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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Documentary 다큐

휴먼다큐 사랑 안현수 우나리 위대한 사랑의 힘, 두 개의 조국 하나의 사랑

by 자이미 2015.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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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소치 올림픽 쇼트트랙에서 황제의 부활을 알렸던 안현수. 그는 여전히 건재했고 쇼트트랙 약소국이었던 러시아를 세계 최고로 이끌었다. 안현수가 아닌 러시아 국적의 빅토르 안이 되어 트랙을 질주하던 그의 모습은 안타깝고 씁쓸하기만 했다. 

 

두 개의 조국 하나의 사랑;

안현수와 빅토르 안 그리고 우나리, 사랑으로 모든 것을 이겨내다

 

 

 

올림픽에서 최고의 성과를 올린 빅토르 안은 여전히 선수촌에 있다. 작은 방 하나가 전부인 그 선수촌에서 빅토르 안은 여전히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그곳에는 그의 영원한 동반자인 부인 우나리가 함께 한다. 작은 원룸 같은 공간에 제대로 된 부엌도 존재할 수 없는 그곳에서 남편과 함께 사는 우나리의 시선으로 그들의 사랑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안현수 혹은 빅토르 안. 그를 이야기하는 시선은 두 개로 갈린다. 조국을 배신한 자라는 시각과 자신의 꿈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시선이 공존한다. 그를 어떤 모습으로 투영하든 그건 각자 개인의 몫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그 어떤 의미가 이유가 존재해도 원칙적으로 국적을 바꾼 것을 용납할 수 없는 이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국가가 우리에게 해준 것이 없어도 우리는 국가에 목숨을 바쳐야 한다는 논리의 함몰 속에서 본다면 안현수는 매국노일 수도 있다. 물론 나라를 도매 급으로 넘긴 친일파들과 달리, 개인의 영달을 위한 선택이나 아무리 비난을 해도 매국노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들의 논리 속에 배신자 정도가 되는 빅토르 안의 삶은 여전히 두 개의 조국 사이에 존재한다.

 

십대에 국가대표가 된 쇼트트랙 신동 안현수. 그는 대한민국이 자랑할 수 있는 위대한 선수 중 하나다. 올림픽에서 많은 메달들을 따고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5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던 그는 쇼트트랙 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정작 그가 태어나고 자란 대한민국에서 냉대를 당하고 버려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무릎 부상의 후유증은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이 상황은 그를 궁지로 모는 결정적 이유가 되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과정에서도 파벌 싸움은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지독한 파벌싸움은 정상적인 훈련조차 할 수 없게 만들었고, 이런 상황은 실제 경기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나고는 했다. 국가 대항전의 형식인 경기에서 상대가 아닌 같은 국가대표들끼리 파벌로 인해 방해하는 행위는 황당하다.

 

 

외국 선수들이 안현수에게 오히려 격려를 보내는 웃지 못하는 상황은 곧 대한민국 쇼트트랙의 불행이다. 대한민국이 쇼트트랙 강국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국내 대표 선발전이 올림픽보다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이권과 파벌은 어쩌면 당연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승부조작을 아무렇지도 않게 요구할 정도로 썩은 곳 역시 그곳이었다.

 

금메달을 당당하게 요구하는 선배. 그런 선배가 금메달을 따지 못하니 함께 경기를 한 후배들을 폭행하는 것이 쇼트트랙 강국 대한민국의 현실이었다. 이런 지독한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고, 좋은 결과를 냈지만 그는 토사구팽을 당하고 말았다.

 

그를 받아주었던 시청 팀은 부상 소식과 함께 해체를 선언했고, 그렇게 버려진 안현수를 찾는 곳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아직 링크에서 열심히 스케이트를 타고 싶었던 그가 할 수 있는 선택은 그리 많지 않았다. 누구도 찾지 않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손을 내밀었고, 그는 선택했다. 스케이트를 탈 수만 있다면 그 어느 곳이라도 갈 수 있었던 그는 그렇게 러시아로 향했다.

 

 

세계 최고의 쇼트트랙 선수는 어느 날 갑자기 실직자가 되었다. 그리고 그 지독한 상황에 그는 운명의 여인인 우나리를 만나게 되었고, 그 만남은 곧 안현수가 제 2의 인생을 살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 그의 곁에서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되었던 사랑. 그 사랑의 힘으로 조국에서마저 버려진 안현수는 빅토르 안이라는 이름으로 쇼트트랙 변방이었던 러시아를 세계 최고로 이끌었다.

 

빅토르 안은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와 동메달 하나를 따내며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 그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스케이트에 대한 열정은 누구도 말릴 수 없었고, 그렇게 그는 다시 한 번 세계 최고의 선수로 우뚝서게 되었다. 러시아에서 '4급 조국공헌훈장'을 받는 존재가 되었다.

 

안현수가 오직 현역 선수로 활동하기 위해 러시아를 선택하자 대한빙상연맹은 러시아빙상연맹에 전화를 걸어 그를 내치라는 요구까지 했다고 한다. 파벌로 막아서고 부상으로 내쳐지니 눈길도 주지 않던 그들이 러시아에서라도 선수 생활을 유지하려는 안현수를 비난하는 모습은 경악스러운 수준이었다. 그 정도 능력밖에 안 되는 자들이 존재하는 현실이 두렵게 다가올 정도였다.

 

좁은 선수촌 방에는 그럴 듯한 부엌이 없다. 냉장고 역시 작은 것 하나가 전부이고, 여전히 한국식 밥상을 먹어야 힘이 나는 빅토르 최는 그렇게 매일 부인 우나리가 정성껏 해주는 밥을 먹고 행복해 한다. 제대로 된 시설이 없는 그곳에서 부인은 화장실 세면기에서 설겆이를 해야 한다. 말도 안 되는 생활을 하면서도 이들 부부는 한시도 떨어지려 하지 않는다.

 

단순히 물리적인 것만이 아니라 그들의 가슴에는 같이 서로의 이름을 새겨 넣으며 사랑이란 무엇인지를 스스로 증명해주고 있다. 러시아로 간 이후에도 극도의 부진을 경험해야만 했었던 안현수. 그가 빅토르 안이 되어 소치 올림픽의 영웅이 되는 과정은 이제 다음 이야기로 이어진다. 사랑의 힘. 그 위대한 가치가 어떻게 대한민국에서 버림받았던 천재 쇼트트랙 선수를 다시 부활시켰는지 알 수 있게 할 것이다. 사랑 그 위대한 힘은 그렇게 모든 것을 뛰어넘어 우리 곁으로 전달되고 있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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