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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효리네 민박-효리&지은 송에 담긴 2주간의 추억, 시즌 2는 가능할까?

by 자이미 2017.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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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다. <효리네 민박>도 이제 마지막 한 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2주간의 짧은 민박집은 그렇게 마지막 손님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관찰 예능이 범람하는 시대, <효리네 민박>은 명확한 기준을 세웠다. 이 프로그램 이전과 이후로 나뉠 정도로 새로운 기준을 세운 그들도 이제는 마지막을 고했다. 


시즌 2가 간절하다;

착한 예능의 재미를 만끽하게 해준 2주간의 민박집 이야기



마지막 손님을 받은 효리네 민박집은 그렇게 조용하게 마지막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전문적으로 민박집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형태가 민박집의 모습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예능은 그저 예능일 뿐이니 말이다. 


시청자들을 위한 민박이라는 점에서 현실과 방송의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 대중적 스타가 운영하는 민박을 통해 그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상의 가치가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과정은 방송이기 때문에 명징하게 드러나는 일이니 말이다. 그런 점에서 <효리네 민박>은 참 좋은 예능이다. 


걱정을 한가득 품고 제주를 찾았던 예고 동창생들은 따사로운 제주의 아침 햇살을 받으며, 효리의 공감에 눈물을 쏟으며 힐링을 얻었다. 대단한 위로가 아니라 눈을 바라보며 함께 아픔을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그 아픔이 많이 사라질 수 있음을 이효리는 잘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오길 너무 잘했다며 평생 간직할 수 있는 추억을 품고 떠난 예고 동창생들에게도 <효리네 민박>은 잊지 못할 특별한 체험이었을 듯하다. 민박집 운영 마지막 하루를 남긴 그들의 일상은 같지만 다를 수밖에 없었다. 시작은 그 끝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게 하지만, 마지막은 많은 생각을 하도록 하니 말이다. 


장거리 연애 팀은 해녀 체험을 하기 위해 바다 속으로, 뚜벅이 쌍둥이 자매는 사려니 숲길을 향해 제주에서 마지막 여행을 떠났다. 그렇게 여행을 떠나기 전 그들에게는 마지막 아침은 현직 셰프가 함께 하며 더욱 풍성해졌다. 지은이의 감자 스프에 걸 맞는 '클라우드 에그'는 비주얼과 맛 모두를 사로잡은 특별한 요리였다. 


임직원들 역시 마지막 날을 위한 여행을 떠났다. 물을 좋아하는 효리를 위해 떠난 그들의 여행은 제주가 섬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해주었다. 곽지과물 해변에서 패들보드를 타는 효리의 모습은 참 아름답다. 효리는 직접 움직이고, 상순과 지은은 바닷가에 텐트를 치고 여유롭게 그녀를 바라보는 것이 즐거운 그들의 모습은 여유가 가득했다. 


제주가 아니라면 볼 수 없는 사려니 숲의 아름다움은 쌍둥이 자매들은 뚜벅이 여행의 힘겨움과 그 나름의 재미를 모두 보여주었다. 유명한 맛집이라 줄을 서 있는 고기국수집 앞까지 열심히 달려가 기다릴 수 없다며 옆집에서 식사를 하는 쌍둥이 자매들 역시 참 매력적이다. 


해녀 체험을 하기 위해 간 장거리 연애 팀은 곽지 해변으로 합류해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행복을 주는 관계라는 것은 참 대단한 것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들이 서로에게 속마음을 보이고 가까워지는 관계가 되는 것은 이 낯설고 그래서 더욱 신기할 수밖에 없는 여행지이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모두가 함께 모여 저녁을 먹는 장면은 뭔지 소란스러우면서도 아쉬움이 가득한 자리였다. 마지막이라는 그 단어가 주는 아쉬움과 불안 등은 그 민박집에도 가득했으니 말이다. 한 번이라는 그 한정된 기회는 그래서 더욱 절박하거나 안타까움을 더욱 강하게 느끼도록 한다. 


"잘 사세요""다음에 우연히 봐요" 이효리와 이지은이 손님들과 이별을 하며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직설적이거나 혹은 나름의 가능성을 두거나 일반인들인 그들과 다시 만날 가능성이 적은 그들이 할 수 있는 이별법은 그럴 수밖에는 없으니 말이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은 어쩌면 예고되어 있다. 누구나 이별을 할 수밖에 없다. 평생을 함께 한다고 해도 인간이라는 종은 그 마지막을 언제나 준비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만남과 이별은 익숙해져야 한다. 그런 익숙함이 자칫 형식적인 만남을 부추길 수도 있지만, 그 만남 자체를 소중하게 한다면 이별 역시 소중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갑작스러운 이별이라 생각하지만 모든 것에는 '갑자기'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 과정은 이미 진행되고 있었을 뿐이니 말이다. '갑자기'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그만큼 붙잡고 싶은 심정이 더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애써 담담해지려는 이들의 이별은 그래서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 


마지막 저녁을 먹은 후 '효리&지은 송'을 녹음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그들의 전문성이 되살아난다. 갑작스럽게 생각난 노래. 그렇게 시작된 효리와 지은의 이야기는 2주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함께 있으며 서로에게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이상순 스타일의 음율에 효리와 지은의 솔직한 감정을 담은 이 노래는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서로 다르지만 같다는 가사 속 이야기는 <효리네 민박>의 주제를 모두 품고 있다. 연예인과 일반인의 만남. 서로 다르지만 결국 같을 수밖에 없는 그들의 만남과 이별을 통해 많은 것들을 다양하게 생각해보게 한다는 점에서 이 예능은 탁월했다. 


상대를 바라보는 태도에서 이효리는 대단하다. 자신의 생각을 주입하거나 폭력적인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동안 우린 이효리에 속았거나, 결혼 후 이상순과 비슷해진 결과일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이효리가 상대를 대하는 방식은 무척이나 감동적이었다. 공감 능력이 그렇게 탁월했다는 사실을 미처 몰라 미안할 정도로 말이다. 


아이유가 해변가에서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함께 요가를 하는 장면을 보며 이야기 했던 "인연은 따로 있는 듯해요"라는 말이 정답인 듯 하다. 제 3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각과는 전혀 다른 진짜 사랑이라는 감정은 그 무엇으로도 규정할 수 없는 일이니 말이다. 


마지막 밤 늦은 시간까지 술 한잔을 하면서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민박집의 모습은 아련함으로 다가온다. 시작이 있으면 끝은 찾아온다. 그렇게 우린 그들과 이별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 이별을 아쉬워하는 이들은 시즌 2를 이야기하지만, 현실의 문제는 그 모든 것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다. 예능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 채 그 집에 폭력을 가하는 한심한 자들로 인해 다시는 방송에서 그들의 일상을 보기는 어려워지고 있으니 말이다. 


아이유의 '가을 아침'이 흘러나오던 효리네 민박은 정말 가을을 맞이하고 있을 듯 하다. 상순이 그렇게 자랑하던 그 집의 겨울은 이번 겨울에도 아름다울 것이다. 초여름 민박집의 모습과 늦가을과 겨울로 이어지는 그들의 민박집이 다시 찾아오기를 기대하는 것은 그만큼 <효리네 민박>이 보여준 가치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주는 예능은 참 만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이게 마지막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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