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조선 침략이 구체화 되기 시작했다. 전쟁에 대한 준비가 끝난 그들은 야욕을 숨기려 하지도 않았다. 일본에서는 유명한 극우파 모리 가문의 아들이 대좌로 조선에 들어서며 구체적인 지배 계획은 시작되었다. 그 과정에서 임금의 스승인 고 대감을 압박했다.
유진과 타카시;
백성의 힘 믿었던 고종의 선택, 복잡하게 휘몰아치는 폭풍 전야
조선 침략에 대한 야욕을 숨기지 않은 타카시가 대좌로 조선에 들어오며 분위기는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침략 전쟁을 준비하는 모리 타카시의 등장은 극이 정점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는 의미가 된다. 천천히 진행되던 야욕은 급격하게 이어지게 되며 상황은 누구도 알 수 없는 길로 향하게 만들었다.
"내 식민지 조선에 오길 고대 하며" 영어가 아닌 조선말을 배웠던 타카시.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속았다는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유진. 미 선교사 스텔라를 간첩 혐의로 구속하고 이를 빌미로 고 대감 집을 급습한 타카시의 행동은 결국 더는 돌이킬 수 없게 모두를 압박했다.
모리 타카시의 등장은 극이 정점으로 향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점에 다다르면 모든 것은 끝이 난다. 타카시의 등장은 모든 것은 끝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강력할 수밖에 없다. 모리의 등장으로 더욱 궁지에 몰린 이는 또 있는 이완익은 하야시 일본 공사마저 우습게 볼 정도로 조선에서 존재감이 컸다.
타카시에게는 이완익과 같은 인물도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의 나라를 팔아먹는 매국노를 좋아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극우에게도 원칙이라는 것이 있다. 더욱 나라를 파는 자를 좋아할 이유 역시 없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었던 이완익에게 제대로 된 존재가 등장한 셈이다.
저격을 받아 생사를 오가는 상황에서 희성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동매는 그 순간에도 이완익 사람인 의사 마츠야마를 믿을 수 없었다. 겨우 목숨을 건진 동매는 깨어나자마자 자신을 저격한 자가 지게꾼이라고 이야기한다. 자신이 살려진 기개 높았던 의병에 대한 분노는 그렇게 혼란스러운 상황을 만들기 시작했다.
점조직으로 촘촘하게 엮여 있던 의병들은 그렇게 오직 하나의 목적을 위해 움직인다. 하지만 그 점 조직은 의도하지 않은 상황들을 만들어내고는 한다. 명령을 바로 내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오히려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일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구동매가 나쁜 존재임은 명확하다. 하지만 그가 변하고 있음은 주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리고 그가 애신이 걷는 길을 함께 걷고 싶어 했다. 그가 저격수 중 하나였던 지게꾼 의병을 놓아준 것 역시 그런 의미였다. 하지만 의병들의 입장에서는 구동매는 여전히 제거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이정문 대감이 유진에게 구동매는 어차피 제거되어야 할 존재일 뿐이라는 말을 한 것과 일맥상통하다. 그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는 복잡한 상황 속으로 들어서게 만들었다. 분명 제거해야 할 적이 눈앞에 있어도 다른 이를 노리는 상황을 만들기 때문이다.
타카시와 쿠도 히나의 첫 만남도 흥미로웠다. 점령군처럼 떠들썩하게 판을 벌려 놀고 있던 일본군. 타카시 대좌를 보좌하는 사사키 소좌가 쿠도 히나에게 접근하고 이를 막기 위해 검술 대결을 부추기는 그녀는 대단한 존재다. 자존심을 긁어 만들어낸 대결 속에서 힘에 밀린 쿠도 히나는 지략을 통해 소좌를 무너트렸다.
일본인들에게 반항하기 위해 그들의 술자리에 영어로 장식을 하던 쿠도 히나. 술에 취해 여급들을 성희롱 대상으로 삼으려는 그들에게 대응하는 쿠도 히나의 반격은 언제나 옳았다. 하지만 타카시는 그동안 봐왔던 자들과 차원이 달랐다. 전쟁을 목적으로 들어온 그는 더 악랄하게 모두를 옥죄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스승의 상소에 대한제국 황제는 친일파들의 요구를 들어 투옥을 명했다. 궁 앞에 머리를 풀고 상소하는 스승이 자칫 위험해질 수도 있어 행한 선택이었다. 고 대담 역시 임금의 선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 잘 알았다. 고 대감이 투옥되며 민심은 급격하게 변했다.
황제와 일본에 대한 비난 여론은 비등해졌다. 그리고 백성들이 알아서 일본 화폐를 거부하며 반일 감정은 커졌다. 임금도 할 수 없는 일을 백성들이 하고 있다. 그리고 임금도 그를 가르친 스승도 자신들의 행동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한 이는 또 있었다. 바로 모리 타카시였다. 이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이로운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의병의 자식들을 찾아내라는 그의 발언은 끔찍했다. 일본과 달리 한국은 권력자 하나에 움직이지 않는다.
수많은 전쟁 속에서도 조선이 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임금이 위대한 것이 아니라 백성이 위대했기 때문이다. 수많은 외란 속에서도 임금은 무릎을 꿇을지 몰라도 백성들은 그들과 맞서 싸워서 이겼다. 그런 백성들을 의병이라 한다. 그리고 그 의병의 자식들은 다시 나라에 문제가 생기면 자발적으로 일어나 나라를 지켰다.
타카시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이런 조선의 민족성이었다. 일제가 민족성 말살을 위해 공을 들인 이유가 바로 그곳에 있었다. 사무라이가 지배한 일본의 국민성은 간단하다. 누가 최고가 되느냐면 결정되면 백성들은 알아서 지배할 수 있게 된다. 그들은 숨어 있다 최고 권력자가 정해지면 그들을 섬기는 민족성을 가지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완익과 애신이 처음으로 마주했다. 그리고 이완익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그리고 애신이 누구의 자식인지 알게 될 것이다. 원수를 눈앞에 두고도 알지 못한 애신 역시 조만간 이완익이 자신의 부모를 살해한 자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뱀처럼 차갑고 잔인한 타카시는 오르골을 통해 유진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유진과 애신의 연결고리를 오르골에서 찾은 타카시로 인해 애신은 더욱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런 와중에 무관학교 학생 몇은 이완익을 처단하기 위해 무리한 준비를 하고 있다. 점점 분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극적 상황을 만든 것은 구동매였다.
구동매는 애신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 한다. 위험한 모든 것을 하지 말고 조용하게 있으라 한다. 하지만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물러서지 않는 애신을 향해 그는 극단적 행동도 마다하지 않았다. 댕기머리를 잘라버린 구동매는 그렇게라도 애신을 보호하고 싶었다.
유진은 애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이 가진 그 어떤 것도 잃어서는 안 된다 했다. 애신을 보호하기 위해 보다 미국인처럼 살아야 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력을 잃어서도 안 된다 했다. 큰 힘만이 애신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것임을 유진은 경험을 통해 배웠다.
타카시의 위협에 그녀를 구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인 유진 초이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런 유진과 달리 구동매는 서툴다. 그리고 살아온 삶도 다르다. 애신을 보호하기 위해 그림자처럼 따르거나 솔직한 심정을 밝히지도 못한다. 그저 자신의 판단 속 최선을 행할 뿐이다. 하지만 구동매의 그 모든 행동은 역효과가 날 수밖에 없다.
희성이 애신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모든 것을 내려 놓았다. 그리고 신문사를 차려 애신과 같은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그렇게 멀리서 애신을 보호한다. 유진이 직접적으로 애신을 보호하는 것이나 주위만 맴돌다 극단적 방식으로 애신을 보호하려는 동매와는 달리 말이다.
경위원 총관이 된 장 포수. 이제는 하산하라며 스승과 제자의 연을 마무리하는 애신과 장 포수의 모습은 참 서글픔으로 다가왔다. 그들의 운명이 결코 행복할 수 없음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손녀딸 애신을 구하기 위해서는 뭐든 하려는 할아버지 고사홍 대감. 그리고 세 남자의 운명은 더욱 풍전등화가 되었다.
마수를 뻗치기 시작한 타카시 대좌에 맞서 애신을 지키려는 세 남자. 애신의 정체를 알게 된 이완익이 행할 수 있는 행동은 이미 모든 것이 그려졌다. 이 상황들 속에서 과연 누가 살아남아 마지막까지 조선을 지키는 의병으로 남겨질 수 있을까?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시대를 살아간 그들의 이야기는 이제 화려한 불꽃 속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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