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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Sitcom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10회-박하선 추락한 교권을 이야기 하다

by 자이미 2011.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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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회의 큰 흐름은 '엉뚱함'이었습니다. 경주에서 안내상 가족과 만났었던 강승윤이 서울로 상경해서 엉뚱함을 그대로 보여주었고, 조용하기만 하던 박하선이 이종범에게 맥주 캔을 던진 주범이었다는 설정으로 그들의 캐릭터를 잡아가는 과정은 흥미로웠습니다.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 담긴 교권 추락의 현실




망가짐의 미학을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흥미롭게 잡아가는 시트콤 <하이킥3>이 강승윤이 안내상 가족과 조우하며 등장인물들이 한 곳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집결했다는 것은 이제 그들 간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하기도 하지요.

10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존재들은 강승윤과 박하선이었습니다. 강승윤은 거지가 되어 길거리에 널 부러진 안내상 가족을 살린 인연을 가진 이지요. 경주에서 가장 큰 한의원 집 아들인 그는 배고픈 그들에게 피자를 선뜻 사준 은인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가 무척이나 엉뚱하다는 것이지요. 큰 어려움 없이 살아서인지는 모르지만 자유로운 상상 속에서 사는 그의 현실감 부족한 발언들은 비호감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물론 극단적으로 현실적이며 이기적인 안내상에게는 부잣집 아들인 그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지요.

대게를 사들고 안내상의 집으로 찾아온 승윤을 반기는 이는 오로지 안내상 밖에는 없었습니다. 또래인 종석과 수정은 시큰둥하기만 합니다. 심지어 유선은 증오까지는 아니지만 심하게 그를 싫어하는 상황에서 승윤의 능글스러움은 내상 가족들과의 친분 쌓기에 이롭게 다가섭니다.

내상을 많이 닮은 수정은 대게를 사들고 온 승윤이 부자라서 호감도가 올라가지만 이내 그의 엉뚱한 행동에 다시 무관심으로 돌아섭니다. 그런 일련의 마음들을 그래프로 보여주며 상대의 호감지수를 엿보게 하는 방식은 그들 간의 관계를 읽어내는데 유용하게 작용하지요. 물론 처음이 아니라 그리 신선하지는 않지만 말입니다.

또래이지만 조금도 마음을 열지 않던 종석은 교통사고 직전에 자신을 살린 승윤의 행동에 큰 감동을 받습니다. 하필 가장 중요한 부위를 다쳐는 일까지 발생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승윤의 모습에 반해 호감도가 99까지 올라간 종석. 그런 종석의 호감도가 100까지 치솟는 사건은 그의 지갑을 전해주러 학교까지 온 승윤의 모습 때문이었지요. 오줌주머니를 차고도 자신의 지갑을 전해주러 온 친구를 보며 감격하는 모습 속에 그들의 활약이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 예고하는 듯해 흥미로웠습니다.


'하이킥'시리즈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고등학생 친구가 시즌3에도 그대로 만들어지며 그들이 어떤 양념 역할을 하며 시트콤을 재미있게 만들지 기대하게 합니다. 그런 그들에 좋아하는 인물이 누구이고 그녀로 인해 어떤 상황들이 만들어질지에 대한 궁금증 역시 기존 시리즈를 통해 익숙한 방식으로 다가오는 기대감이겠지요.

강승윤이 자신의 몸을 던져 존재감을 확인시켜주었던 것처럼 청순하기만 하던 박하선의 돌변 역시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학부모의 질타에 시무룩해진 하선을 도와주기 위해 야구장에 데려간 지석과 그런 그를 따라 처음가본 야구장은 가슴이 뛰게 만드는 흥분된 공간이었습니다.

넓은 공간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경기를 보며 에너지를 발산하는 과정은 흥겨움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지요. 조용하기만 하고 화낼 줄도 모르는 하선을 도와주기 위해 마음껏 소리치며 스트레스를 풀어보라는 지석의 선택은 유용했습니다. 

억눌린 감정을 어떻게 할 줄 몰랐던 하선은 맥주의 힘과 야구장이 주는 후련한 흥분 속에서 그동안 자신을 옥죄고 있었던 감정들을 뿜어내기 시작합니다. 시원스럽게 고함도 치고 욕도 하면서도 야구를 즐기던 하선은 그 감정을 더 이상 억제하지 못하고 맥주 캔을 야구장에 투척하는 불미스러운 행동을 하고 말았습니다. 

실제 있었던 상황을 패러디한 이 장면은 시트콤과 만나며 의외의 재미로 다가왔지요. 실제로는 내용물이 그대로 든 맥주 캔이었고 가족과 함께 온 남자가 던진 것이었지만 시트콤에 차용되면서 박하선이 이종범에게 맥주 캔을 던진 용의자로 변신해 그녀의 조절 능력 떨어지는 감정 선을 극대화시켜주었습니다.  

강승윤과 박하선의 엉뚱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존재감은 이후 시트콤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존재감으로 다가옵니다. 인간의 극단적인 심리를 극대화해서 풍자하는 방식의 시트콤에서 이런 엉뚱한 존재들의 활약은 중요하기에 조금씩 본색을 드러내는 등장인물들의 엉뚱함을 흥미로움으로 다가옵니다.

10회에서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고등학교 교사로 등장한 박하선의 모습입니다. 교권 문제가 심각한 대한민국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이미 지석을 통해 교육을 위한 체벌은 허용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만들었던 '하이킥3'는 다시 한 번 체벌 논쟁을 불어 일으킬 수밖에 없게 합니다.

수업 중 선생님 몰래 그들만의 게임(인터넷에서 한 때 유행했던 선생님 놀리기 게임)을 하던 학생 중 하나가 하선에게 걸리게 되고 그런 학생을 교실 밖으로 내보내는 것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수업에 열중하지 않는 학생에게 할 수 있는 유용한 체벌일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교실 밖으로 쫓겨난 학생이 자신의 부모에게 전화를 해서 억울한 체벌을 받았다는 연락을 하면서부터입니다. 자신은 오직 어깨가 아파 몸을 푼 것일 뿐인데 선생님이 자신을 과도하게 체벌했다는 항변은 어머니를 교무실로 이끌었습니다.

막무가내로 전후사정도 듣지 않은 채 무조건 박하선을 몰아붙이는 학부모와 사정 이야기는 사라지고 오직 사과만 존재하는 상황. 이런 상황이 단편적이고 극단적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우리 교육의 현실입니다. 공교육에 대한 믿음이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교사에 대한 비하는 극단까지 나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교사의 교권은 어느 지점에 있는지 모호할 지경입니다.

물론 공교육이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도록 만든 교육 현장의 문제 역시 심각한 수준입니다. 극단적으로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교육계와 경쟁에서 밀려나는 교육 현장의 문제는 심각한 모순으로 다가오기만 합니다. 교사들의 범죄는 언제나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상황(학생 성폭행자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교단에 서는 황당한 교육계)에서 교사들에 대한 시선이 따뜻할 리가 없는 것은 당연하지요.

10회에서는 교권하락에 대한 교사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건넸지만 교사들의 책임과 의무에 대한 고민도 심각하게 이어져야만 할 것입니다. 교사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존재만은 아니지요. 인격이 형성되는 학생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해야만 하는 교사라는 직업이 언제부터인지 단순한 지식 전달자의 모습에만 그치며 학원과 비교해도 별반 경쟁력 없는 교사에 대한 믿음은 땅에 떨어진지 오래입니다.

과격하고 무모한 학보모의 과도한 간섭도 문제이지만 공교육이 무너질 수밖에 없도록 만든 장본인들의 반성과 고민도 중요한 시점입니다. 학교가 중심인 에피소드가 중요하게 등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과연 이런 문제들을 어떤 식으로 언급하며 이야기를 풀어갈지 기대됩니다.

대사 한 마디 없이 이번에는 몸 개그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 윤건이 언제나 중심에 나서 맹활약을 할지 궁금해집니다. 극단적인 감정 선들을 드러내기 시작한 등장인물들이 이후 어떤 식으로 화학적 작용을 통해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 나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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