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22. 10:20

너를 닮은 사람 4회-고현정 김재영 재회가 불러올 파국

희주와 우재의 관계는 너무 명확해졌다. 문제는 해원과 현성의 관계성이다. 4회가 되며 희주의 시각으로 바라보던 이야기가 해원의 독백을 앞세워 변화를 예고했다. 이들의 시각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은 입장을 각자의 시선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가장 행복해야만 할 시간 배신을 당한 이의 분노는 너무 자연스럽다. 행복만 가득할 것이라 믿었던 해원의 삶은 지독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갑작스럽게 떠나버린 우재로 인해 망가질 수밖에 없었던 해원은 그 원인을 찾고 싶었다. 

도대체 왜 갑작스럽게 아무런 말도 없이 우재가 떠났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간절하게 알고 싶었던 비밀이 그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저 자신의 잘못으로 우재가 떠났다고 자책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 원인은 한때 친언니처럼 생각했던 희주였다.

 

바람에 나부끼는 희주의 개인전 홍보물을 보고 해원은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냈다. 그리고 복수를 향해 나아가는 힘이 되었다. 자책이 아닌 복수는 다른 힘을 가지게 만드는 이유가 되니 말이다. 이유를 찾고 변명에 집착한다며 해원을 비난하지만 희주가 그렇게 말할 자격이 있는지는 번외다.

 

친자식이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호수의 방에서 아들을 재우는 현성의 모습을 바라보는 희주의 모습은 알 수 없는 표정이다. 그런 두 사람이 잠자리를 함께 하는 장면은 그로테스크할 수밖에 없었다. 희주의 외도를 알고 있는 남편이 보인 행동은 가학적인 욕구로 보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고, 모를 것이라 생각하고 내색하지 않은 아내의 행동 역시 기괴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작업실 화로에 태우려 던진 우재의 스케치북을 꺼낸 것은 의외로 딸 리사였다. 그가 왜 그걸 꺼내고 싶었는지 알 수 없지만, 이는 판도라 상자와 유사하다. 말린 꽃을 보며 아버지에게 묻고 함께 가지 않았냐는 리사는 과거의 기억이 급격하게 떠올라 당황했다.

 

1년에 한 번 황야에서 피는 야생화라며 설명해주는 이는 아빠가 아닌 우재였다. 그를 아빠라고 착각하고 있었던 것은 무슨 이유일까? 그리고 우재의 스케치북을 리사가 가지게 되었다는 것은 희주의 비밀을 엉뚱한 곳에서 터트릴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된다.

 

상호가 운영하는 술집에서 해원과 현성이 만나는 장면은 중요하다. 이들의 대화는 결국 이 드라마가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해원은 현성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다고 했다. 몰라야 같이 살지라는 말을 할 정도로 현성의 과거는 끔찍하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오만과 착각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며 현성은 희주의 과거를 알면서도 어떻게 착한 남편으로 살아가고 있냐고 묻는 해원의 발언은 흥미롭게 다가왔다. 현성은 왜 우재를 그토록 찾는지 명확하지 않다. 그 안에 문제의 답이 존재하고 있음은 분명하지만 아직 현성과 우재의 관계에 대한 답은 없다. 다만 몇 가지 가능성을 유추해볼 수 있을 뿐이다.

 

해원은 왜 물속으로 침잠하는 꿈을 꾸었을까? 그의 심리 상태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강조되는 장면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그의 복수는 스스로를 갉아먹는 행위이기도 하니 말이다. 해원의 복수극은 결국 그의 죽음과 맞닿아 있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재단에서 관리하던 부분들까지 현성이 장악하기 시작했다. 의료와 학원 법인을 분리하기 시작한 것은 현성이 자신의 가치를 키우기 시작하자 매형이자 태림재단 대표 변호사인 이형기의 분노는 노골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영선의 딸인 민서를 조용하게 협박하는 형기의 모습은 사이코패스에 가깝다. 자신의 영역까지 흔들며 장악해가는 현성을 바라보며 형기는 자신의 야욕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언제든 기회만 되면 태림재단 자체를 집어삼키겠다는 욕망을 보인 것은 이후 이야기를 예측하게 한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형기는 해원과 손을 잡았다. 내부 정보가 빠져나간 것을 확인한 현성은 그렇게 학교와 의료 재단을 분리했다. 해원은 현성에게 약점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주고,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를 얻는 거래는 그렇게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불안하게 만든다.

 

주영을 만나러 간 희주는 점장의 행동을 보고 경고했다. 엄마도 없고, 돈도 없고 아빠는 항상 술만 마셔 외롭다는 말은 상대에게 쉬워보이게 만든다는 지적이었다. 처음에 다정했던 사람이 변하면 더 무서우니까라는 말은 경험에서 나온 것이었다. 술만 마시는 엄마와 살았던 희주의 과거는 주영에게 공감대를 만들어줬다. 그래서 자신의 휴대폰 안에 있는 중요한 정보를 건넨 이유이기도 했다.

 

주영이 찍은 영상이 해원에게 갔고, 그렇게 현성을 압박하려는 형기에게 건너간 이유가 드러난다는 점에서도 이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리사는 엄마가 주영과 다정하게 있는 것을 보고 분노했다. 수업에 나오지 않은 리사가 걱정되어 찾아간 희주는 그곳에서 리사와 해원이 함께 있는 장면을 목격한다.

 

해원이 무슨 이야기를 했냐는 다그침에 그저 사과를 하러 왔다는 리사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리사가 잘못했는데 왜 해원이 사과했냐는 논리였다. 사과하러 온 교사가 그럴 리가 없다는 말에 리사는 엄마에 대한 불신만 키웠다. 자신의 말을 믿지 못하는 엄마라는 확신이 서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리사는 엄마가 화로에 태우던 스케치북에서 발견한 말린 꽃을 통해 기시감을 확인했다. 아빠라 착각했던 남자, 그리고 유일한 친구였던 주영과 엄마의 모습, 여기에 자신의 말을 믿지 못하는 엄마를 발견한 리사가 보인 행동은 샤워 커튼으로 대화를 시도하는 엄마와 단절하는 것이었다. 

해원의 어머니를 태워주며 상호가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더 무섭다"는 말은 이 드라마에서 중요한 기준이 된다. 좋은 사람 같아 보여 사연이 있는 이들이 주변사람들을 괴롭히는 경우가 있다는 말에 이유 없이 괴롭히는 사람을 언급합니다. 그리고 떠나는 해원을 보며 "나 좋은 사람 아닌데"라는 말도 복선으로 다가온다.

 

마지막 부분에 등장한 희주의 기억들은 이번에는 우재의 여권이었다. 우재의 여권을 그가 가지고 있는 이유가 드러났다. 희주와 우재, 그리고 갓난아이은 호수가 함께 한 그곳에서 떠나려 했다. 아이를 너무 사랑하는 우재를 떨어트리기 위해 희주는 음식에 수면제를 탔다.

 

자신을 쫓아오지 못하도록 여권까지 챙겨서 도망치듯 돌아온 희주는 과연 어떤 존재일까? 결혼식이나 마찬가지인 사진 스튜디오에서 해원이 홀로 사진을 찍는 동안 우재가 보인 행동과 그에 대응하는 희주의 모습은 기괴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좋아하지만 그나마 선을 이제는 지켜야 한다는 희주의 태도가 행동으로 드러났으니 말이다.

 

예쁘다는 희주의 말에 "저 꼭 행복할께요"라고 화답하는 해원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씁쓸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날 이후 우재는 사라졌기 때문이다. 미술과 전시회 오프닝 리셉션 자리에서 희주는 우재와 재회했다. 예고된 그 순간은 이들의 파국이 시작되는 시작점이 되어버렸다.

 

불륜과 복수, 그리고 남겨진 이들의 모습까지 담아낼 <너를 닮은 사람>은 지독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4명의 주요 인물들과 그들을 둘러싼 인물들까지 이 사건들 속으로 들어가며 지독한 폭풍우가 곧 몰아닥칠 수밖에 없음을 예고했으니 말이다. 

 

[글이 마음에 들면 공감과 구독하기를 눌러주세요]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