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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Broadcast 방송

뱀파이어 검사와 텐, 공중파 능가하는 케이블 드라마의 힘을 보여주었다

by 자이미 2011.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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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채널의 자체 드라마가 대중들에게 큰 호응을 받으며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그 화제의 작품은 바로 CJ E&M에서 자체 제작한 <뱀파이어 검사>와 <텐>이 그 작품들입니다. 꾸준하게 자체 제작을 시도했던 그들로서는 이 작품들의 성과는 이후 작품 제작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거대 케이블 제작사 HBO를 꿈꾸는 CJ E&M



미국에서 거대 케이블 드라마 제작사인 HBO가 있습니다. 미디어 재벌이자 독재자인 테드 터너의 타임사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자회사인 이 케이블 채널은 미국 케이블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공룡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이런 막강한 파워를 바탕으로 영화 제작에 투자하고 이를 통해 직접 케이블 방영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자체 제작하는 막강한 라인업들 역시 유료 채널인 HBO 상징이기도 합니다. 

우리에게도 너무 익숙한 '섹스 앤 더 시티'나 '소프라노'가 모두 HBO라는 회사에서 제작되었다는 점만으로도 그들의 존재감이 조금은 느껴질 수 있을 듯합니다. 사실 HBO는 스포츠 유료 채널로 더욱 유명한 케이블이었습니다. 조지 포먼과 알리의 경기를 통해 널리 알려졌던 이곳은 지금도 스포츠 중계가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 그곳에서 드라마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을 수 있게 했던 인물은 크리스 알브레히트였습니다. 

그가 HBO로 수석부사장으로 영입되며 현재의 HBO 스타일의 드라마가 구축되었다는 점에서 케이블 드라마의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 존재는 크리스 알브레히트의 공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철저한 시스템 속에 갇힌 드라마를 과거 영화 제작에서 감독에게 그 권한을 막강하게 주던 것처럼 감독의 능력을 극대화한 방식은 새로운 형식의 드라마 탄생이 가능하게 해주었습니다. 

그저 아줌마들의 소일거리용 드라마가 아닌 고민하고 생각하고 문화를 소통할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확장시킨 HBO의 드라마는 엄청난 성공과 함께 드라마 시장 자체를 바꿔 놓았습니다. 고품격이라고 불리는 HBO 드라마는 극장용 영화를 넘어서는 막대한 제작비와 최고 배우들, 그리고 탁월한 연출력까지 모든 것을 충족한 최고의 작품들이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두 작품 외에도 '밴드 오브 브라더스'와 '퍼시픽'은 지금봐도 최고의 전쟁물이라는 말에 공감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트루 블러드', '식스 핏 언더', '빅 러브', '보더워크 엠파이어' 등의 시리즈 드라마들과 '컨트롤러', '블랙 스완', '해리포터 죽음의 성물' 등 영화 제작에서도 막대한 영향력을 펼치는 그들의 모습은 CJ E&M이 꿈꾸는 세상입니다. 

CJ E&M은 국내 케이블의 공룡이라 불리는 거대한 미디어 기업입니다. CJ가 자웅을 가리던 온 미디어를 흡수하며 알짜배기 채널들을 모두 가지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들은 이미 대한민국의 HBO의 위상을 획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그들이 종편 사업 선정이 화두가 된 상황에서도 종편을 버리고 케이블에 집중하려 했던 선택은 결과적으로 현명함으로 다가옵니다. 보도 채널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철저하게 자신들이 가진 미디어를 활용해 멸종하지 않는 공룡으로 남겠다는 전략은 현재까지 유용하니 말입니다. 
 
음악 분야는 '슈퍼스타 K'와 'MAMA'로 대변되는 상징성으로 이미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영화 분야는 드림웍스에 지분을 가지고 있는 CJ 그룹이기에 판권 자체를 보유하며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게임 분야인 '넷마블'과 '마구마구' 등으로 대변되는 그들의 시장 장악력은 재벌가의 모습처럼 대단함으로 다가옵니다. 

이런 그들이 대약진을 보이고 있는 분야가 바로 오리지널 드라마입니다. HBO가 고품격 오리지널 드라마로 최고가 되었듯 그들 역시 공중파 드라마를 능가하는 완성도를 통해 최고의 미디어 그룹을 꿈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보도 채널을 제외하고 케이블 거의 대부분의 알짜 채널들을 거느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CJ E&M이 마니아들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오리지널 드라마가 호평을 받으면서 부터였을 것입니다.

그동안 국내 케이블은 재방송이라는 인식이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공중파 채널들 역시 자사 프로그램들을 재방송하기 위한 채널로 각각의 드라마 채널들을 운영하고 있고 스포츠 중계를 위해 스포츠 채널들을 소유하는 등 케이블은 공중파가 모두 하기 힘든 부수적인 일들을 도맡아 하는 채널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모든 것들을 파괴하고 새로운 케이블을 써내려갈 수 있게 만든 계기가 바로 오리지널 드라마입니다. 다양한 드라마와 시트콤들이 전파를 타기는 했지만 본격적으로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신의 퀴즈'였을 듯합니다. 시즌 2까지 마무리된 이 작품은 2012년 5월 중 시즌3로 다시 돌아온다고 하니 그들의 시즌제 드라마의 성공 모델은 바로 이 작품으로 볼 수 있을 듯합니다. 

CSI를 기본 모델로 국내 드라마 특유의 감성을 버물린 변종에 해당되는 이 드라마는 미국과 일본의 장르 드라마의 장점들을 들여와 우리 화 시키는 작업이 진행 중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성공은 자연스럽게 '뱀파이어 검사'와 '특수 사건 전담반 텐'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들 작품이 비록 완벽한 오리지널로 평가받지는 못하지만 국내 드라마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장르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무척이나 고무적입니다. 

뱀파이어라는 장르에 범죄와 수사를 버물린 이 변종은 대중들의 사랑을 독차지했습니다. 늦은 시간대에 방송이 되었음에도 4%가 넘는 시청률로 소위 대박을 친 이 드라마의 성공은 국내에서도 장르 드라마의 성공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입니다. 수사반장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불러도 좋을 '텐'의 경우도 감각적인 영상과 좀 더 정교해진 사건들과 이를 풀어내는 주인공들의 활약들이 흥미롭게 이어지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자체 제작한 '꽃미남 라면가게', '로맨스가 필요해', '뱀파이어 검사', '텐'은 일본에 수출되며 공중파 부럽지 않은 성과들도 올렸습니다. 이중 '로맨스가 필요해'는 일본 TBS에 판매되며 케이블 사상 최고의 성과를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성공에 고무된 CJ E&M은 2012 시즌에는 870억을 들여 26편의 드라마를 제작하겠다고 발표를 하기도 했습니다. 올 해 TV 영화 등을 포함해 14편을 제작한 것에 비하며 두 배에 가까운 제작 편수라는 점에서 그들의 약진이 어느 정도인지는 충분히 엿볼 수 있을 듯합니다.  

종편이 졸속으로 진행되며 1% 넘기는 일이 요원한 상황에서 약진하는 CJ E&M의 모습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철저하게 권력을 탐하는 언론을 지향하기 위한 종편과는 괘를 달리 하는 그들의 상업적인 성취는 많은 것들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오리지널 드라마의 성공으로 그 가능성을 타진했던 CJ E&M은 HBO가 국내에 입성했던 캐치온을 인수해 자시 채널 중 하나로 만들었듯 세계 시장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공룡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HBO의 방식을 동원해 성공 가능성을 엿보았던 그들이 HBO과 비견되는 혹은 넘어서는 존재가 될 수 있을지는 2012 시즌 행보와 결과를 통해 알 수 있을 듯합니다.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은 오리지널 드라마를 성공시킨 그들이 2012 시즌 얼나마 성장한 모습으로 공중파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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