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에 스포츠 바람이 불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예능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최근 등장한 스포츠 예능이 보여주는 재미가 흥미롭다. 축구와 농구, 그리고 씨름을 앞세운 색다른 예능에 대한 반응은 전반적으로 좋다. 기본적으로 스포츠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는 점도 좋은 의미로 다가온다.
본격적인 스포츠 예능의 포문을 연 JTBC <뭉쳐야 찬다>는 전설적인 스포츠 스타들이 모여 조기축구팀들과 대결을 벌이는 구도다. 실제 감독 자격증을 가진 안정환이 이들의 감독으로 나섰다. 여기에 각 분야 전설적인 스타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플러스 요인이다.
이만기, 허재, 양준혁, 이봉주, 여홍철 등 전설적인 한국 스포츠 스타들이 한곳에 모여 축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흥미롭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스포츠 스타들이지만 조기 축구팀들과 대결에서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 6월 첫 방송이 된 후 지금까지 전적은 무승이다.
가장 늦게 시작된 <진짜 농구, 핸섬 타이거즈(이하 핸섬 타이거즈)>는 서장훈이 감독으로 나선 연예인 농구단이야기다. JTBC에서 1월 3일 첫 방송된 농구 예능은 첫 회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전통적인 인기 스포츠인 농구라는 점이 큰 장점이다. 여기에 대중적인 큰 인지도를 가진 연예인들이 멋진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상윤, 서지석, 김승현, 줄리엔 강, 차은우 등이 출연하고 있는 <핸섬 타이거즈>는 첫 회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비선수출신인 문수인이 압도적인 실력을 뽐내며 서장훈의 눈도장과 함께 시청자들의 관심도 집중시켰다. 휘문중 선수들과 가진 경기에서 체력과 실력 모두를 겸비한 문수인에 대한 기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KBS가 준비한 <씨름의 희열>은 앞선 두 스포츠 예능과는 다르다. 진짜 씨름 선수들이 스튜디오에서 실제 경기로 자웅을 겨루는 방식이다. 씨름대회이지만 기존의 대회와는 다르다. 예능적 요소에 실제 경기를 결합해 보다 흥미롭고 진지하게 씨름의 매력을 느끼게 해주는 방송이다.
사실 씨름은 한때 국민 스포츠라는 평가를 받으며 큰 사랑을 받았다. 전세계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하는 전통 스포츠인 씨름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비대한 선수들의 느릿한 몸싸움으로 변해버리며 대중들의 관심 역시 삽시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씨름의 희열>은 기술 씨름을 할 수밖에 없는 경량급인 태백과 금강급 최고수들이 벌이는 대결이다. 1등에게 1억이라는 상금이 주어진다는 점에서 선수들에게도 큰 가치로 다가온다. 백두급에서만 생각해 볼 수 있는 상금 규모라는 점에서도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확실하게 부여된다.
체급을 맞추는 노력을 통해 태백과 금강의 한계를 지우고 진짜 기술 씨름을 펼치는 <씨름의 희열>은 시청자들에게 씨름의 묘미와 선수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공영방송이 아니라면 시도도 할 수 없었던 씨름 예능이라는 점에서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칭찬받아 마땅하다.
예능적 요소가 상대적으로 적기는 하지만 씨름 선수들이 보다 대중적으로 알려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반가운 시도다. 이번 한 번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씨름의 희열>이 시즌제로 제작된다면 씨름 대중화에 보다 큰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비슷하면서 다른 <뭉쳐야 찬다>와 <핸섬 타이거즈>는 예능적 요소가 앞선다. 안정환과 서장훈이라는 스포츠 스타 출신 예능인이 감독으로 나선 것도 비슷하다.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대중적 인지도라는 측면에서 큰 차이는 없다.
극명하게 갈리는 부분은 조기 축구와 농구라는 종목과 목표의 차이다. <뭉쳐야 찬다>는 전반적으로 나이가 높다보니 분명한 한계도 지니고 있다. 그런 점에서 조기 축구팀과의 대결로 목표를 세웠다는 점은 영특한 선택이다. 전설들이 모여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콘셉트도 매력적이니 말이다.
이에 비해 <핸섬 타이거즈>는 체력적으로 강해야 한다. 강한 체력 없이 농구를 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서장훈 역시 일성으로 그저 그런 팀으로 만족할 수 없다고 했다. 비록 중학생이지만 농구 명문인 휘문 중학교 팀과 첫 날 경기를 하며 긴장감을 극대화시켰다.
<날아라 슛돌이-더 비기닝>이 새롭게 시작하며 스포츠 예능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이강인을 탄생시킨 <날아라 슛돌이>는 시청자들이 요구해서 다시 시작했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도 하다. 스포츠 자체가 서사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예능까지 더해지면 당연히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
비인기 종목들을 예능으로 끌어 보다 대중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필요할 듯하다. 씨름의 재평가를 하게 해주는 <씨름의 희열>처럼 국내에서는 큰 인기가 없는 핸드볼 등 하면 재미있는 스포츠를 예능화해서 보다 많은 이들이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방송국의 역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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