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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함부로 애틋하게 19회-김우빈과 수지 낡은 틀에서 사랑의 본질을 묻다

by 자이미 2016.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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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자들은 언제나 힘겹다. 떠나는 이보다 남겨진 이들은 그를 더 그리워할 수밖에 없다. 그건 어쩌면 남겨진 이들의 숙명인지도 모른다. 가장 유명했던 스타 준영은 세상 모두가 아는 시한부 인생이 되어버렸다. 죽음의 카운트다운을 모두가 지켜보는 상황은 그래서 너무 잔인하다. 

 

기괴한 서글픔 담은 생일파티;

가장 행복했던 시절로 돌아가는 준영의 기억이 결국 모든 것을 바로 잡는다

 

 

준영이 병이 더욱 깊어지며 더욱 독해진 증세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기억이 뒤틀리며 준영은 자신이 가장 행복하다고 느꼈던 대학 시절로 돌아가 버렸다. 을이의 전화를 받고 집을 나섰던 준영은 벚꽃이 날리는 거리에서 을이를 보는 순간 갑작스럽게 과거로 돌아갔다.

 

을이를 보는 순간 대학 시절 애인 역할을 해달라고 했던 기억이 떠오르며 그 날로 돌아간 준영은 완벽하게 현재의 자신을 잊었다. 어린 아이가 스타 준영에게 사인을 부탁하지만 이마저도 인지하지 못한 채 장난하는 것으로 생각한 준영은 을이가 너무 반가웠다.

 

과거의 기억 그대로 재현하는 준영은 을이의 무릎을 베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편안한 잠을 청한다. 흩날리는 벚꽃을 손으로 막아주는 을. 과거 햇살을 막아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을이는 준영을 있는 그대로 품고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준영의 행동에도 당황하지 않았던 것은 있는 그대로 그를 받아들이고 사랑할 준비가 을이에게는 이미 갖춰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태는 자신의 부모들이 저지른 일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기자회견장으로 향하다 대형 교통사고를 당했다. 트럭에 치여 중상을 입은 지태는 겨우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는 생각에 힘겨워하던 현준은 경악스러운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의 친 아들은 불치병이 걸려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데 비록 친자식은 아니지만 정말 사랑했던 아들을 죽이려고 했던 것이 바로 자신의 아내이자 지태의 친모인 은수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아들까지 죽여서라도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는 사실이 충격이었다.

 

을이 무릎에서 깨어난 준영은 기억도 다시 돌아왔다. 힘겨워하는 준영을 을이는 용서했다.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말로 그를 위로하는 을이는 진심으로 그를 용서했다. 그의 잘못이 아니라 상황이 만든 결과였기 때문이다. 남겨질 을이에게 "네가 믿는 세상은 네가 만들어라"던 준영은 을이의 용서가 더욱 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죽음을 앞둔 준영은 담담하게 그 시간을 향해 걷고 있지만 남겨질 이들은 그 슬픔이 더욱 커지기만 한다. 좀처럼 눈물을 참을 수 없는 엄마는 애써 핑개를 만들며 상황을 피해가려 노력하지만 그렇게 될 수도 없다. 이 지독할 정도로 처량한 상황은 너무나 힘들기만 하다.

 

영옥은 현준을 찾아가 아들을 살려달라고 부탁한다. 그 정도 위치에 있으면 최고의 의사를 알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제발 살려달라고 눈물로 호소하지만 그렇다고 해결될 수 있는 일은 없다. 준영의 "절망만 하지 말고 남탓만 하지 말고 핑계만 대지 말고"라는 말을 곱씹던 을이는 현준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USB를 넘긴다.

 

준영이 만들어준 상황을 담은 USB에는 모든 것이 담겨져 있었다. 그걸 현준에게 그대로 넘긴 을이는 알아서 선택하라고 한다. 방송은 정해져 있고 복사본 없는 원본 파일을 방송 전에는 돌려달라는 을이의 이런 발언은 현준을 더욱 무겁게 옥죄기 시작했다.

 

어떻게 살 것인지 스스로 결정하라고 던진 그 USB는 현준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런 현준을 더욱 무너지게 만든 것은 준영의 모습이었다. 연락해 자신의 사무실에서 만난 준영은 현재의 그가 아닌 대학생 시절이었다. 아버지가 자신을 불렀다는 사실이 너무 반가운 준영은 사시 1차 합격했다며 즐겁게 이야기하는 아들을 보고 참지 못하고 서럽게 울기 시작하는 현준은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 후회하기 시작한다.

 

을이와 살기 위해 지은 집을 찾은 현준은 행복했다. 함께 시장에서 장을 보기도 하고 그 행복한 시간은 현준의 전화로 짧게 끝났지만 모든 것의 새로운 시작이자 마지막을 위한 여정이었다. 기억이 왜곡되고 삭제되기 시작한 준영은 현준과 통화를 하는 사이 다시 과거로 돌아갔다.

 

그렇게 현준을 만나 후 집으로 돌아가 삼촌인 정식의 생일파티를 준비하는 준영. 눈물을 감추기 위해 선글라스를 낀 삼촌과 국영과 만옥, 소속사 사장까지 한 곳에 모인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기괴하고 서글픈 생일 파티를 시작한다. 자신의 엄마를 잘 지켜달라는 유언을 남기는 준영의 볼에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애써 참았지만 더는 참을 수 없는 감정은 그 '엄마'라는 단어에서 강렬하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다.

 

자신을 찾은 직이와 이야기를 하다 을이를 두고 왔음을 깨닫고 급하게 을이와 살기위해 지은 집을 찾은 준영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열이 펄펄 나는 을이를 안고 병원으로 향하는 준영이 마음이 아프기만 하다. 자신은 괜찮다며 죽어도 좋다는 을이의 모습에 준영은 서러울 수밖에 없었다.

 

남겨진 이를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바로잡고자 했던 남자와 그런 그를 위해 모든 것을 건 여자. 차라리 함께 죽기를 바라는 을이와 그런 그녀를 보고 더 아픈 준영. 낡은 틀 속에 모든 것을 밀어 넣고 잔인한 사랑을 이야기 한 <함부로 애틋하게>는 그렇게 마지막 한 회를 남겼다.

 

작가는 왜 이런 방식을 선택했을까? 지금처럼 가벼움이 미덕이 되고 사랑받는 시절에 이런 무거운 사랑은 도박에 가까웠다. 결과적으로 최악의 시청률은 아니지만 의외의 결과는 이런 현실을 잘 반영해준 셈이다. 작가가 이런 무거운 설정을 선택한 것은 어쩌면 이런 가벼움에 대한 반감 때문인지도 모를 것이다.

 

사랑마저 손쉬워지고 헤어짐도 일상이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사랑이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함부로 애틋하게>는 그래서 의외로 값지게 다가온다. 그 낡은 듯한 무거움이 비난을 받는 이유가 되고 있지만 그 무엇도 쉽게 포기할 수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이 드라마는 우리에게 진짜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지독할 정도로 집요하게 질문을 하고 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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