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방송을 통해서 '4대강 사업'의 문제나 의구심들은 결코 거론되어서는 안 되는 신성불가침이기도 했습니다.

이미 KBS 수뇌부에 의해 방송이 보류되기도 했던 '4대강 사업'이 이렇게 다시 방송이 되었다는 사실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현재의 KBS 분위기에서 이런 방송이 정상적으로 전파를 탔다는 사실이 이상할 정도로 오늘 방송되었던 '4대강 사업'은 현재 시점에서 가장 비판적인 시각을 담은 방송이었습니다.

방송의 형식은 양측의 입장들을 하나의 사안을 두고 각자의 주장을 담는 형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비에 왜관 철교가 무너지는 황당한 사건을 시작으로 그 다리가 무너진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양측의 주장을 대립시키는 방식은 시청자들에게 효과적인 정보 전달이 가능하도록 해주었습니다.

정부 측에서는 자신들이 하는 사업이 모두 국민들에게 풍요로운 삶을 주기 위함이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정작 다른 측면에서는 자연을 파괴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끝없는 재앙뿐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20조가 넘는 국민 세금을 쏟아 부어 완공을 앞두고 있는 '4대강 사업'은 본류 사업에서 예고된 재앙이 시작되었고, 이로 인해 지류 문제가 더욱 불거지자 수십조의 돈을 들여 지류 사업까지도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철저하게 토건 세력들의 주머니만 채워줄 수 있는 이 사업은 예고된 문제였고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많은 학자들이 이야기를 하듯 자연 그대로 놔두는 것 밖에는 없겠지요.

'4대강 사업'을 시작하며 첫 삽을 뜨는 순간 재앙은 시작되었고 엎질러진 물은 다시 쓸어 담을 수 없는 지경까지 오게 되었다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들입니다. 현재 상황에서 '4대강 사업'을 지지하고 진행하는 이들에게는 문제로 거론되는 준설은 주기적으로 해주면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하지만 매년 국민 혈세가 수천억씩 들어가야만 하는 '4대강 사업'이 과연 정상적인 사업이라 생각하는 것일까요?

자전거 도로 만들고 공원 조성했다고 수십조가 들어간 사업에 당위성이 부여되는 것일까요? 이 보다는 누구나 알고 있듯 토건 세력들을 배불리고 친수법(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을 통한 난개발을 가능하게 해 건설업자들에게 특혜를 주기 위함과 다름없습니다. '4대강 사업'에 8조원을 부담한 수자공의 손실을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낸 친수법은 국민 부담을 가중시키고 자연을 파괴하는 '4대강 사업'의 화룡점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최악입니다.

안 해도 되는 사업을 하며 국민들에게 일인당 40만원이 넘는 세금으로 토건 세력들의 배를 불리는 짓을 하면서 이것도 모자라 매년 수천억의 세금으로 그들을 영원히 먹여 살리겠다고 하는 모습은 경악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대한하천학회와 수자원학회의 '4대강 사업'을 둘러싼 첨예한 대결은 최근 발간된 수자원학회의 보고서를 통해 대한하천학회가 꾸준하게 주장해온 '4대강 사업' 반대에 손을 들어주며 찬성을 하고 앞장섰던 학자들마저 문제가 있음을 시인했습니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와 박재현 토목공학과 교수가 줄기차게 '4대강 사업'의 문제점들을 지적한 것과는 달리, 철저하게 토건 세력들과 연결되어 있던 수자원학회의 다수의 인물들은 MB가 주창한 '4대강 사업'을 학술적으로 완성해준 존재들입니다. 

4대강 본부의 본부장을 맡고 있는 심명필 교수가 수자원학회 전직 회장이었다는 사실과 원로 교수들 다수가 토건 업체들의 고문 형식으로 일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4대강 사업'이 무엇을 위함인지는 더욱 명확해집니다. 다수의 국민들이 반대하는 사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공권력을 동원해 막고 한나라당의 거수기로 진행된 '4대강 사업'에 학술적 논리를 만들어준 수자원학회는 이들과 공범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 4대강 사업과 관련된 외국 사례 등 관련 자료들이 필요하신 분들은 번역연대(눌러주세요)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KBS 존폐가 달린 도청, 언론의 존재 가치는 세워질 수 있을까?

'4대강 사업'에 대한 논쟁들은 끊임없이 이어질 수밖에 없고 그래야만 합니다. 수십조를 들인 사업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작인 이 사업은 시작은 있지만 영원히 완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는 미친 사업입니다. 해당 사업을 통해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는 토건 세력들과 난개발로 인해 부당이득을 취하는 권력자들과 건설업자들만을 위한 사업. 자연을 위한 사업도 아닌 철저하게 자연을 파괴하는 사업에 대한 고민과 반성, 행동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혈세는 몇몇 가진 자들의 주머니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이런 결코 쉽지 않은 이야기가 다른 곳도 아닌 KBS에서 방송이 되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최근 민주당 회의를 도청해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의심받는 상황에서 전면전을 펼치고 있는 그들이 MB 정권에 반하는 방송을 했다는 사실은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몇몇 분들은 "김인규 KBS 사장과 수뇌부들이 'K-POP 페스티벌 뮤직뱅크 인 도쿄' 행사에 참여하는 틈을 타고 방송을 강행한 것은 아니냐"는 의견을 낼 정도로 KBS는 철저하게 MB 정권의 거수기 언론이 현재의 그들 모습입니다. KBS 수신료 인상을 위해 도청까지 감행하며 위기에 몰린 그들은 적반하장으로 언론 탄압을 들고 나오고 있습니다.

수신료 인상을 위해 긴급 토론회를 편성해 직접 방송에까지 나왔던 김인규 사장은 도청으로 시끄러운 상황에 외유를 하는 일은 있어도 국민들에 대한 사과와 대책에 대한 그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도청 의혹을 받은 장모 기자가 의혹이 일자마자 휴대폰과 노트북을 잃어버린 상황. 이를 두고 KBS 정치외교부장은 '정말 우연의 일치'라고 합니다. 나아가 아무런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바꿔치기'나 '증거인멸'을 이야기하는 것은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는 말도 합니다.

수구 언론들마저 KBS 도청을 비난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더 이상 도망칠 곳도 없는 그들은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과 같은 길을 걸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영국 매체 NOW(뉴스오브더월드)의 전화 해킹, 도청 스캔들로 인해 폐간되었으며 머독의 위성 채널 인수 야욕도 물거품이 되어버렸습니다. 만약 KBS의 도청 사건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KBS의 위상이 땅에 떨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런 중차대한 일이 벌어진 상황에서 김인규 사장이 보이는 행보는 많은 이들을 경악하게 할 뿐입니다. 누구보다 앞장서 KBS의 진정성을 확보하고 '도청의혹'을 해소해야만 하는 사장이 침묵으로 일관한다는 사실은 KBS 사원들 뿐 아니라 국민들 모두 당혹스럽기만 하니 말입니다.

KBS 도청 의혹과 함께 MBC는 소셜테이너가 방송에 출연해서는 안 된다며 MB 낙하산인 MBC 김재철 사장은 일명 '김여진법'을 만들어 사회적 발언을 하는 연예인들을 출연 금지를 강행하겠다고 합니다. 감히 연예인들이 정치를 이야기하고 사회적 문제를 언급하는 꼴을 볼 수가 없다는 몰지각한 인물이 MBC 사장이라는 사실은 그들 스스로 부끄러워해야만 할 것입니다.

권력의 시녀가 되어버린 방송은 친일파를 찬양하는 방송을 만들면서도 해괴한 논리로 그들은 친일파가 아니라고 강변하기까지 합니다. 사회적 문제에 대해 눈을 감고 입을 막은 채 재벌들과 권력자들을 위한 찬양에만 정신이 없는 언론은 더 이상 언론이 아닐 것입니다.

<KBS 추적 60분 긴급점검 4대강, 안전 한가>는 만족할 수준의 방송은 아니었습니다. 서로의 주장들을 담아내는 수준에 그쳤고 사안의 본질에 구체적으로 접근하지 못했던 점은 아쉬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빙산의 일각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지엽적인 사안을 통해 '4대강 사업'을 이야기하다 보니 분명한 한계를 내포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이 추가 보도를 통해 좀 더 근원적인 문제에 접근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모든 국민들이 '4대강 사업' 현장을 가고 무엇이 문제인지 학술적으로 토론하며 문제점들을 찾아낼 수는 없습니다. 언론인의 책무가 바로 국민들에게 가장 쉬운 방법으로 알리는 것일 겁니다.

홍수 예방을 전면에 내세웠으면서도 98% 공정률을 보이는 '4대강 사업'에 홍수로 인한 단수와 침수가 이어지는 상황은 그들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일을 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4대강 사업'을 하는 이들이 원하는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강의 모든 면을 콘크리트로 들러 어항처럼 외부 요인들이 전혀 개입할 수 없도록 차단하지 않는 한 이룰 수 없는 목표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자연을 역행해 국민들의 혈세를 소수의 토건 세력과 권력자들에게 주는 사업은 자연 그대로 복원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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