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언니의 방문으로 슬픔에 빠진 예은을 구원해냈다. 분홍색 편지지에 쓰인 저주의 글. 그 글은 누구를 향한 분노였을까? 그 의문을 풀기 위해 하메들은 그날의 기억들을 떠올린다. 강 언니로 인해 처음 방문한 고급 마사지 샵에서 모든 일은 시작되었다.
비밀은 가까운 곳에 있다;
지난 겨울 왜 그는 그를 증오하게 되었을까? 누군가를 미워하고 마움 받는 다는 것
예은의 위로하는 방법은 투박하지만 솔직함이었다. 너무 솔직해서 투박한 강 언니의 위로는 그래서 큰 힘이 되었다. 때로는 따뜻한 위로보다는 차마 말하지 못한 말들을 해주는 것이 더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 잠깐 들린 강 언니로 인해 다시 편안함이 그곳에 찾아오는 듯했지만, 더 큰 위기가 찾아왔다.
아무리 큰 파도가 몰아쳐도 지나가면 특별할 것 없는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한다. 그렇게 한 번 파도가 지나간 후 평온을 원하는 그들에게는 저주의 편지와 함께 어긋난 사랑에 대한 갈등과 불안이 그들을 급습하기 시작했다. 미처 기대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맞닥트려야 하는 불안은 그들을 위태롭게 했다.
강 언니로 인해 하메들의 많은 고민들은 한순간에 사라지게 되었다. 위로를 받고 싶기는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예은을 한 방에 치유해준 강 언니는 분홍 편지의 출처가 어떤 장소인지도 확인해 주었다. 강 언니가 다니던 마사지샵의 쿠폰으로 문제의 날 그곳을 찾은 하메들은 분홍 편지의 주인공이 되었다.
보내기 위한 편지가 아닌 자기 현실에 대한 분노를 대상을 정해 만든 결과일 뿐이었다. 아직 그녀가 누구에게 그 편지를 전달하고 싶었는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명확한 것은 그녀는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그녀들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비싼 마사지샵을 찾은 4명의 여대생. 그들의 여유로운 일상과 대비되는 자신의 처량한 삶에 대한 분노가 그렇게 글로 남겨졌을 가능성이 높으니 말이다. 정말 저주를 하며 괴롭히고 싶었다면 직접 편지를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책 속에 그 편지가 남겨져 있었다는 것은 당시 느낀 감정을 품은 것 뿐이라는 의미다.
강이나의 방문으로 문제 풀이에 한껏 다가선 그들은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쉬울 수는 없다. 장소와 그 편지의 주인공이 마사지 사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만 알 뿐이었으니 말이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은이는 자신에게 처음으로 다가온 사랑이 힘들기만 했다.
말하고 싶지만 어색한 은이의 사랑은 결국 이별로 향하기 시작했다. 입대를 앞두고 의도하지 않은 연인과 같은 상황이 되어버린 장훈과 은이로서는 뭔가 결단을 내려야 했기 때문이다. 서로 마음은 굴뚝 같지만 상대의 마음을 알지 못해 확신하지 못한 그들은 그렇게 장난처럼 치부되고 말았다.
은재는 종열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확신에 행복해 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동기의 선전 포고는 당혹스러웠다. 은재의 마음도 모른 채 헤어졌고, 다른 남자가 생겼으니 종열에게 고백을 하겠다는 동기의 발언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렇게 종열을 포기할 수도 없는 은재로서는 이 모든 것이 황망하기만 하다. 어떻게 할 수 없는 이 상황은 결국 종열의 선택으로 결정날 수밖에 없게 되었으니 말이다. 종잡을 수 없는 감정은 언제나 타이밍이다. 그 타이밍을 놓치는 순간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모든 것이 뒤틀릴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랑이고 인생이니 말이다.
분홍 편지는 각자에게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미움 받는 다는 것. 이건 힘들고 불편한 일일 수밖에 없다. 누구인지 명확하게 지목하지 않은 그 미상의 편지는 결국 그들에게 낯선 이의 침입으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지원은 성민을 데리고 마사지샵을 찾아 그녀가 가장 잘하는 거짓말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어낸다.
당시 그 샵에 다니던 마사지 사의 이름은 조앤이었다. 이후 사라진 그녀의 집 주소까지 찾은 지원으로 인해 모든 사건은 쉽게 해결될 줄 알았다. 하지만 그 호기심은 오히려 큰 화를 불렀다. 그녀는 없다. 어쩌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자신을 사랑해준 남자에게 마지막으로 "죽여줄 수 있어?"라는 부탁 아닌 부탁을 남겼다. 그렇게 누군지도 모를 분노. 그래서 들어줄 수도 없는 그 분노의 대상이 제발로 찾아왔다는 사실은 어쩌면 그에게는 기회였으리라.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거. 누군가에게 미움 받는다는 거. 처음 그 편지를 보았을 때 소름이 돋았다. 강렬한 증오에 압도되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는 누군가를 그렇게 까지 미워할 수 없을 거라고. 누군가에게 그렇게 미움 받는 일은 없을 거라고. 그전에도 앞으로도. 미움이란 눈덩이 같은 건지도 모르겠다"
"처음에는 주먹만 하다가 여러가지 감정 위를 구르고 굴러 몸피(몸의 두께)를 키워나간다. 너무 좋아해서 밉고, 좋아해주지 않아서 밉고, 너무 가져서 밉고, 너무 미안해서 밉고, 어쩔 수 없어서 밉다. 그렇게 커진 미움은 어느 순간 주인의 손을 벗어나 버린다"
"나일지도 모른다. 그 분홍색 편지는 어쩌면 나에게 온 것인지 모르겠다.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내일이나 모래. 언젠가 한 번은 받아야 할 편지가 너무 일찍 도착한 것인지 모르겠다"
진명의 내레이션으로 깔린 이 대사는 분홍색 편지가 <청춘시대2>의 핵심 기제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해주었다. 누군가 특정하지 않은 그 분노. 그 분노에 대한 궁금증은 그렇게 의도하지 않은 상황으로 치닫게 만들었다. 모든 것이 갑작스러웠지만 세상에 우연은 없다.
은이가 하메가 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던 그 분홍색 편지는 그렇게 그녀에게 다시 돌아가게 만들었다. 그녀를 잊지 못하는 남자는 칼을 들고 퇴근하는 진명을 위협해 하메의 집에 들어섰다. 점점 커진 분노는 더는 주체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렇게 막연하게 진명이 주고 간 명함을 가지고 미행을 한 그 남자는 과연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박연선 작가다운 이야기 흐름이다. 그리고 박 작가의 이야기 재미를 가장 잘 살리는 이태곤 피디의 감각적인 연출은 <청춘시대2>를 더욱 맛깔스럽게 만들고 있다. 인트로 영상 이미지와 매회 이어지는 이야기의 상징성들은 이 드라마가 왜 특별할 수밖에 없는지 잘 보여준다.
헤어짐이 분명해 보이지만 헤어질 수 없는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에서도 이 드라마의 영민함은 빛을 발한다. 의자를 만들던 장훈이 칠을 하고 '칠주의'라고 써놨지만 그걸 보지 못한 채 눌러 보는 은이. 그리고 그녀의 손가락에 묻은 하얀 페인트 자국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그들의 감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화였다.
시즌1과 비슷한 분노가 표출되었다. 하지만 그 방식은 다르다. 폭력을 통해 극대화되는 분노의 본질은 열등감에서 시작된다는 점에서 동일할 수는 있다. 왜 하메들은 누군지 알지도 못하는 이에게 강렬한 증오를 표출했을까? 혐오주의 범죄가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청춘시대2>는 다시 한 번 많은 고민을 하게 한다. 서로를 미워하고 증오하게 만드는 시대적 병패를 어떤 식으로 풀어낼지 기대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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