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의 식스맨 선정은 그 하나로 우리 사회의 민낯을 모두 보여준 실험극이었습니다. 최종 후보 다섯 명중 무도 멤버들이 선택한 광희가 최종 멤버로 선택되었습니다. 광희 선정과 관련해 일부에서는 부당하다며 서명운동까지 벌이는 촌극이 일고 있습니다. 이 현상을 보며 우리 사회가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신기하면서도 씁쓸하기만 합니다.
일베로 일상이 된 막말 사회;
분노하는 사회, 권력자들이 만든 출구 속 오물 투척 전략
무한도전으로 촉발된 현재의 분노 방식은 어쩌면 이명박근혜 시절 언론이 통제된 사회에서 익숙하게 봐왔던 형식일 것입니다. 근거도 부족하고 왜 그에게 분노해야만 하는지도 모른 채 비난의 대상을 찾아다니는 모습은 섬뜩합니다. 정처를 잃은 분노의 열기는 이렇게 소모적으로 소비되도록 만든 권력자들은 한껏 웃음을 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광희가 무도 식스맨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반대서명 운동을 벌였습니다. 1만 명을 목표로 한 이 서명운동은 이미 6천 명을 넘어 만 명은 채울 것으로 보입니다. 의외의 많은 이들이 서명에 참여했다는 것이 놀라운데 더욱 기겁하게 한 것은 서명 운동을 하면서 내세운 근거입니다.
서명운동의 본질은 아직 직접 사과를 하지 않은 예원에 대한 비난만 가득합니다. 그리고 예원과 같은 소속사인 광희이기 때문에 그의 인성 역시 뻔할 것이기 때문에 무도 식스맨으로 안 된다는 논리입니다. 논리라고 할 수도 없는 비약과 억측만 존재하는 근거에 6천명이나 되는 이들이 서명을 했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기묘하게 변해가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뒤늦게 공개된 촬영 분에 혼자 욕을 하는 예원의 모습이 등장한 후 불기 시작한 비난 여론은 장동민의 패륜적 막말로 잠시 잊히는 듯했습니다. 워낙 강도에서 차원이 다른 장동민과 유세윤, 유상무가 배설한 내용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여성비하는 일상이었고, 자신의 부모들까지 비하하고 비난하는 노래를 부르며 흥겨워하는 이들은 정신상태를 정밀 검사해야 할 정도로 비이성적 존재들입니다.
사회에서 격리되어야 할 그들이 여전히 방송 활동을 하고 있고 그들을 옹호하는 집단들이 존재한다는 점이 충격입니다. 서명운동을 하려면 이런 말도 안 되는 패륜적 행동을 하고도 그저 영혼이 존재하는지 의심스러운 사과 하나로 피해가는 그들에게 향해야만 했습니다.
비난을 할 대상이 분명 있음에도 그들에 대한 비난보다는 옹호가 득세하고, 혼자 남아 욕을 한 장면이 담긴 영상으로 예원만을 비난하는 것이 정상일까? 하는 의구심도 듭니다. 예원을 옹호할 이유는 없지만 이태임의 욕설이 쏟아진 이후 홀로 남겨져 내뱉은 욕설로 인성을 평가하고 비난하는 이들의 도덕성 지표를 보고 싶기도 합니다. 예원이 이태임을 부추겼고 그런 점에서 예원이 용서받을 수 없다. 논란이 가속화된 상황에서 거짓으로 일관했기 때문에 용서할 수 없다.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 논리로 장동민과 무리들을 적용하면 그들은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됩니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도 어려운 비하와 욕설을 아무렇지도 않게 팟 캐스트라고는 하지만 방송을 통해 배설한 행위가 과연 정상인지 의아하기만 합니다. 단순하게 이 사안만을 예원과 장동민과 비교해보면 비교조차 될 수 없는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예원도 그렇고 소속사도 문제이니 같은 소속사인 광희 역시 인성이 나쁠 것이라는 막장급 추론은 기가막힐 정도입니다. 광희와 무도 식스맨은 존재하지 않고 오직 예원과 그의 소속사에 대한 비난 여론을 주요 관심사인 무한도전과 식스맨 선정을 슬쩍 얹은 것이 전부입니다.
광희 식스맨 반대서명 운동의 가장 큰 방점은 예원과 그의 소속사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광희 역시 나쁜 놈이다'는 식의 논리 비약은 그래서 한심합니다. 장동민의 잘못이 다시 불거진 것이 광희 소속사의 짓이라는 근거도 없는 주장이 마치 사실처럼 여론화되고, 이를 근거로 서명운동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본질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무도 식스맨 사건의 가장 핵심은 장동민의 패륜적 막말 전력입니다. 그런 인성으로는 결코 방송을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들이 많았습니다. 무한도전만이 아니라 그 어떤 방송에서도 그런 문제가 있는 자가 출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여론 속에서 광희와 그 소속사를 무례하고 나쁜 존재로 몰아가는 행위는 장동민 구하기의 또 다른 모습이기도 합니다.
무한도전 식스맨 선정 과정에서 다양한 모습들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예능적인 실험과 재미, 문제점들이 고스란히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모든 과정이 끝나고 최종 식스맨이 선정된 후에도 그 여파는 여전히 여진으로 남겨져 있습니다. 이는 그만큼 무도의 영향력이 강력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무도에 대한 반발은 패륜적 막말의 장동민을 중심으로 하나의 세력으로 만들어지고, 폄하에 집중하는 모습들은 우리사회의 단면을 보는 듯도 합니다.
이명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후 더욱 가속화되는 사회적 갈등은 이번 무도 식스맨 사건에서도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무한도전은 다시 한 번 사회적 문제를 담는 프로그램이 되어버렸습니다. 무도 식스맨은 결정이 났고, 도도한 물처럼 그들은 그렇게 흘러갈 것입니다. 한심함을 넘어 씁쓸하게 다가오는 서명운동은 우리 스스로 거울을 보게 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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