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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Broadcast 방송

추적 60분-조현병 범죄 사회가 품고 함께 해결할 문제다

by 자이미 2018.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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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환자의 범죄가 최근 급격하게 부각되고 있다. 약만 잘 먹어도 일상 생활에 문제가 없지만 그 약을 먹지 않는 순간 움직이는 시한폭탄으로 변할 수 있는 조현병. 최근 벌어진 조현병 환자의 강력 범죄는 모두 약을 장기간 복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벌어졌다. 이를 단순히 개인의 탓으로 돌리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조현병 품어야 막는다;

개인과 가족에게만 책임 지울 수 없는 조현병, 국가 시스템이 관리해야 한다



국가가 해야만 하는 일은 많다. 그 일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잘 하느냐에 따라 선진국이냐 그렇지 않느냐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린 여전히 선진국 문턱에도 다다르지 못했다고 보인다. GDP가 높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수치의 허상은 이미 오래 전부터 경험했으니 말이다.


정신분열증이라는 병명으로 불리던 것이 조현병이라는 단어로 바뀌었다. '정신분열증'이라는 단어가 주는 직관성이 문제로 지적되었을 수도 있다. '조현調絃'은 말 그대로 악기 줄을 잘 고른다는 의미다. 잘 정비만 되면 좋은 소리가 난다는 점에서 약만 잘 처방 받아 복용하면 일상 생활에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대한민국 인구의 1%인 50만 명이 조현병 환자라고 알려져 있다. 제법 많은 편이다. 1%라는 단어에 묻히며 무척이나 만나기 희박해 보이지만, 동네에 한 두 명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그리 멀게 느껴질 수 없는 수치다. 그만큼 조현병은 낯설게 다가오지 않는다.


최근 벌어진 조현병 환자의 강력 범죄는 어쩌면 막을 수도 있는 상황들이었다. 물론 국가가 모든 것을 통제해서 예방할 수는 없는 일이다. 독재국가가 아닌 이상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의 강력 통제는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니 말이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조현병 환자에 대한 불만과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조현병 포비아'가 강력하게 자리 잡을 정도로 최근 강력 사건과 조현병이 연결되며 그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는 중이다. <추적 60분>은 최근 벌어진 조현병 환자의 강력 사건을 통해 관리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출동한 경찰을 살해한 조현병 환자의 사례만 봐도 우리 사회에서 이 병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알 수 있게 한다.


분명 조현병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존재는 한다. 형식적이라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형식적이지만 말이다. 해당 사건이 일어났던 영양군 보건소에서도 정신병을 앓고 있는 이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물론 한 사람이 모든 정신병 환자(등록된)를 관리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체계는 존재한다는 의미다.


존재는 하지만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된다. 차라리 없다면 기준이라도 세울 수 있지만 그저 형식적으로 시스템이 존재하면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시스템이 있는데 다시 만들거나 새롭게 개선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영양군에서 일어난 경찰 살해 사건의 경우와 애리조나 주와 비교하면 극명한 문제점이 드러난다. 애리조나 주에서는 경찰들에게 조현병 등 정신병 환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다양한 매뉴얼을 가지고 훈련을 한다. 이는 매우 중요한 조치다. 사전에 충분하게 훈련이 되었는지 아닌지 여부는 현장에서 모든 것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영양군 경찰들이 만약 사전 훈련을 받았다면 그렇게 허망하게 사망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기본적인 메뉴얼과 훈련도 없는 상황에서 조현병 환자와 마주한 경찰은 그렇게 사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사회도 조현병을 외면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조현병 환자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들이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아무런 문제도 없는데 자신을 정신병자라 하니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자신이 병들었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치료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조현병은 문제로 드러나지 않는다. 


약만 제대로 먹으면 조현병이 발병하지 않는단 점에서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병이다. 하지만 문제는 조현병 환자들은 스스로 조현병을 인정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 문제 역시 이미 미국에서는 방법들을 찾고 있는 중이다. 정신병을 가진 이들을 가둬 두기 보다는 함께 어울리며 사회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실험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현병 환자 50만 명을 모두 격리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게 완벽한 끝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절대 그럴 수 없다. 매년 새롭게 드러나는 조현병 환자들을 격리만 할 수는 없다. 그들이 사회 속에서 어울리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만 한다.


그 가능성을 국내에서도 실험 중이다. 마음샘 정신재활센터가 하는 방식은 미국의 커뮤니티 센터와 유사하다. 정신병을 가진 이들이 센터에 모여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일하는 방법도 배우는 과정은 중요하다. 이를 통해 자신이 어떤 병을 가지고 있고, 이를 이겨내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알아가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어떤 병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 자각해도 병을 치료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자신이 조현병 환자임에도 이를 부정하면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국가 차원에서 '커뮤니티 케어'를 실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은 반갑다. 복잡하고 경쟁이 심한 현대 사회에서 정신병은 남의 일이 아닌 우리 모두의 고민이다. 그런 점에서 외면과 격리는 문제만 더욱 키울 뿐이다.  


정신병을 더는 이상한 눈으로 쳐다봐서는 안 된다. 우리 모두 작은 우울증과 조울증을 안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정신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행위가 이상한 것이 아닌 정상적인 행동으로 인식되는 것부터 정착되어야 한다. 인정하는 순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모든 방법들이 실효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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