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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신의 5회-작은 거인 류덕환, 새로운 왕의 전형을 만들고 있다

by 자이미 2012.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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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서 온 의사 이야기라는 점에서 '닥터진'과 많이 비교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타임 슬립만으로 비교할 수 없는 '신의' 특유의 재미를 잡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더 이상 비교할 이유는 없을 듯합니다. 이민호와 김희선에 대한 관심을 넘어 공민왕으로 등장한 류덕환의 존재감이 회를 거듭할수록 높아져 갑니다. 

 

누구도 믿지 않는 고려 말 왕의 운명, 번뇌하는 공민왕을 완벽하게 연기하다

 

 

 

 

 

원의 지배를 받던 고려 말. 다른 왕들과 다름없이 원이 지명해 왕이 된 공민왕. 그를 받아들이는 고려의 신하들 역시 그저 들고 나는 존재 정도로 인지하는 상황에서 공민왕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어린 나이에 원으로 끌려가 7년을 살면서 쌓인 분노와 아픔을 모두 껴안고 개성으로 돌아온 공민왕의 모습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죽음이 두렵지 않은 최영으로 인해 공민왕도 노국공주도 좌불안석입니다. 이들 보다 더욱 심각한 이는 바로 은수입니다. 자신이 찔러 사경을 헤매는 최영을 보며 당황하는 것은 당연하니 말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이유도 없이 과거로 끌려온 상황이 황당하고, 이런 상황에 자신이 누군가를 죽인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 역시 은수에게는 두려운 이유입니다.

공민왕과 이야기를 하며 자신이 고려 시대로 타임 슬립을 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이런 상황이 이해하기 힘들기만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영의 모습이 그녀에게 책임감을 부여하게 되었습니다. 학부 생활을 하면서 그녀가 성형외과로 전환한 이유를 단순히 돈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생사의 갈림길을 봐야 하는 외과의는 그녀에게는 고통이었을 것입니다. 

 

5회에서 핵심적인 이야기들은 기철이 최영을 탐을 내듯, 하늘에서 온 의원이라는 신의에게도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죽음에서 깨어난 최영이 자신이 이야기한 것처럼 언제나 자신 곁에서 지켜주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장면이 모든 것이었습니다.

 

최영이 삶에 큰 애착을 보이지 않는 이유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적월대에 들어가 아버지처럼 따르던 이의 죽음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피눈물을 흘리면서까지 적월대를 살리기 위해 왕에게 충성을 맹세하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그가 가진 고려왕들에 대한 인식은 최악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아버지처럼 믿고 따르던 이의 죽음에 이어 자신의 첫 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라 생각했던 이의 죽음까지 이어지며 최영에게 남은 것은 죽음이 전부였는지도 모릅니다. 왕 앞에서 굴욕을 당하던 부하를 위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장수. 그런 스승같은 대장의 죽음에 책임감을 느끼고 스스로 자결해버린 사랑에 대한 책임감과 안타까움이 그를 더욱 죽음과 밀접하게 만들었습니다.

 

살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던 최영을 깨운 것은 바로 신의 은수였습니다. 과거 항상 곁에 있으라며 그래야 지켜줄 수 있다고 했던 과거의 여인에 대한 기억이 은수에게 감정이입 되는 것은 자연스러웠습니다. 누군가를 지켜야만 한다는 책임감이 최영을 다시 살려냈다는 점에서 이후의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충분히 예측 가능하니 말입니다.

 

살기를 포기한 최영을 살리기 위해 인공호흡까지 하면서 눈물을 흘리던 은수. 그리고 그런 은수의 눈물이 최영의 볼에 떨어지는 순간 그 감정 선이 그대로 전달되며 최영의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는 과정은 흥미롭게 이어졌습니다. 

살고 죽는 것은 결국 환자의 몫이라는 점에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최영을 깨워낸 은수에게 과거 사랑했던 이를 연결해내는 최영의 마음은 자연스러웠습니다. 기철의 집에 들어가 수많은 이들을 물리치고 은수를 구해내는 과정에서 기철에게 자신이 은수를 연모하는 여인이라고 밝히는 과정은 흥미로웠습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선택이었지만 정말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 되어간다는 점에서 극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기황후의 오라비인 기철이 공민왕을 찾아 예를 갖추지도 않은 채 왕 곁에 올라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그에게는 두려움이란 존재하지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을 위협하는 기철에게 대항해 '고 투 헬'을 외치는 은수의 모습은 매력적이었습니다. 기고만장한 기철을 상대해 왕보다 더 당당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은수의 모습은 통쾌함으로 다가왔습니다.

 

권력을 믿고 왕마저 위협하는 기철에게 당당하게 눈을 마주하며 당당한 은수와 기철에 대해 그의 죽음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하는 은수는 당당했습니다. 원이 망하고 명나라가 조만간 다가온다며 모두에게 외치며 "고 투 헬"을 외치는 은수의 당당함은 이후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하게 해주었습니다.

 

김희선의 연기 변신이나 이민호의 매력도 흥미롭지만 그보다 더욱 주목을 끄는 것은 바로 공민왕으로 등장한 류덕환이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노국공주로 등장하는 박세영 역시 자신의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밖에 없는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박세영의 연기가 아직 좀 거친 듯한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도도함과 깊은 사랑을 지닌 노국공주를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공민왕을 좋아해 고려 말을 배웠고, 그렇게 고려의 왕비가 되었지만 자신이 원나라 공주라는 이유로 자신을 멀리하는 공민왕이 밉기만 합니다. 하지만 그런 미움보다 그녀를 지배하는 것은 여전히 넘치는 공민왕에 대한 사랑이었습니다.

 

얼음처럼 차갑지만 그 안에 너무나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는 노국공주가 과연 공민왕과 어떻게 사랑을 이어갈지도 궁금해집니다. 작은 키이지만 그 누구보다 큰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공민왕 역의 류덕환은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존재입니다. 

어린 시절에 볼모로 원나라에 잡혀간 왕족. 원나라라면 증오만 남은 그가 원나라의 공주와 혼인을 하고 왕이 되어 그토록 애틋했던 조국으로 돌아왔지만 누구도 반겨주는 이 없다는 현실이 쓸쓸하기만 합니다. 기황후의 오라비인 기철이 실제적인 왕 노릇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려의 왕이란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라는 사실이 그를 힘겹게 하니 말입니다.

 

이보다 더욱 그를 힘들게 하는 것은 유일하게 믿고 있는 최영이 여전히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가장 최측근이 되어야만 하는 노국공주마저 자신을 믿지 않는다는 느낌이 그를 더욱 힘겹게 합니다. 수많은 트라우마를 간직한 왕의 그 혼란스러움을 완벽한 연기로 품어낸 류덕환으로 인해 밋밋할 수도 있는 '신의'가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넘치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인 연기로 새로운 왕의 전형을 만들어가고 있는 류덕환. 기존에 우리가 봐왔던 왕이라면 기골이 장대하고 근엄한 모습의 왕이 전부였지만 류덕환이 연기하는 공민왕은 달랐습니다. 작지만 강한, 깊은 내상을 품고 있지만 그 누구보다 영특한 이 멋진 왕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류덕환의 연기력은 최고였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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