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편안하고 좋다. 왁자지껄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가 행복한 이들의 산촌 생활은 보는 이들도 흐뭇하게 해줄 정도다. 산촌에서 2박 3일 동안 지내는 과정을 담는 <삼시세끼>는 여성 3인의 생활을 담으며 절정에 이르게 되었다. 특별한 뭐가 없어도 있는 그대로 생활만으로도 즐겁다.
남자들을 앞세운 기존의 방식에서는 일상을 즐기기보다 일상을 배우는 과정이 더 가치가 있는 것으로 묘사되었다. 음식부터 그 모든 것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잘한다 잘한다"를 외쳐줘야 할 분위기였다는 점은 아쉬웠다. 요리 잘하는 남자에 대한 선호가 모든 가치를 압도하는 형태가 되어왔으니 말이다.
기본적으로 출연자 모두가 탁월하지는 않지만 서로 힘을 나눠 모든 것을 척척 한다. 노동도 집안일도 부족함이 없다. 요리에 대한 스트레스없이 자연스럽게 일상을 즐긴다. 모든 것이 도전이지만 시청자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만들어주는 것이 장점이다.
산촌에서 가장 즐거운 행위는 역시 '장 보러 가는 날'이다. 텃밭에 수많은 것들이 자라나는 고마운 곳이지만, 얻을 수 없는 것들도 분명 존재한다. 고기 등 기본적으로 자급자족이 어려운 것들을 구할 수 있는 장 나들이는 그래서 고마운 일이다. 2박 3일 동안 단 한 번 주어진 행복은 그래서 크다.
5일 장은 그 지역에서 가꾼 많은 것들이 한곳에서 팔린다. 장날의 재미를 만끽하며 쇼핑도 할 수 있는 장이 서는 날은 그래서 행복하다. 비록 풍성한 쇼핑은 불가능하지만 주어진 금액 안에서 알차게 장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이다. 오 가는 동안 차를 타고 자연을 만끽하는 것 자체도 즐거움이니 말이다.
텅 빈 냉장고가 이제는 가득해서 다른 냉장고가 하나 더 필요하다고 느낄 정도다. 김치를 담그고, 손이 큰 정아로 인해 먹고 남은 것들은 모두 냉장고 행이 되다보니 생긴 결과물이다. 텃밭에서 난 모든 것들이 좋은 식재료가 되는 환상적인 그곳의 삶은 이제는 익숙해졌다.
드립 커피를 마시던 그들은 이제 더치 커피로 바꿨다. 직접 로스팅을 하고 맷돌로 간 원두를 뜨거운 물로 내려 마시던 드립과 달리, 면포에 싼 채 차가운 물로 우려내는 더치 커피는 또 다른 맛을 전해주었다. 그렇게 그들의 삶은 자생적으로 변화해가고 있었다.
세아가 끔찍히 좋아하는 닭들은 이제 그를 따라다닌다. 자신을 사랑해주고 먹이를 주는 것을 알고 하는 행동이다. 알들도 아무 곳에나 낳던 닭들이 신기하게도 한 곳에만 낳는다. 마치 선물이라도 하듯 말이다. 텃밭은 항상 축복을 내리고, 일당을 받고 심은 배추는 모두를 놀라게 할 정도로 훌쩍 자란 모습을 보였다.
냉장고를 비울 특별한 음식은 만두였다. 손이 많이 가서 쉽게 할 수 없는 만두 빚기도 산촌 3인방이면 어렵지 않다. 소담은 밀가루 반죽과 피 만들기를 정아와 세아는 모든 재료들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당했다. 밀대로 쓸 병을 만들기 위해 맥주 2병을 마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숙주, 두부, 부추, 돼지고기 등 준비한 모든 재료를 잘게 다지고, 이를 소담이 완성한 피로 감싸는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칼국수 면까지 만들어 솥뚜껑에 만든 만두전골의 화룡점정을 완성해주었다. 풍성한 만두 만찬은 자연스러워서 더 좋았다.
아침 산촌을 적시는 비는 감성을 극대화시킨다. 처마와 천막은 비를 더욱 특별한 감흥으로 만들었다. 이를 더욱 극대화시킨 것은 턴테이블을 통해 들리는 음악 소리였다. 100년 된 집에서 비 오는 날 LP판으로 음악을 듣는 것은 색다른 기분을 만끽하게 만드니 말이다.
아침을 행복하게 맞이한 그들은 카레밥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천막의 힘으로 비가 와도 어렵지 않게 마련한 아침. 점점 속도를 내는 그들의 밥상 차리기는 익숙함으로 다가온다. 식사를 마치기도 전에 찾아온 새로운 손님은 남주혁이었다. <삼시세끼 고창편>에서 막내로 혁혁한 공헌을 한 그의 등장은 분위기를 더욱 즐겁게 만들었다.
"여전히 남의 글들을 훔쳐 블로그를 채우며 죄의식이라고 전혀 존재하지 않는 한심한 네이버 블로그 '힘내라 맑은물'의 행태는 경악스럽다. 수많은 이들의 글들을 무단으로 채우며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해서라는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일관하는 이런 자가 '정의'를 앞세워 개인적 이익에만 집착하고 있는 모습은 황당할 뿐이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적폐가 아닐 수 없다"
잠시 여유를 즐기다 의도하지 않은 줄넘기 내기를 하게 된 세아와 제작진. 이를 가능하게 한 주혁의 바지가 내려가는 줄넘기의 향연은 의도치 않게 큰 재미를 만들었다. 말 그대로 줄을 넘기 위해 노력하는 정아와 달리, 2단 뛰기도 가능한 주혁과 세아의 능력은 그 자체로 즐거움이었다.
엉뚱한 매력을 선보인 막내 주혁으로 인해 더 큰 재미를 기대하게 되었다. 유해진에게 배운 유머감각은 시작부터 조짐을 보였고, 그것도 모자라 내려가는 바지로 모두를 웃게한 남주혁의 등장은 그래서 반가웠다. 완벽한 호흡을 맞추며 그 자체로 재미를 선사하는 정아, 세아, 소담에 주혁까지 가세한 산촌의 일상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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