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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마더 1회-이보영과 허율 원작 넘어선 문제적 시작 알렸다

by 자이미 2018.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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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리메이크 된 드라마 <마더>가 첫 방송되었다. 일본에서 방송되었을 때도 큰 화제를 모았던 이 작품은 학대 받는 아이를 직접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민감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최근 국내에서 학대 아동 사건이 사회적 문제로 언급되는 상황에 시의성이 높은 드라마로 다가오기도 한다. 


쓰레기 봉투에 버려진 아이;
철새를 사랑하는 고독한 수진과 철새와 함께 떠나고 싶은 혜나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자들은 영화를 보고 배웠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제 현실에서 벌어지는 강력 범죄는 차마 영화나 드라마에 담기도 어려울 정도다. 영화나 드라마는 결코 현실을 넘어설 수 없다. 드라마 <마더> 역시 현실에서 벌어질 수도 있는 아동 학대를 담고 있지만, 시청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내용일 뿐이다. 현실은 더욱 끔찍하니 말이다. 


철새를 연구하는 수진(이보영)은 외로움을 느끼지 못한다. 아니 애써 그런 감정을 품지 않으려 했는지도 모른다. 임시직으로 과학 교사로 초등학교에서 일을 하게 되며 혜나(허율)를 만나게 된다. 아이들이 함께 키우던 오리가 죽어 추모하는 글을 쓰라고 하지만, 혜나는 아무런 글도 쓰지 않는다. 감정이 철저하게 통제된 듯한 혜나는 수진과 닮았다. 

인간과의 관계를 극단적으로 싫어하고 거부하는 수진에게도 아픈 상처는 있다. 수진의 어머니 영신(이혜영)과는 연락도 하지 않는 사이다. 유명 여배우로 엄청난 부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영신을 떠난 수진은 그렇게 조류 공부에 매달렸다. 수진이 어머니를 떠나 가족들과 연락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이유는 곧 드러날 수밖에 없다. 수진이 혜나와 함께 떠난 이유이기도 하니 말이다. 

혜나의 엄마 자영(고성희)은 딸이 거추장스럽다. 갑작스럽게 어린 나이에 딸 혜나를 낳은 후 도망치듯 작은 마을에서 사는 자영은 답답하고 분하다. 트럭 운전수인 설악(손석구)과 동거를 하고 있지만 불안하다. 설악은 잔인한 사이코패스다. 감정이 존재하지 않는 설악은 혜나를 괴롭히는 것이 즐겁다. 

강인한 혜나는 그 어떤 폭행에도 울지 않는다. 그런 혜나의 모습은 잔인한 설악을 더욱 분노하게 만든다. 눈물을 흘리고 자신에게 애원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설악은 혜나를 폭행하는 것을 멈추고 그 아이가 키우던 햄스터를 죽여 버린다. 혜나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을 없애버리는 이 잔인한 남자는 그렇게 모두를 위기로 몰아넣기 시작한다. 

혜나는 폭행을 당하면서도 어디에도 이야기를 할 수 없다. 몸에 난 상처는 이유로 자리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는 어린 아이를 보며 수진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늦은 시간 거리에 나와 있던 혜나를 집으로 데려가 따뜻한 저녁을 먹이는 수진.

자신의 엄마도 음식 잘한다며 자랑하는 혜나이지만 뭐를 잘 하냐는 단순한 질문에 당황한다. 음식 전단지를 보며 한글을 깨우치던 혜나는 그 메뉴들을 이야기하며 행복해 한다. 그저 평범함 속에서 행복할 수 있는 어린 혜나는 그 평범함을 느껴보지도 못한 채 살아가고 있었다. 

자신의 불만을 동거하는 설악에 대한 집착으로 푸는 자영은 일을 마치고 돌아와 분노했다. 혜나 얼굴에 화장을 시키고 향수를 뿌리고 냄새를 탐닉하는 설악의 모습을 보고 분노했다. 남자에게 따져야 할 일을 어린 딸에게 푸는 자영은 그렇게라도 이 남자를 잡고 싶었다. 지독한 외로움 속에서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는 믿음은 그렇게 극단적 선택을 하게 했다.


혜나가 애정을 가지고 키우던 햄스터를 잔인하게 죽은 설악. 그는 혜나가 울고 애원하기를 원했다. 지독한 폭행이 이어져도 그 아이는 울지 않는다. 눈물도 흘리지 않는다. 그런 혜나를 볼수록 설악은 분노했다. 어떻게 이 아이를 굴복 시킬까? 고민하던 설악은 가장 아끼는 햄스터를 죽이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했다. 

엄마에 의해 쓰레기 봉투에 넣어져 집밖에 버려진 아이. 혜나가 자신의 집에 왔을 때 흘리고 간 행복 수첩을 읽던 수진은 작은 마을 곳곳의 소소한 일상을 적은 그 아이가 그립다. 떠나기 전날 발견한 그 수첩을 수진은 돌려주려 했다. 그렇게 혜나 집으로 간 수진은 경악했다. 

검은 쓰레기 봉투에서 흘러나오는 불빛. 그건 혜나가 들고 다니던 것이었다. 그 쓰레기 봉투 안에는 엉망이 된 혜나가 있었다. 수진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딸을 쓰레기 봉투에 버리는 부모를 이해할 수 없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집으로 데려온 수진은 철새를 보러 가고 싶다는 아이와 함께 바닷가로 향한다.

인간 관계에 회의감을 가지고 살아왔던 수진은 혜나를 보면서 달라졌다. 아니 자신과 닮은 듯한 이 아이에게서 아픈 자신의 자아를 봤을 수도 있다. 그렇게 철새를 보며 자신도 데려가 줄 수 없냐며 외치는 혜나를 그렇게 방치하고 갈 수 없었다. 수진은 혜나 납치를 결심하고 이야기를 하자 혜나는 수진이 감옥에 갈 수도 있다는 걱정부터 한다. 

"엄마가 쓰레기 봉투에 버렸어요"라고 울부짖는 이 아이를 껴안고 함께 울 수밖에 없었던 수진은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잔인한 설악을 보는 순간 수진의 기억은 두려움을 소환해냈다. 중년 남성에게 폭행을 당하는 어린 수진의 모습에 두려워하는 그녀 역시 아동 폭행의 희생자이기도 했다. 


유명 배우인 영신(이혜영)은 병원 진료를 받고 10년 동안 연락을 끊은 딸 수진을 찾기 시작한다.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큰딸인 수진을 찾는 영신. 하지만 수진이 그녀를 떠나 홀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존재한다. 세 딸을 키운 영신과 홀로 엇나갈 수밖에 없었던 수진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될 예정이다. 

일본에서 2010년 첫 방송되었을 때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왔던 드라마 <마더>가 리메이크 되었다. 이미 볼 사람은 다 본 이 드라마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우려가 되기도 했지만 기우일 뿐이었다. 이보영과 허율이 보여준 조합은 원작의 배우 못지 않았다.

아동 학대가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리메이크 <마더>는 시의성까지 품고 있다. 여기에 멋진 영상과 이야기를 촘촘하게 다듬은 김철규 피디와 정서경 작가의 힘도 첫 회에 잘 드러났다. 점점 심화되는 아동 학대에 대해 담론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마더>는 그래서 흥미롭게 다가온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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