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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Sitcom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27회-가래요정 정재형의 웃음만으로도 충분했다

by 자이미 2011.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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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요정 정재형이 시트콤에 출연한다는 소식만으로도 기다렸던 27회였습니다. 그의 이미지를 그대로 투영하면서도 마지막 반전을 노린 이번 회는 철저하게 정재형을 위한 에피소드였습니다. 익숙한 전개가 연성 화를 부르며 한계를 지속적으로 노출하고 있는 '하이킥3'가 정재형을 기점으로 좀 더 발칙한 시트콤이 되어갈지도 기대됩니다.

노량진 어린왕자 정재형은 파리지엔이 아닌 해결사였다




경년기도 지나고 삶의 재미마저 빼앗겨버린 유선은 빚쟁이의 급습에 다시 한 번 현재의 삶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합니다. 동생 집에 얹혀사는 것도 미안하지만 언제 붙잡힐지 모르는 상황에 노심초사하며 사는 것도 힘든 일이니 말입니다. 

이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편이라는 사람은 시도 때도 없이 밥 타령이나 하고 유선의 마음이라고는 조금도 생각해주지 않는 존재일 뿐입니다. 그런 답답함을 피해 거리로 나선 그는 오랜만에 해방감이 주는 자유로움을 만끽합니다. 가을이 짙어가는 거리에 오가는 사람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기분전환이 되었던 유선은 운명 같은 인연을 만나게 됩니다. 

바게트를 자전거에 실고 가던 한 남자와의 우연한 만남. 운명처럼 서로에게 끌린 그들은 함께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냅니다. 자신에게 이런 영화 같은 일들이 일어났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유선은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이 남자에게 빠져들게 됩니다. 이국적인 모습에 '오홍홍홍'이라 웃는 이 남자의 모든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어쩌면 허했던 마음에 어린 시절 느꼈던 첫 사랑을 다시 경험하는 듯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에디뜨 피아프의 '라비앙 로즈'를 들으며 한껏 분위기를 잡는 그들의 모습은 언뜻 사랑에 흠뻑 빠진 존재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낯선 별에서 온 어린 왕자'같은 그와 함께 이런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유선은 마법에라도 이끌리듯 그의 작업실로 향하려던 순간 집에서 걸려 온 전화로 인해 답답한 현실로 복귀하게 됩니다. 


헤어짐이 아쉬운 유선만큼이나 재형 역시 그녀와의 헤어짐이 아쉽기만 합니다. 떠나려는 그녀에게 바게트 봉지를 뜯어 적어준 전화번호는 그들이 느끼는 환상을 이어질 수 있는 유일한 현실적인 통로가 되어줍니다. 마치 한 여름 밤의 꿈처럼 다가온 낯선 설렘은 유선을 더욱 혼란스럽게만 합니다. 지독한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유선에게 재형은 백마 탄 왕자님이었고 그런 그와 로맨스를 꿈꾸는 그녀의 모습은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 봤을 설렘이었습니다. 

잠깐의 설렘으로 그치면 좋을 텐데 현실과 너무 거리가 먼 달콤한 기억에 유선은 더 이상 그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재형이 건넨 전화번호를 바람에 날려 보냅니다. 그렇게 자신에게는 그저 행복한 한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는 그녀를 흔들어 놓았던 것은 남편인 내상씨입니다. 

타인에 대한 고민에 둔감하고 오직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 남자의 행동은 힘들게 억누르고 있었던 재형에 대한 그리움을 폭발시키고 맙니다. 그와 함께 들었던 '라비앙 로즈'가 라디오에 흘러나오자 행복해하는 그녀에게 분위기를 깨는 내상씨의 행동은 그녀를 거리로 나서게 만들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골목길에서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를 찾아보지만 그 역시 쉽지 않습니다. 재형을 처음만난 장소와 커피숍을 찾아가며 혹시나 하는 우연을 기대하지만 그녀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고 맙니다. 그렇게 꿈같았던 재형과의 만남을 마음 속 깊은 곳에 숨기고 살아가던 유선은 다시 들이닥친 빚쟁이를 피해 주방에 숨어 우연히 재형을 목격하게 됩니다. 

동생 방에 숨어있을 때 목격했던 신발과 싱크대 아래에 숨어 숨죽이며 지켜본 신발의 주인공이 다름 아닌 유선에게 운명적인 남자로 다가왔던 재형의 신발이었습니다. 자신이 그토록 다시 만나고 싶었던 운명적인 남자가 다름 아닌 떼인 돈 받아다 들인다는 심부림 센터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은 그녀를 허탈하게 만들고 맙니다.

때로는 다시 만나지 않는 인연이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사실을 유선은 깨닫게 된 셈이지요. 다시 만나지 않았다면 재형이라는 남자는 유선에게는 영원히 잊혀 질 수 없는 '동화와 같은 어린왕자'를 추억할 수 있는 존재였을 겁니다. 하지만 현실 속 진실은 그에 대한 환상은 모두 거짓이라는 사실로 다가오며 가질 수 있었던 행복마저도 파괴된다는 점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차라리 그를 만나지 않았거나 내상씨를 따라 땅굴 속에 숨어 재형의 존재를 확인하지 않았다면 유선에게는 남몰래 숨겨두고 꺼내 볼 수 있는 따뜻한 일기처럼 남겨졌을 일이었으니 말입니다.  

음악만 하기에도 부족할 정재형은 '무한도전'을 통해 일약 대세라는 칭호를 얻더니 시트콤까지 출연하며 그가 단순히 반짝 스타가 아닌 제법 다용도로 활약 가능한 진정한 스타임을 증명해주었습니다. 정재형이 지니고 있는 기존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준 전반부와 후반 극적인 변화를 보인 모습은 정재형이 본모습과 방송을 통해 드러난 그의 모습이 함께 하는 듯 흥겨웠습니다. 

무도를 통해 정재형과 친해진 김태호 피디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정재형이 등장하는 시트콤을 보기 위해 사무실에서 회의도 멈추고 봤다며 마지막 장면에서 질질 끌려가는 장면이 오늘 최고의 장면이라며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음악요정에서 이제는 시트콤 연기 요정의 자리까지도 넘보는 정재형은 욕심쟁이인가 봅니다. 완벽한 연기는 아니지만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는 듯한 능숙함은 시트콤이라서 더욱 그럴 듯했습니다. 언제 한 번 정형돈과 함께 동반 출연하는 것도 흥미롭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 볼만큼 그의 등장은 흥겨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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