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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도 조정 특집, 그들이 꼴찌였어도 행복했던 이유

by 자이미 2011.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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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힘겹게 도전해왔던 조정은 7월 30일 8분이라는 시간 만에 끝이 났습니다. 말도 안 되는 강도 높은 훈련을 해도 단기간에 경기에 직접 참여해 자웅을 겨룰 수도 없을 정도로 조정이라는 종목은 인내와 끈기와 강인한 체력을 필요로 하는 경기였습니다. 예고된 꼴찌였지만 그들이 환하게 웃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모두가 함께 최선을 다했기에 행복했던 도전



그들의 도전은 언제나 그러하듯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도전의 핵심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라는 사실 역시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서로 비교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올 수도 있지만 그건 그저 과정일 뿐이고 그런 과정들을 통해 성장해가는 것이 무한도전의 매력이자 장점입니다.
조정 에이트 경기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 팀들과 함께 무도 팀이 대결을 벌인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는 대단했습니다. 번외 경기가 아닌 본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투지와 용기, 그리고 성실함은 이미 모든 것을 얻은 것 이상으로 위대했기 때문입니다.

 

본 대회를 얼만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녹화 도중 머리를 다쳐버린 주장 정준하는 어쩔 수 없이 본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되었고 이런 위기는 모두에게 좀 더 강한 동기 부여를 하게 했습니다. 경기 이틀을 앞둔 상황에서 출정식으로 전의를 불태우던 그들에게 정재형은 자신의 런닝을 개사한 '로잉'으로 선수들에게 즐거움과 든든함을 선사해주었습니다.

배들이 모여 있는 창고에서 다소 초라해 보일 수 있는 그곳에서 무도 멤버들의 도전을 축하하기 위해 귀국하자마자 공연을 준비하고 그들에게 희망가를 들려주는 정재형은 이제 무도 인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였습니다. 비록 '런닝'에 개사만 한 곡이기는 하지만 선수들에게는 즐거움과 희망을 받을 수 있는 멋진 선물이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연습을 하며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려는 선수들. 부상과 그로 인한 체력 저하로 좀처럼 자기 역할을 하지 못했던 정형돈은 콕스가 되어 전체를 지휘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많은 나이로 힘겹게 조정 경기에 임하는 박명수 역시 2번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합니다.

정형돈은 콕스로 타고난 듯 능숙한 솜씨로 선수들을 독려하고 그런 파이팅은 멤버 모두에게 힘으로 다가왔습니다. 장마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며 정상적인 훈련이 어려웠던 무도인들. 그런 상황에서도 빗속을 뚫고 최선을 다해왔던 그들이 이제 5개월을 준비한 경기에 출전하려 합니다.

6분대를 기록하는 선수들과 마지막 연습 기록이 9분대인 무도의 대결은 처음부터 결정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습니다. 길게는 15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며 세계 최강의 자리를 내놓지 않는 멜버른 대학부터 국내 대학 팀들까지 꾸준하게 조정 연습을 해왔던 이들과 5개월 동안 연습한 무한도전 팀과의 대결은 정상적일 수는 없었습니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세계적인 조정 경기이지만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무한도전이 '조정'이라는 낯선 종목에 도전을 하고 5개월 동안 꾸준하게 알린 결과일까요? 무도 팀의 경기가 있던 날 미사리에는 3만 5천 명이 넘는 관객으로 장사진을 이루었습니다.

정형돈과 노홍철이 조정의 본고장이라는 영국에서 관람했던 경기보다 더욱 많은 관객들은 무도의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상상도 못했던 대관중이 운집한 상황에서 마지막 결의를 다지고 경기장으로 향하는 그들과 그런 무도 팀을 보며 환호성을 지르는 관객들의 모습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했습니다.

경기 30분 전 노에 미끄러져 박명수가 발목을 다치는 위급한 상황까지 맞은 무도 팀은 악재가 쌓이고만 있었습니다. 응급처치를 하고 서둘러 배에 올라 탄 박명수는 자신으로 인해 팀 전체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 최선을 다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최선을 다해 연습을 한 그들이 그렇게 스타트 라인업에 서게 되었습니다.

잘 들리지 않는 신호로 출발이 더디었고 이런 상황은 연속해서 무도 팀들을 힘겹게 만들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이 탄 보트가 만들어내는 물살들은 가장 늦은 무도 팀들에게 전해질 수밖에는 없었고 그렇게 몰려든 물살에 노가 헛돌기까지 하는 무도 팀.

정상적으로 경기를 해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른 악재까지 맞은 무도 팀이었지만 그들은 조금 씩, 조금 씩 앞으로 전진해나갔습니다. 5개월 동안 자신의 시간들을 빼 최선을 다해 연습했던 그들은 길게는 9분, 짧게는 6, 7분 동안 모든 것이 결정되는 이 순간 최선을 다해 노를 저었습니다.

웃기는 것 빼고는 다 잘한다는 만능 스포츠맨 정형돈이 부상 여파로 인한 체력 저하로 콕스의 자리에 올라섰지만 타고난 콕스처럼 최선을 다해 팀원들을 이끌었습니다. 목이 아플 정도로 파이팅을 외치고 지쳐가는 팀원들에게 힘을 복 돋우는 그는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8번부터 1번까지 노를 저어가는 선수들 역시 2,000m라는 결코 쉽지 않은 거리를 쉬지 않고 노를 저으며 나아가는 모습에서 그간의 힘겨운 시간들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했습니다. 시작과 함께 치고나간 다른 팀들은 이미 무도 팀과는 현격한 거리 차를 두기 시작했고 외로운 사투를 벌여야만 하는 무도 팀들은 오직 경기를 완수한다는 것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승패를 떠나 자신들이 오랜 시간 연습을 하며 준비해왔던 경기. 그 경기를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한 그들은 다른 팀들과 2분 정도의 차이를 보이며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콕스도 울고 로잉을 했던 선수들도 우는 이 장면은 무도가 아니라면 볼 수 없는 명장면이었습니다.

경기 내내 상대 팀을 바라보며 경기 조율을 하고 힘겨워 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모두 바라봤던 정형돈은 울먹이는 소리로 "내가 봤어. 진짜 잘 탔어. 내가 다 봤어"라며 그들의 모습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누가 하나 할 것 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한 무도 팀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웠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힘을 짜내 2,000m를 지나고 나서 헛구역질을 하고 쓰러지는 선수들의 모습은 얼마나 대단한 도전을 했는지를 알 수 있게 합니다. 누구 하나가 잘나서는 안 되는 모두가 하나가 되어 동일한 힘으로 오랜 시간 함께 가야만 하는 조정 경기. 그 조정 경기를 통해 그들은 인생을 배우고 시청자들에게 인생을 이야기해주고 있었습니다.

조금은 부족한 사람이 있을 수는 있고 그런 사람들을 내치지 않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아주고 서로 독려하며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모습. 그것이 바로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조정이었고 그런 조정에 도전한 무한 도전은 그 과정을 통해 많은 시청자들에게 우리네 인생을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연습 과정을 통해 서로의 차이를 알 수밖에는 없고 그런 차이를 우열의 도구로 사용하지 않고 서로 힘을 나누고 합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만들어가는 과정들은 우리에게도 커다란 의미로 다가옵니다. 만약 우리 사회가 보여주듯 잘 하는 한 사람만을 위해 모든 이들이 희생하도록 강요했다면 에이트는 결코 100m도 제대로 가지 못했을 것입니다.
잘 하는 사람만이 아닌 못하는 사람들도 한 배에 올라탄 이상 서로에게 믿음을 가지고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독려한 그들은 비록 꼴찌를 하기는 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었습니다. 강한 체력과 리더십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준 유재석과 부족한 체력으로 아쉬움을 주었지만 발목 부상에도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한 박명수.

하하가 경기 후 이야기를 하듯 자신에게 남아있는 1%의 체력이라도 끄집어내기 위해 허리가 휠 정도로 노를 저었던 박명수. 안 되는 체력이지만 함께 하는 동료들을 위해 죽을 만큼 열심히 한 박명수가 있었기 때문에 경기는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선수 하나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하나가 되어 서로를 독려하고 모두가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격려한 결과는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성적이었습니다.

마지막 연습에서 9분 대였던 기록은 실전 경기에서 8분 2초라는 좋은 성적으로 다가왔으니 말입니다. 정형돈이 눈물을 흘리며 콕스의 자리에서 선수들에게 파이팅을 외치다 결승선을 넘으며 "Easy Oar"를 외치는 순간은 크라이막스였습니다.

예고된 꼴찌였지만 그들의 꼴찌가 아름다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과정 속에 드러난 문제들로 인해 일부에게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그들은 그런 부족함들 마저 모두 함께 짊어지고 나누는 존재들이었습니다. 누군가 뒤쳐진다고 해서 버리고 새로운 누군가로 그 자리를 매우는 것이 아닌 부족하면 다른 누군가가 그 자리를 채워주는 방식으로 함께 뚜벅뚜벅 걸어갈 뿐이었습니다.

서로에게 감사하며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과 코치. 코치 역시 마지막 순간까지 선수들과 함께 하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조정이라는 낯선 종목에 도전하는 선수들을 데리고 실전 경기에 참가할 정도로 만들었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인생과 닮은 조정 경기. 정형돈이 경기를 마치고 한 말이 무한도전의 조정 특집의 의미를 깨닫게 합니다.

"표정이 다 똑 같았어"

실력 차와 체력 차이가 극명했던 상황에서 8명의 선수 모두를 지켜볼 수 있었던 정형돈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 사실은 중요합니다. 8번 유재석부터 1번 하하까지 모든 선수들의 표정이 똑 같았다는 것은 그들 모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으며 최선을 다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조정이라는 경기가 누구 하나만을 위한 경기가 아니며 그런 화합과 단결이 주는 매력은 대단했습니다. 사회 전체를 감싸고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 그것이 우리 사회에 절실한 리더십이자 사회가 정상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모습일 것입니다.

모든 것을 가진 이들에게 더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해준다고 사회가 잘 살수는 없습니다. 이미 극단적인 빈부 격차로 고생하는 상황에서 기업가 정신도 없는 재벌들이 특혜를 받는다고 이를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는 우매한 이야기는 그저 재벌들을 돕기 위한 거짓말일 뿐입니다.

사회에 화합을 다지는 역할이 아닌 분열을 촉발하고 이를 통해 반사이익만을 노리는 일부 권력자들의 행태는 가관입니다. 그들의 에이트에 태워 놓으면 10m도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맴도는 모습만을 보일 것은 당연합니다. 마지막까지 완주는 고사하고 침몰하고 말 우리 사회에 무한도전이 던진 조정의 힘은 우리가 무엇을 지향해야 할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한도전 조정 팀이 꼴찌였어도 행복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최선을 다해 마지막까지 왔다는 점입니다. 누군가를 시기하고 부족한 누군가를 못미더워했다면 결코 완수하지 못했을 2,000m경기. 그들은 그렇게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하나가 되어 무모한 도전을 아름다운 도전으로 바꿔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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