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왔다. 무한도전의 풍자의 재미를 만끽하게 해준 <무한도전 진실게임>은 시의 적절한 소재와 무도 만이 만들 수 있는 재미까지 모두 담았다. 거짓이 진실이 되는 이 한심한 현실 속에서 무도가 보여준 흥미로운 추격전의 모든 변수를 만들어낸 박명수는 압권이었다.
제대로 된 선거가 답;
박명수가 퍼트린 가짜 뉴스와 미움 받을 용기, 무도 진실게임을 살렸다
인간은 하루에 200번 정도 거짓말을 한다.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우린 수시로 거짓말을 하며 살아간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 무도는 진실을 앞세운 게임을 진행했다. 추격전에 거짓말을 제외한 진실만 앞세워 게임을 하라는 주장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추격전의 핵심은 속고 속이는 상황이 만드는 재미가 핵심이다. 이런 상황에서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조건들은 핵심을 흔들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거짓말을 하면 그림자가 붙는다. 사전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통해 거짓말 횟수가 곧 추격전 시작을 하며 그림자가 결정되었다.
시청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무도 특집 중 하나가 추격전이다. 그들이 만들어낸 추격전은 전설이 되고는 한다. 그만큼 서로를 속고 속이며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 이런 추격전을 통해 스타가 탄생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무도 추격전은 그 자체가 전설이다.
철저하게 배신이 판치는 추격전에서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은 조건은 최악이다. 거짓말을 하지 않은 채 술래를 찾아내는 것은 최악이다. 진실 만을 말하며 술래를 찾는 것 자체가 고도의 심리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도 멤버들은 추격전이 시작되며 술래가 우리 중 하나 일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시작했다.
술래 자체가 없다는 사실은 생각지도 못한 채 기존의 추격전이 몸에 밴 이들의 행동은 서로를 의심하고 피하는데 주력한다. 이는 기존에 반복적으로 해왔던 방식이 만든 기억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거짓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거짓말을 하면 그림자가 늘고 이는 곧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는 악조건이 된다.
상금 300만원이 걸린 추격전이라는 점에서 누구라도 승자가 되고 싶지만 정해진 시간 안에 술래를 찾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술래가 없는 상황에서 술래를 추측하고 찾아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일 수 없었다. 서로를 의심하며 기존 방식을 답습하는 상황에서 판을 흔든 것은 박명수였다.
자꾸 늘어나는 그림자를 보며 그가 선택한 것은 거짓말을 하겠다는 것이다. 추격전을 시작하고 나서도 큰 변화 없이 서로를 견제하고 피하기는 하는 상황에서 박명수의 가짜 뉴스는 모든 판을 흔들었다. 가짜 뉴스는 믿고 싶어하는 이들에게는 무척이나 달콤할 수밖에 없다.
술래가 누군지 좀처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박명수의 가짜 뉴스는 믿고 싶은 뉴스가 되어 버렸다.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진실 여부를 떠나 믿고 싶은 말을 해주면 사람은 쉽게 그걸 믿어버린다. 그렇게 가짜 뉴스는 생명력을 얻게 된다. 여기에 가짜 뉴스를 믿으며 벌어지는 수많은 파생 상품들이 무도 추격전에서도 등장한다.
가짜 뉴스를 진짜라고 믿는 순간 그 가짜는 수많은 가짜들을 추가로 양산해 낸다. 술래가 잡으면 좀비처럼 다른 이들을 함께 잡게 된다는 식의 추론은 루머가 되어 공포를 조장한다. 그렇게 커진 가짜 뉴스는 모두를 패닉에 빠지게 할 수밖에 없다. 그 무엇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불안은 더욱 가중된다. 이런 불안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무언가를 끝내야 한다는 강박으로 이어지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잘못 선택된 결과는 결국 온전하게 자신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3시간 동안 추격전에서 300만 원의 주인공이 나오지 않자 제작진은 '진실의 종' 앞에 멤버들을 세웠다. '상금을 받으면 즐거운 마음으로 기부를 하겠다'는 질문에는 함정이 있다. 흔들릴 수밖에 없는 요소가 존재하는 질문 앞에 멤버들이 속수무책으로 물을 맞는 것은 당연했다.
모두가 물을 맞는 상황에서 유재석은 흔들림이 없었다. 거짓말 탐지기가 모두 옳다고 할 수는 없지만, 기부 발언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는 유재석만이 진실을 말했다. 하지만 이와 정반대 지점에서 박명수의 진실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모두가 기부를 하겠다고 했고, 유재석을 제외하고 모두 물을 맞았다.
진실을 이야기한다고 하지만 마음 속에 내재된 감정까지 조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평소에 기부가 일상이고 원칙을 세워 살아가는 이에게는 흔들림이 적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평범한 모든 이들에게 그 돈과 기부 사이 작은 갈등은 너무나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 이 상황에서 박명수도 '진실의 종'이 울렸다. 그는 기쁜 마음으로 기부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기부를 할 수는 있지만 현재 그 상금으로 기쁘게 기부할 수는 없다는 박명수의 진심 역시 진실이다. 미움을 받을 수 있는 용기는 어쩌면 이런 가식을 덜어냈기 때문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유재석이과 박명수는 서로 다른 답을 이야기해서 '진실의 종'을 울렸다. 그 진실의 가치가 무엇인지는 그래서 더욱 흥미롭다.
광장에 촛불이 켜지며 '가짜 뉴스'는 창궐했다. 대다수의 건강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자 수구 세력들은 불안했다. 불안과 공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큰 이득을 보며 살아왔던 그들에게 진실은 결코 밝혀져서는 안 되는 비밀이다. 그렇게 양산되는 가짜 뉴스는 세상을 흔들었다.
'가짜 뉴스'가 갑작스럽게 나온 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유언비어라는 이름으로 우리 주변에 항상 있던 존재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손쉽게 말들이 글로 퍼져나갈 수 있는 여건이 되면서 이 '가짜 뉴스'의 위력 역시 강대해졌다. 미국 대선에서 '가짜 뉴스'는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수구 세력들은 수많은 '가짜 뉴스'를 만들어 여론을 호도하기 위해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시대는 달라졌다. 촛불 민심이 거세지며 진실에 대한 갈증도 높아졌다. 그렇게 언론은 '팩트 체크'를 강화해갔고, 가짜 뉴스를 걸러내는 일들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앞으로 이런 '가짜 뉴스'는 더욱 커질 것이다. 진실과 거짓을 가려내는 일들을 하는 전문가들이 따로 직업군으로 자리를 잡아야 할 정도로 이 '가짜 뉴스'는 이제 우리의 일상 깊숙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가짜 뉴스'가 가능해지는 이유는 진짜를 찾아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명박근혜 9년 동안 언론은 그 자체가 '가짜'였다. 진실이란 존재하지 않는 권력의 시녀를 자처한 언론이 만든 풍속은 결국 '가짜 뉴스'를 양산해내는 이유가 되었다. 언론 스스로 가짜가 되어버린 상황에서 진짜 뉴스를 찾는 과정은 결국 '가짜 뉴스'를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었다.
<무한도전 진실게임>은 추격전을 통해 무도의 매력을 다시 확인하게 했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가짜 뉴스'에 현혹되지 말라는 강력한 주제를 품고 있었다는 점에서 반가웠다. 가짜와 진짜를 판별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확인하는 과정 역시 개인의 몫이라는 점에서 힘겹기는 하지만, 잘못된 투표가 결국 암흑과 같은 9년을 만들었다는 점을 우린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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