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은 꺼지지 않고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광장에서 빛났다. 서울에만 60만이 광장에 나와 성탄절을 함께 축하하며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촛불 집회를 이어갔다. 그 촛불 집회는 어디서부터 시작 되었는지 궁금한 내용들을 <그것이 알고 싶다-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가 풀기 위해 노력했다.
미선 효선이가 피운 촛불;
촛불을 막기 위해 군화 발을 앞세웠던 짐승 같았던 정권, 그들을 막아선 위대한 촛불의 힘
15살 미선이와 효선이는 황당한 죽음을 당해야만 했다. 길을 걷던 두 소녀는 친구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가던 길이었다. 하지만 미군 장갑차에 의해 처참하게 죽고 말았다. 하지만 이 사건의 담당자였던 미군들은 무죄를 받고 미국으로 떠났다. 그게 이 사건의 끝이다.
미군에 의해 대한민국의 어린 소녀 둘이 처참하게 죽어갔지만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불평등 조약으로 인해 살인자들에게 정당한 법적인 처벌도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미군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주둔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 그들은 SOFA의 뒤에서 한국인들을 개 돼지 취급하고 있다는 것 역시 분명한 사실이다.
수많은 범죄 사실들이 미군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일이다. 미군이 주둔한 일본에서도 유사한 범죄들이 끊임없이 이어지자 우리 만큼 무기력하지는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한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억울한 죽음에 국민은 들고 일어섰다. 당시는 그저 짐승들의 시대였다. 군화 발로 정권을 잡았었던 짐승의 시대 후손들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내재되어 있던 권력의 뿌리들은 한꺼번에 바뀔 수는 없었다. 모든 것이 제대로 시스템을 갖춰가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들이 필요할 수밖에는 없다.
세대가 바뀌어야 인식도 바뀌고 사회도 변할 수 있다. 그 모질고 두려운 시간들이 흐르며 촛불은 온전하게 촛불로 자리할 수 있었다. 만약 그 촛불들이 누군가의 말처럼 바람이 불어 꺼져 버렸다면 짐승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권력 욕에 취해서 살았을 것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촛불 집회의 시작을 제종철 상황실장으로 봤다. '미선 효선이 사건'을 세상에 알리고 촛불 집회를 열게 만든 이가 바로 그였기 때문이다. 물론 촛불을 들자고 제안한 이는 따로 있었지만, 세상에 이 사건을 알리고 부당한 권력에 맞서는 동력을 이끈 것은 바로 그였다.
국민을 능욕한 미군에 분노한 촛불은 그렇게 광장을 지배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밝혀진 것도 가해자의 처벌도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1주년이 된 시점 제종철은 사망했다. 그 죽음은 여전히 의아하고 황망하다. 높이가 2m가 넘는 벽이 존재하는 기차 선로로 들어서 가지런히 누워 숨진 제종철.
기차에 치여서 숨진 것이 아닌 누군가 살해를 해서 그곳에 유기 했다는 의심을 버릴 수 없지만 경찰 조사는 진실을 밝혀내지 못했다. 수많은 의혹들이 가득하지만 그는 그렇게 고인이 되고 말았다. 다시 한 번 타오를 수 있었던 촛불은 그렇게 잠잠해지고 말았다.
2008년 미국 광우병 소 수입과 관련한 촛불 집회에서도 공권력의 민낯은 잔인하게 발현되었다. 이명박은 '명박 산성'을 쌓아 국민을 막았다. 그리고 유모차를 끌고 온 엄마들을 아동 학대 혐의로 경찰은 고소하기도 했다. 남편들까지 괴롭혔던 그들은 공권력은 아니었다. 폭력도 모자라 돈을 앞세운 이명박 정권의 국민 호주머니 강탈 행위는 경악스럽기만 했다.
'악법의 재발견'이라고 불리는 공권력의 민낯은 국민을 위한 권력이 아닌 이명박을 위한 권력이었다. 용산 참사를 이끈 경찰청장 김석기는 현재 새누리당 의원이 되어 있다. 이명박은 경찰 특공대까지 투입해 불을 질러 농성장에 있던 시민들을 죽였다. 시민을 악의적인 방식으로 살해한 권력자는 아무런 반성도 없었다.
명박 산성을 쌓고 촛불을 든 여대생을 군화 발로 짓이기고 날카롭게 간 방패로 머리를 때리는 잔혹한 만행을 저지르는데 주저하지도 않았다. 그런 자가 4대강 사업을 한다며 토건 재벌들에게 엄청난 수익을 주기에 국민의 혈세를 탕진한 사실은 경악스럽다.
박근혜와 최순실의 비위 사실을 모두 알고 있으면서도 이명박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오직 자신의 권력과 사익에만 집착했던 이명박은 박근혜가 나라를 붕괴 시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방관했다. 그저 국민들을 향해 "가만히 있지 않으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협박을 하고 실제 폭력으로 권력을 사수했던 자가 바로 이명박이다.
임계점을 넘어선 분노는 2016년 다시 타올랐다. '용산 참사'와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후에도 촛불을 들었다. 하지만 그 촛불은 거대한 공권력의 폭력에 제압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제도가 반응할 수 있는 상황이 없었던 그 시기에는 권력들은 국민의 분노를 그대로 흘려 보내기에 여념이 없었다. 어차피 총선이나 대선이 없는 한 국민의 분노는 그렇게 배수구에 버리는 물과 같다고 그들은 생각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탄핵이 걸린 이번 촛불 집회는 명징 했다. 백남기 농민 사망 1주기와 함께 들불처럼 일어선 촛불은 처음 2만에서 시작해 235만으로 확대되었다. 그 거대한 촛불에 정치꾼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국정 농단을 한 박근혜는 탄핵되어 헌재에 넘겨졌고, 최순실은 특검 조사를 받고 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폭력으로 일관하던 경찰도 이번에는 달랐다. 국민의 분노에 맞서 더는 폭력을 앞세울 수 없음을 그들도 느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깃발 아래 모인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광장에 나선 국민은 '비폭력'을 외쳤다. 폭력을 몰아낸 광장은 조용한 외침이 가득했다.
폭력 시위보다 비폭력 시위가 더 위대한 힘을 가질 수밖에 없음은 그 오랜 시간 광장에서 스스로 터특한 경험이다. 14년 전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왔던 소년은 이제 성인이 되었다. 그렇게 광장에서 스스로 체득한 민주주의는 변하고 있었다. 책으로도 배울 수 없었던 민주주의를 우린 광장에서 배우고 있었다.
'촛불의 연대기'는 처참한 짐승의 시대에서 인간의 시대로 변해가고 있다. 국민은 이번 국정 농단이 마지막이 아니다. 어떤 정부가 들어선다고 해도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지 못한다면 국민은 다시 광장에 나설 것이다. 그게 바로 '촛불'의 힘이고 '촛불'의 의미가 될 것이다.
수많은 억울한 죽음들은 그렇게 광장에 촛불을 내렸다. 피로 얼룩졌던 그 광장은 이제 따뜻한 촛불로 환하게 밝히고 있다. 비록 힘겹고 어려운 시간들을 버텨내야 했지만 그렇게 우린 광장의 주인이 되었다. 한 줌도 안 되는 군력을 가지고 국민을 탄압하던 권력자들은 이제 더는 광장의 촛불을 우습게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광장의 주인이 된 국민은 사욕이 아닌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원하고 있다. 그 부름을 제대로 받지 않는다면 그들은 다시 거대한 촛불 물결과 마주해야만 할 것이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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