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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있었던 고시원 참사는 많은 이들에게 당혹함을 선사했었습니다.
그 당혹함이 너무 큰 이유는 새로운 쪽방이 되어버린 도시빈민들의 마지막 삶의 공간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이상 물러설 수없는 그들의 마지막 잠자리에서 빚어진 이 엄청난 사고는 마음 깊은곳에서 답답함과 함께 슬픔이 복받치는 감정을 많은 이들이 경험했을 듯 합니다.
2008 고시원과 고시원 사람들
과거 고시원은 말그대로 고시를 공부하는 이들이 머무는 공간이었습니다. 좁은 공간속에서 오직 고시에 합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기본적으로 떠오르는 모습들이었습니다. 저 역시도 10여년전 노량진 고시촌에서 생활을 해보았기에 고시원의 분위기나 주변의 환경들은 익숙해있었습니다. 그러나 2008년 뉴스추적에 담긴 고시원의 모습은 과거의 고시원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공부를 위해 찾아드는 공간이 아닌 마지막으로 갈곳이 없는 이들이 찾는 최후의 보루일 뿐이었습니다. 노숙이 아닌 최소한 잠을 청할 수있는 공간으로서의 고시촌이 2008년 고시원의 모습이었습니다.
아무리 일을 해도 한계지을 수밖에 없는 빈민들의 삶. 그들에게 보증금도 없이 한 달 20여만원의 비용으로 누울 수있는 공간과 밥을 제공하는 공간은 대한민국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바로 이런 변형된 고시원이라는 공간이 아니라면 그들의 그나마 편하게 잠을 청할 수있는 공간은 더 이상 찾을 수없는 셈이 되었지요.
2008 고시원 없는 이들에게 구세주같은 공간인가?
최저의 비용으로 삶을 영위할 수있는 최소의 조건이 갖춰진 공간으로서의 고시원은 구세주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구세주는 될 수있지만 더이상 발전을 꾀하는 공간일 수가 없는게 현실일 듯 합니다. 최소의 비용으로 숙식을 해결할 수있는 공간에서 밀려나면 노숙밖에는 할 수없는 것인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지속적인 경제난과 급격한 실패로 인해 갈곳이 없어진 이들이 마지막으로 찾는 이 공간에서 빚어지는 엄청난 사고는 그곳에 거주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공포이상의 그 무엇일 듯 합니다.
숙박시설도 아니기에 법적인 문제로 물리적인 공간에 대한 규제도 힘든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현재의 고시원과 고시텔을 여관과 같은 숙박시설에 준하는 규제를 하게된다면 더이상 빈민들이 살아가는 공간으로서의 고시원들은 사라져버리게 되는 상황이 빚어지게 되겠지요.
그렇다고 현재와 같은 무방비 상태의 말도 안되는 물리적 공간을 그대로 방치할 수도 없을 듯 합니다. 비상구도 변변치 않고 창하나 없는 쪽방의 새로운 버전인 고시원에 대한 어떤 형태이든 규제는 있어야 할 듯 합니다.
고시원에 거주하는 이들도 개인의 프라이버시도 확보되지 못하는 이 공간에서 살아가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듯 합니다. 그들도 이 공간을 떠나고 싶지만 떠날 수없는 구조적인 문제는 더이상 나아갈 수없는 절망의 현실만을 체험케 강요하고 있지요.
뉴스추적에서 나왔던 한 거주자의 일상을 바라보면 그들이 왜 고시원을 벗어나기 힘든가가 적나라하게 보여지지요. 한 달 평균 80만원을 버는 그는 지출 역시 80여만원이 소요되니 그가 갈 수있는 공간이란 없는 셈이지요. 꿈과 희망마저도 희미해지는 그도 한때는 건실한 직장인이었습니다. 또다른 연구원 출신 남성 역시 어느 순간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한 그들의 삶은 돌파구를 찾기가 점점 힘들어진다고 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근로빈곤층이 무척이나 많습니다. 사회가 극단적인 부의 불균형으로 흐르며 이런 근로빈곤층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기도 하지요. 이런 상황이 더욱 심화되면 되었지 개선의 여지가 아직은 보여지지 않습니다.
혹자는 이렇게도 말합니다. 못나서 그렇지 혹은, 나태하니 그렇지. 누군들 그렇게 힘들게 살지 않는 이들이 어디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 모아 가정 꾸리며 살아가는 이들이 많은데 그들에게 동정을 보일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메몰찬 이야기들 말입니다.
분명 자신의 나태함으로 이런 삶을 살아가는 이들도 있을 듯 합니다. 그러나 자신이 어찌할 수없는 상황에 몰리는 이들도 분명있습니다. 이런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개개인이 할 수있는 부분들은 한계가 있습니다. 사회적인 담론화를 통한 구조적인 문제해결을 하지 않는다면 언제 나락으로 빠질지 모르는 우리같은 서민들은 잠정적인 고시원 입주자일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과연 해결책은 가지고 있는 것일까?
부의 넘침 현상을 추구하는 MB정부에게서 부의 균등한 분배를 통한 상생의 정치는 바랄 수없는 상황입니다. 가진자들 가질 수있는 자들을 위한 정책을 펴면 자연스럽게 그들에 의해 나라 전체가 잘 살수있다는 MB 논리로는 서민들을 위한 서민들과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은 바랄 수없는 희망이겠지요.
누군들 잘살고 싶지 않은 이들이 있겠습니까! 아무리 노력해도 되지 않는 구조적인 벽이란게 존재하고 있음을 부정하고 개인의 노력 유무로 덮어버린다면, 우리 사회의 극단적인 불균등은 영원히 해결할 수없는 늪이 되어버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방송에서도 언급되었듯이 과거 쪽방이나 비닐 하우스에서 생활을 해왔던 이들에게 주워진 보증금 1백만원에 월 4~5만원을 내면 10평의 공간에서 최장 6년간 살 수있는 다가구임대주택의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현실적인 답일 듯 합니다. 고가의 아파트 넘침이 아닌 빈민층들이 최소한 희망을 가지며 살아갈 수있는 이런 다가구임대주택의 확대가 더욱 필요한 시점일 듯 합니다. 이는 개개인이 할 수없는 정책적인 지원과 실천이 없으면 행해질 수없는 부분이니 말입니다.
조화로운 삶. 그리고 이웃들과 함께 웃으며 살아갈 수있는 삶. 그런 상생의 삶을 추구할 수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제도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한 평 남짓한 관같은 공간속에서 겨울 추위를 이겨내는 그들에게 꿈과 희망을 이야기할 수있는 대한민국은 언제나 올 수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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