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17 11:35

비밀의 정원 첫 방송 심리 솔루션 쇼, 그 가능성과 명확한 한계

tvN이 설 연휴 기간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최근 채널 정비 등을 하며 많은 수의 신작들이 쏟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리 매력적인 모습들은 별로 없다. 그중 <비밀의 화원>이 관심을 모으게 된 이유는 단 하나다. 단순한 예능보다 뭔가 알 수 있는 정보에 대한 갈구가 많은 시청자들을 겨냥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의 필수가 된 마음의 병;

출연자에 따라 호불호가 변할 수밖에 없는 관찰 심리 쇼, 가식과 솔직 사이 한계



이수정 범죄학 교수가 예능에 직접 참여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대가 되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범죄자 심리를 분석해주던 전문가가 등장하는 심리 쇼는 기대감을 극대화 시켰기 때문이다. 범죄 전문가이지만 기본적으로 인간 심리 전문이라는 점에서 이 교수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양재웅 정신과 의사 역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진 인물이다. 주로 연애와 관련된 심리 분석을 해주는 패널로 등장해 눈도장을 찍은 인물이다. 형과 함께 의사로서 예능 활동이 활발한 대중적인 의사라고 보면 좋을 듯하다. 두 전문가가의 사전 조사와 분석을 바탕으로 출연자들의 심리를 파악하고 해답을 찾아간다는 설정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활발하고 우울한 침팬지 같은 정형돈, 돌고래 장윤주, 고슴도치 성시경이 진행자로 나선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다양하게 출연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조합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더욱 정형돈의 경우 수 년동안 극심한 고통으로 방송 활동을 쉴 정도였다는 점에서 자신도 언급했지만, 최적의 MC이기도 하다. 


프로그램 시작을 알리는 출연진으로 휘성과 장동민이 출연했다. 호불호가 존재하는 그들이라는 점에서 출연 자체가 관심 혹은 무관심으로 흐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실제 방송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 예능이라는 점과 기존의 관촬형 방식에서 크게 다를 수 없는 상황은 분명한 한계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연예인들의 삶은 화려하다.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는 만큼 쉽게 큰 돈을 벌고 유명세를 얻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부러워하는 직업군이 되기도 한다. 많은 어린이들의 꿈은 과거 대통령이나, 과학자가 아니라 이제는 연예인이 되어가는 것 역시 크게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말이다. 


그 어떤 권력보다 더 대중적인 힘을 지닌 집단이 된 연예인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그래서 다양할 수밖에 없다. 동경과 흠모가 있는 반면 경멸의 시선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직업군이라는 점에서 그 누구보다 민감할 수밖에 없는 그들에 대해 조금 더 들여다 보는 것 역시 흥미로운 시도라 할 수 있다. 


대중을 상대로 한다는 점에서 연예인과 비슷한 직업군은 정치인이다. 그들은 연예인들과는 상상도 못할 정도의 권력을 가진 직업이다. 상대적으로 돈을 덜 벌지만 대신 엄청난 권력을 쥐게 되는 선출직 직업인들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중요한 직업군 중 하나다. 하지만 가장 퇴보하고 추한 집단이라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모두 대중을 상대로 하는 직업이지만, 정치인들은 대중들 억압하고 통제하려는 못된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봉건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정치인들은 자신들이 한정된 기간 선출된 직업인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영원한 권력에 탐하기 위해 자신을 뽑아준 대중을 무시하고 장악하려고만 한다. 자신들만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기괴한 과대망상증 환자들이 아닐 수 없다. 


휘성은 철저하게 이기적인 완벽주의자다. 장동민은 철저하게 자신은 없고 타인을 위한 삶을 산다. 그게 사실인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그만큼 연예인들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분명 시도도 좋고 의도 또한 매력적이지만 인간을 완벽하게 믿을 수 있느냐는 상호 신뢰라는 측면에서 <비밀의 정원>은 근본적 의문을 결코 풀 수 없다. 


몰래 카메라도 아니고 촬영 팀이 따라 붙어 일상을 촬영하고 그를 토대로 그들의 일상을 확인하고 정의하는 과정은 변수들이 너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가식적인 모습으로 자신을 포장할 수밖에 없는 조건들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카메라가 익숙한 연예인들이라고 하지만, 카메라가 꺼진 것과 켜진 것에 대한 반응은 극단적이니 말이다. 


아무리 솔직해져야 한다고 해도, 어느 정도의 가식과 방송을 위한 방송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심리 분석은 이뤄지기 어렵다. 장동민의 경우 한 동안 방송에서 보기 어려웠다. 막말 논란이 거듭되면서 비난을 피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대중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오래 지속되자, 비난 속에서도 그를 출연시키던 tvN과 같은 방송들조차 그럴 섭외하지 않았다. 그런 그가 이런 솔루션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고도로 준비된 과정으로 읽힌다. 방송에서 눈물을 보이고, 가족을 사랑하는 자신의 모습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등은 그래서 가식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물론 그게 진짜 모습일 수도 있지만, 극단적 혐오와 막말을 일삼았던 그의 모든 것이 이런 눈물 방송으로 사라지기는 어려워 보이니 말이다. 


<비밀의 화원>에서 그나마 흥미로웠던 것은 이수정 교수가 환하게 웃는 모습들이었다. 그동안 범죄심리학자로서 최고의 자리에서 심각한 범죄를 분석하는 이 교수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것이 더 흥미롭게 재미있었다. 인간 심리를 탐구하는 일에 얼마나 흥미를 가지고 있는지 이 교수의 모습에서 충분히 느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시도는 무척 중요하다. 이제는 모든 것은 '예능'으로 통하는 시대가 되었다. 정치도 사회도, 경제마저도 예능화되지 않으면 힘들어진 시대에 '예능'은 로마로 통하는 길이다. 그런 점에서 심리 분석을 예능에 도입해 다양한 심리적 진단을 해준다는 것 자체는 반가운 일이다. 


연예인으로 한정되어 있기를 하지만, 그들이 특수한 직업이라는 점에서 보다 다양하게 그들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예능화'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그리고 다시 문제는 여전히 연예인이다. 그들 만을 위한 '이미지 메이킹' 도구화로 쉽게 전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신적인 병은 현대인들에게는 감기와 같이 일상적인 모습이 되었다. 그만큼 심리학은 중요하고 흥미롭다. 그런 점에서 이런 심리를 전면에 내세운 예능 프로그램이 많이 만들어지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 대상이 한 인간이든, 사회적 문제이든 다양한 형태로 진단하고 고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환영할 일이니 말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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