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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데몬 헌터스-이 작품이 우리에게 특별한 이유

자이미 2025. 6. 24.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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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한 편이 넷플릭스를 핫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소니 픽쳐스가 제작하고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케이팝 스타와 팬들에 대한 찬사와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그리고 케이팝의 본고장인 한국에 대한 정밀 묘사까지 빼놓지 않았습니다.

 

공개되자마자 현재 넷플릭스 영화 부분 1위에 올라 있습니다. 평가 역시 좋은 상황이고,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열광적으로 이 작품에 반응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흥미롭고 재미있기만 합니다. 제작 과정부터 공개 후 반응까지 이 현상이 우리에게는 특별합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야기는 단순합니다. 아동용으로 분류될 정도로 모두가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전 세계 최고의 걸그룹인 헌트릭스가 신곡을 내놓는 순간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최고의 걸그룹이자, 악귀들을 잡는 헌터들이기도 했습니다.

 

신곡 '골드'를 들고 나온 순간 리드 보컬인 루미의 목소리 상태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사실 루미에게는 멤버들인 미라, 조이에게도 숨기는 비밀이 있습니다.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악귀가 존재했습니다. 아버지가 데몬이었다고 알려져, 그의 몸에는 그 표식이 존재하죠.

 

능력을 사용하면 그 악귀의 표식이 점점 몸을 뒤덮게 되는데 이게 루미의 발목을 잡고 말았습니다. 목까지 차고 올라온 악귀의 표식으로 인해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상태가 되었으니 말이죠. 예정된 팬들 앞에서의 신곡 무대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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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가 좋은 한약방이 있다며 그곳으로 간 헌트릭스 멤버들은 한약을 들고 나오는 길에 우연하게 멋진 남자들과 마주치게 됩니다. 하트가 뿅뿅 나올 정도로 멋진 이 남자들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진우를 보자마자 루미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넋이 나간 상태에서 어깨가 부딪치고, 한약이 떨어지자 진우가 손을 내밉니다. 자연스럽게 손을 올리는 루미의 모습은 전형적인 한국 드라마에서 나올 법한 순간이죠. 하지만 진우는 손을 내민 게 아니라, 자신의 어깨를 떨기 위함이었습니다. 첫 만남이 좋을 수 없는 상태에서, 그들의 정체도 바로 드러났습니다.

 

'사자 보이즈'라는 신인 보이 그룹인 그들은 길거리에서 '소다 팝' 쇼케이스를 하자, 모두가 반하기 시작합니다. 강렬한 리듬의 친숙한 훅들은 처음 들어도 손쉽게 빠져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헌트릭스마저도 따라 부를 정도로 말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데몬이라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저승사자 보이 그룹 사자 보이즈

저승의 지배자인 귀마에게 진우는 제안을 했습니다. 자신의 기억을 지워준다면 현재 문제가 되는 것들을 해결하겠다는 겁니다. '혼문'이 완성되면 저승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방법을 강구하던 귀마로서는 혹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진우가 만든 저승사자 보이 그룹인 '사자 보이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었으니 말이죠.

 

루미에게 서사가 존재하듯, 진우에게도 서사가 부여되며 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것임을 보여줍니다. 이런 단순한 분리와 대립 등은 모든 이들이 손쉽게 이야기를 파악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자연스럽습니다. 헌터이기도 한 헌트릭스를 누르고 '혼문'을 빼앗으려는 사자 보이즈는 강렬했습니다.

 

이들의 전쟁은 '월드 아이돌 시상식'에서 판결 나는 게임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최고가 되는 팀이 모든 것을 갖게 되는 상황인 것이죠. 이 과정에서 루미와 진우가 점점 가까워지며, 함께 귀마와 맞서 싸울 수 있는 방법들을 강구하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참 영리하게 제작되었습니다. 케이팝이라는 골격에 케이 드라마의 재미를 더했습니다. 익숙하지만 새롭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요소들은 이런 것들 때문이기도 합니다. 1시간 30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기승전결이 다 전개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빠르게 이야기가 흘러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소소한 재미를 느끼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은 제작진들은 철저한 고증을 통해 한국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채워냈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모습이 자연스럽게 등장하며 소소한 재미를 만끽하게 해 줬다는 점에서 영리했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극강의 완성도 보여주는 장면

케이팝이 핵심이다보니, 당연히 주 무대도 서울입니다. 그동안 한국을 그리는 외국 드라마의 경우 저게 어떻게 한국이냐는 의아함이 생길 정도로 기괴한 모습으로 재현하는 경우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달랐습니다. 철저한 고증을 통해 완벽하게 재현했기 때문입니다.

 

남산서울타워와 그곳에서 바라보는 서울 전경은 우리가 익숙하게 보던 모습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버스 정류장이나, 기와집 등은 그저 한국적이라는 말 그대로라 할 수 있습니다. 루미와 진우가 만나는 장소 중 하나로 등장한 낙산공원 역시 완벽한 구현이라는 점에서 제작진들이 얼마나 사전 준비를 많이 했는지 알 수 있게 했습니다.

 

헌트릭스 멤버들이 집으로 돌아와 편안하게 자유를 즐기는 장면에서 등장한 김밥이나 떡볶이 등 너무나 한국스러운 음식들을 게걸스럽게 먹는 모습에서 아! 한국이구나 하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했습니다. 극 중에서 루미가 힘겨워하는 과정에서 음식으로 문제를 푸는 장면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한국인의 소울 푸드라는 국밥을 자연스럽게 먹는 장면과 젓가락을 티슈 위에 올려놓는 디테일까지 이 한 장면만으로도 제작진들이 얼마나 집중했는지 알 수 있게 했습니다. 저승사자의 모습도 한국인이라면 모를 수 없습니다. '전설의 고향'에서 만들어낸 검은색으로 완성한 저승사자를 그대로 차용한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여기에 노리개와 매듭 등을 등장시켜 관계성을 확대하는 과정도 세심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악귀를 퇴치하며 사용하는 사인검 등도 가장 한국적이라는 점에서 잘 고증되었다고 볼 수 있죠. 그리고 보신 분들이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존재는 바로 호랑이일 겁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컷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호랑이가 아니라, 이 작품은 한국 민화에서 자주 그려지는 호랑이를 그대로 차용했습니다. 민화 속 조금은 우스꽝스럽게 보는 이들도 있던 그 호랑이가 입체적으로 움직이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호랑이가 이렇게 귀여워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만화 캐릭터로서 이렇게 잘 맞을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갓을 쓴 까치까지 등장하며, '작호도' 속 인물들을 완벽하게 환생시킨 제작진들에게 경의를 표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저승에서 보이는 귀신들 역시 도깨비를 포함해 모두 한국적이었습니다. 서양의 혹은 뭔지 모를 기괴함이 아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악귀들이라는 점에서 반가웠습니다.

 

헌트릭스가 비행기에서 악귀들에게 공격당할 때 나온 도깨비들의 모습도 한국적이었습니다. 다양한 한국인들의 모습이 영화 내내 등장하고, 그중 모두를 웃을 수밖에 없게 만든 것은 아줌마들이었습니다. 너무 한국 아줌마라 하나의 상징적인 캐릭터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쾌했습니다.

 

케이팝과 한국적인 악귀 퇴치라는 방식은 이야기와 함께 뮤지컬처럼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완벽했습니다. 테디가 작곡에 참여하고, 트와이스가 노래를 부르는 상황 자체도 흥미로울 수밖에 없죠. 가장 한국적인 음악을 완성해 낸 이들을 선택한 제작진의 노고는 그래서 더욱 특별했습니다. 

 

악귀들로부터 세상을 지킬 방패인 '혼문'이라는 존재를 만들고 이를 지키는 헌터와 파괴하려는 악령들의 대결은 단순한 선악구도를 명징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세계 누가 보더라도 손쉽게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루미와 진우의 서사를 더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했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장 한국적인 민화 속 호랑이

그리고 분명한 것은 이 작품은 걸파워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걸그룹과 보이그룹을 흑백대결로 치환하고 이를 물리치는 과정 속에서 사회적 속성들과 싸우는 과정을 담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남녀 대결을 부추기거나 다른 성을 비하하는 방식은 전혀 아니라는 점에서 오해할 이유도 없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다양한 아시아 문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며, 항상 한국 문화를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국 문화유산의 아름다운 면을 다양하게 선보이는 동시에, 저 자신을 비롯해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영화를 만드는 여정에 착수했죠"

 

"처음 떠오른 것은 한국의 풍부한 신화, 그중에서도 대중 매체에서 흔히 보던 것과는 다른 초자연적인 세상을 다루는 악마학이었습니다. 악귀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악귀 사냥꾼 아이디어까지 나왔고, 멋진 여성 전사 그룹이 비밀리에 악당을 물리치고 세상을 구하는 상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생각은 운 좋게도 새로운 종류의 여성 슈퍼히어로를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쿨하고 강하면서도 단점도 있고 불완전한 존재, 먹는 걸 좋아하고 과식을 일삼는 철부지 같은 존재. 제가 지금껏 스크린으로 꼭 만나보고 싶었던 그런 여성상이었어요" 

"이 영화는 최근 몇 년간 한국 문화가 케이팝, 한국 영화와 드라마 등의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쌓아온 막대한 영향력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현대의 한국을 배경으로 한국 문화를 다루는 최초의 애니메이션 영화이며, 성우 및 보컬 모두 한국인 탤런트로 캐스팅한 점이 뜻깊습니다. 제가 처음 일을 시작했던 때부터 꿈꾸던 목표를 실현하고, 이 경험을 캐스트와 함께 나눌 수 있어서 굉장히 보람찹니다" 

"영화를 만들면서, 한국 문화나 케이팝에 익숙하지 않던 많은 아티스트분들이 영화 속 등장인물과 음악에 깊이 공감했다는 말을 정말 많이 해주셔서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또한 우리가 왜 이런 영화를 만드는지 다시금 일깨워주었어요. 영화만큼 우리 모두가 배경과 사용하는 언어에 상관없이 얼마나 비슷한 지점이 많은지를 보여주는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 불안감과 수치심을 가지고 있으며, 타인과의 연결고리를 찾는 존재입니다" 

 

공동 연출자인 교포인 매기 강의 소감을 보면 이 작품이 어떻게 준비되고 탄생할 수 있었는지 잘 보여줍니다. 케이팝을 즐기며 자란 자신이 성장해, 한국 문화를 그대로 담아 자신이 그리고 싶은 여성상을 투영해 작품을 만들어냈으니 이 작품에 대한 뿌듯함이 잘 드러났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장 한국적인 캐릭터인 한국 아줌마

"매기와 저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이 영화를 기획하기 시작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는 단절되고, 사람 간 교류를 찾아보기 힘들 때였죠. 그런데 BTS가 온라인 콘서트를 개최하고, 전 세계 수백만 인구가 갑자기 본인의 집에서 'Dynamite'에 맞춰 노래하고 춤추기 시작했습니다. 잠시나마 세상이 조금 밝아진 느낌이었어요" 

"우리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같은 작품에서 기대할 수 있는, 재미와 트렌드가 가득하고 과감한 액션이 등장하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정말 좋은 노래 한 곡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차별과 어둠을 무력화하고 우리 안에 깃든 악마까지도 힘을 잃게 만드는 순간과 느낌을 포착하고 싶었습니다" 

"부디 영화 속 등장인물들이 떠나는 여정, 그리고 이들이 부르는 노래에서 BTS가 수년 전 우리에게 선사했던 경험의 일부나마 여러분들이 느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공동 연출자인 크리스 애플한스의 소감도 뭉클하게 다가옵니다. 이 작품은 제법 오래전에 준비되었고, 소개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완성에 대한 이야기가 없자 비판의 소리도 컸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음에도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오자 많은 이들은 환호하고 있습니다.

 

크리스는 팬데믹 과정에서 방탄소년단의 온라인 콘서트가 강렬하게 다가왔다고 했습니다. 이 작품을 만든 이유 역시 그 감동이 컸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케이팝이 주는 가치는 팬데믹이라는 전지구적 재앙 속에서 잠시라도 웃고 즐길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 역시 수많은 이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소니에서 만들고 넷플릭스에서 방송되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이질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모든 것을 담고 있지만, 우리가 주도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부분을 보면 씁쓸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 보면 그래서 더욱 대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이 나서서 가장 한국적인 모습으로 한국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는 것은 한국에 대한 시각이 완전히 변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미국이나 영국의 팝과 대중문화를 보고 배우며 살아왔습니다. 그런 세대에게 이들의 문화는 전부이자 절대적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문화들 속에 미국이나 영국의 흔적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계를 장악한 대중문화는 그렇게 중요한 가치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들 나라에서 한국 대중음악과 한국의 모든 것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이 우리에게 특별한 것은 '국뽕'이 아니라,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되었음을 깨닫게 해 준다는 것입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보면 이들이 얼마나 한국에 경도되어 있고, 찬사를 보내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욱 광적으로 이 작품을 즐기고 있다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가 우리의 이야기를 보는 것을 여전히 민망해하는 이들도 많은데, 외국에서는 한국 음악과 한국의 문화가 그대로 녹아들어 있는 이 작품에 열광적으로 호응하고 있습니다. 이미 극 중 노래와 댄스를 짤로 만들어 올리는 이들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문화가 꽃피는 나라. 김구 선생이 예언했던 문화강국 대한민국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그렇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전방위적인 한국 문화의 세계화는 이제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더는 우리 스스로 부끄러워하거나, '국뽕'이라는 말로 이 현상을 폄하해서도 안 될 겁니다. 그 위대한 문화의 힘은 이런 작품이 탄생되게 만들었고,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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