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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Broadcast 방송

한진중공업 다룬 2580, 한심한 MBC의 현실이었다

by 자이미 2011.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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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은 시사매거진 2580을 기대했습니다. 철저하게 침묵으로 일관하고 무시하던 언론에서 한진중공업의 문제를 담기 위해 필리핀 수비크까지 가서 취재를 했다는 점에서 뭔가를 기대하게했습니다. 비록 깊이 다룰 수 없는 한계가 있어도 최소한 MBC에 대한 기대는 그 안에 담겨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측의 입이 되어버린 시사매거진 2580 한심하다




낙하산 사장 한 명이 들어왔다고 언론이 이토록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요즘입니다. 과연 언론으로서 가치와 언론인으로서 자부심을 그들은 가지고 있을까? 라는 의구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MB가 정권을 잡으며 강하게 드는 의문이기도 합니다.
많은 이들이 MB가 정권을 잡자마자 언론을 장악하기 위해 수족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모습을 보며 많은 우려와 비판을 해왔습니다. 정치적으로 해결을 해야 하는 상황에 야당에 많은 기대를 했지만 무력한 정치꾼들은 언론을 장악당하는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책무가 무엇인지를 잃은 듯한 모습으로 MB에게 언론을 헌납하듯 했습니다.

 

수구언론들에게 종편을 허하고, 그들이 영구적인 언론장사를 돕기 위해 직접 광고마저 내주려는 현 상황은 대한민국에 언론의 씨를 말리려는 작태와 다름없습니다. 정치인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국회에 나가있는 그들이 수구언론의 탐욕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언론은 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정상으로 돌아오기 힘들다는 점을 알아야만 합니다.

전국에서 모인 1만여 시민들이 왜 그곳으로 향해야만 했는지에 대한 기록들과 분석들은 전무한 채 2580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한진중공업이 필리핀에 왜 가야만했는지에 대한 정당성입니다. 마치 한진중공업의 대변인이라도 된 듯 자세하게 그들의 이야기들을 담아낸 MBC는 더 이상 국민을 위한 방송이 아닌 재벌과 권력을 위한 방송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필리핀의 지역 경제를 살리고 그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한진. 부산이라는 도시에서는 결코 해낼 수 없는 일들을 필리핀의 낮은 세율과 임금으로 해내고 있으니 칭찬해줘야만 하는 것 아니냐는 식의 방송은 철저하게 기업의 편에 서 있었습니다.


부산에서는 더 이상 비전을 이야기할 수 없고 2년 동안 수주 분량이 '0'이라는 참혹함으로 어쩔 수 없이 대량해고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측의 이야기만이 귓가에 가득합니다. 여당 국회의원이 마치 노동자의 편에라도 선 듯 한진중공업을 비판하는 모습은 가렴주구가 재벌 탓하는 것 같아 웃기기까지 했습니다.

고공 투쟁 중인 김진숙 위원의 강경한 이야기를 담고서 노사합의가 되었으니 이제 새롭게 시작하라는 'MBC 시사매거진 2580'은 그들이 얼마나 타락해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방송 후 많은 이들이 냉면 비판이 주를 이루고 MB의 식성이야기가 도마 위에 올라선 이유를 2580은 알고 있을까요? '시사'라는 타이틀을 달기에는 한없이 부족한 그들에게는 그저 냉면이야기가 적합했는데 어설픈 '한진중공업'이야기는 결과적으로 사측을 위한 홍보 영상으로 그치고 말았습니다.

마이클 무어의 <로저와 나>를 패러디하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다큐는 최소한 노동자의 입장에서 재벌의 만행을 고발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2580의 영상은 언론의 이름으로 재벌의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급급했다는 점에서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명확하게 보여준 사례로 기억될 것입니다.

2010년 한진중의 재무재표에는 매출 2조 7560억, 급여 378억, 퇴직급여 52억, 복리후생비 80억이라는 단어들이 적혀있다 합니다. 그들이 돈이 없어 필리핀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숫자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엄청난 국부와 기술들이 유출되고 있음에도 철저하게 사측의 입장만 대변하는 언론은 언론이라 부를 수 없을 것입니다.

필리핀까지 날아가 고작 수비크를 살린 영웅 한진중공업을 찬양하기 위함이었나요? 사측의 노노갈등을 부추기는 전략을 그대로 영상에 담아 이제 그만 농성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시사매거진 2580'은 최소한 객관적인 시선을 견지해야만 하는 언론의 역할은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혹자들은 그나마 이 정도라도 다룬 것이 어디냐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이런 식으로 문제에 접근하고 어설픈 결론을 내버린다며 관심 없는 대중들에게 한진중공업 사태는 사측의 입장만이 정설이 되는 결과만 초례합니다. 공장을 옮겨 다니며 철저하게 사주 주머니만 채우는 경영이 정상적인 사주의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노조파괴와 대중선동전략을 적극적으로 하는 재벌과 이를 비판하고 문제를 지적해야 할 언론마저 그 선동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2011년 대한민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듯해서 한심하기만 합니다. 토건세력들을 위해 무모하게 벌인 수십조의 돈 잔치로 인해 연이어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다리가 무너지는 등 4대강의 저주가 본격적으로 자행되고 있음에도 문제의 핵심에 접근하려 하지 않는 언론은 자신들의 이익에 언론인의 자부심마저 팔아 버렸나봅니다.

한진중공업의 이런 농간은 <로저와 나>에 등장했던 플린트 시처럼 영도가 폐허가 된 도시로 전락해버릴지도 모를 일입니다. 영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재벌만을 위한 대한민국이 재벌들이 돈벌이가 안 되니 외국으로 공장 옮겨 장사하겠다며 떠난다면 대한민국 전체가 황량한 플린트시가 될 것입니다.

돈으로 권력을 사고 그렇게 비대해진 재벌들은 이제 자신들의 돈으로 국민들을 옥죄기 시작합니다. 돈에 눈 먼 정치인들을 복종시키던 그들이 이젠 국민들을 돈의 노예로 전락시키려 합니다. 박정희는 온갖 특혜를 통해 재벌을 만들고 이명박은 재벌들만을 위한 정책으로 그들에게 날개를 달아주었습니다. 돈이 지배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인 대한민국은 스스로 돈의 올가미에 빠진 채 허우적거리고 있음을 알지 못하는 것일까요?

사회적 경고음들은 철저히 무시하며 재벌 보호 정책으로 재벌들의 지배력을 급격하게 높인 현 정권. 그들로 인해 대한민국은 재벌들에게 팔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언론마저 돈 권력에 무릎 꿇는다면 이 나라의 미래를 논하는 것은 힘겨울 수밖에는 없을 겁니다.  

시사매거진 2580이 내놓은 어설픈 양비론 속에 숨겨진 내용은 철저하게 이제 고공투쟁은 그만하고 남아있는 사람들이라도 살 수 있도록 하라는 메시지만 담고 있었습니다. 과연 이것이 언론이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은 아니겠지요? 최루액과 경찰 강경진압으로 수많은 이들이 병원으로 가야만 했던 상황은 사라진채 물대포만 등장하는 2580은 철저하게 망가진 방송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나약한 대중들이 하나가 되는 것밖에는 없음을 간절하게 느끼게 하는 요즘.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그 나약하고 볼품없는 대중들의 마음과 뜻이 모이는 것이 최선임을 깨닫게 됩니다. 간사해져버린 언론들도 대중들이 강해지면 대중들의 이야기를 전할 수밖에는 없을 겁니다. 씁쓸해진 언론의 현주소를 매일 깨닫게 하는 대한민국. 언론이란 무엇인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과제만 수없이 내놓고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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