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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Documentary 다큐

휴먼다큐 사랑은 왜 위대할까?

by 자이미 2011.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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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휴먼다큐 사랑'의 계절이 왔습니다. 매년 5월 가족의 달이 되면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은 우리에게 익혀진 혹은 기억하지 않으려 했던 '사랑'을 깨닫게 해주곤 합니다. 메말라 더 이상은 존재하지도 않을 것 같은 우리 가슴 속의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게 만드는 '휴먼다큐 사랑'은 그 자체로 위대할 뿐입니다.

사랑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소중한 가치들



참 많은 이야기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었습니다. 어쩌면 방송된 모든 것들이 최고의 감동으로 다가왔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너는 내 운명'과 '풀빵엄마'였던 듯합니다. 물론 23편의 주옥같은 사랑이야기가 모두 눈물 나고 가슴을 먹먹하게 했지만 여전히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두 편은 우리에게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해주었습니다.

 

여대생과 노총각으로 만나 사회적 편견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사랑은 마지막 순간까지 아름답기만 했습니다. 서영란은 대학 졸업 후 교대 진학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형마트에서 만나게 된 운명적인 남자 정창원. 학벌과 9살의 나이차이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를 사랑했던 그녀와 그런 그녀가 감사하고 고마웠던 남자. 

그렇게 그들은 평생 아름다운 사랑을 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이 너무나 아름다워 하늘이 시기라도 했는지 영란씨는 위암 말기 환자였습니다. 폐와 뇌까지 암세포들이 전이된 영란씨에게 창원씨는 1분 대기조였습니다.

한시도 그녀 곁에서 떠나지 않고 보살피던 그의 모습. 그렇게 마지막을 아름답게 맞이하기 위해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그들은 까까머리 신부를 위해 웨딩드레스를 준비했습니다.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밖에 없는 그녀의 결혼식을 위해 준비했던 웨딩드레스를 입고 수줍게 웃던 그녀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소리 없이 울던 남자. 하지만 그들은 그런 소박한 꿈마저도 이루지 못한 채 삶과 죽음으로 갈라서야만 했습니다.


결혼식을 하루 앞두고 어머니 앞에서 한없이 투정하며 울던 영란씨의 눈물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온 몸에 마비가 찾아오고 마지막 소원이었던 결혼식 날 하객들에게 마지막을 고했던 영란씨와 그녀를 떠나보내고 함께 살았던 지리산으로 돌아간 창원씨는 그렇게 많은 이들에게 사랑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지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남겨진 창원씨를 위해 많은 이들은 성금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모인 값진 3천만 원 전액을 국립암센터에 발전기금으로 기부했습니다. 자신의 아내가 그토록 원했던 꿈을 그렇게 실천하며 살아가는 그의 모습은 다시 한 번 많은 이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왔었습니다.

싱글 맘으로 어린 두 아이를 키워야 하는 최정미씨의 이야기는 엄마라는 존재가 과연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우리 마음속에 언제나 포근함으로 혹은 아련함으로 다가오는 그 단어 '엄마'. 그런 엄마라는 단어가 왜 그토록 모든 이들의 마음에 깊이 새겨져 있을 수밖에 없는지를 '풀빵엄마' 정미씨는 잘 보여주었습니다.

죽음이 예고된 삶을 살면서도 어린 아이들을 위해 차가운 거리에 나가 풀빵을 만드는 정미씨. 그런 엄마를 속 깊게 감싸는 어린 딸. 그 지독한 사랑은 그래서 더욱 많은 이들을 울릴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아픈 엄마를 위해 일곱 살 은서는 다섯 살 홍현을 챙기고 집안일을 돕기도 합니다.

그들에게는 마지막이 된 설날 아침 깊어진 병으로 아무 것도 먹지 못하는 그녀는 힘을 내 어린 아이들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밥상을 차려주었습니다. 더 이상은 이렇게 함께 할 수 없는 것이 못내 서럽고 아파서 눈물을 흘리는 엄마를 보고 눈물을 닦아주며 울던 어린 딸의 모습은 지금도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을 두고 떠나야만 하는 그녀는 암과의 싸움을 멈추고 마지막 남은 시간을 아이들과 보내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그 남겨진 짧은 시간 동안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한 없이 밝고 행복해 하던 모습. 그렇게 그녀는 시청자들에게 아이들을 위해 살아가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했는지를 보여주며 우리 곁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내레이션을 맡았던 연예인들이 왜 그렇게 울어야만 했는지. 그리고 그런 소중한 기록들을 어떻게 담아냈는지 그들은 새로운 '사랑'이야기를 전하기 전에 우리에게 들려주었습니다. 23편의 프로그램 속에 담아낸 우리의 소중한 사랑이야기는 그렇게 새롭게 만들어진 '사랑'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마음껏 울어도 부끄럽지 않고 그렇게 울 수 있었다는 것이 행복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휴먼다큐 사랑'은 다시 한 번 우리 곁으로 다가 오려합니다. 지독한 이기심이 지배하는 세상에 그래도 우리가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를 깨닫게 하는 '휴먼다큐 사랑'은 이 각박한 세상에 오아시스 같은 존재입니다.

사랑하지 않는 자 유죄라고 어느 작가는 이야기했습니다. 또 누군가는 그대 지금 사랑하고 있냐고 반문하기도 합니다. 우린 정말 지금 사랑하고 있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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